턀갤이 간만에 WOD 이야기로 흥해서 기억나는 대로 옛날에 들은 이야기를 옮겨 써봄ㅇㅇ
우선 다들 알 만한 이야기 약간. OWOD의 뱀파이어들의 선조는, 성경에 등장하는 최초의 살해자 카인이다. 신이 아벨의 제물(새끼 양)만을 받아들이고 카인의 제물(농작물)을 거부하자, 신을 만족시키려면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판단한 끝에 동생 아벨을 죽여 그 피를 바쳤지만 신의 분노를 사서 저주받아 최초의 뱀파이어가 되었다고 나오지. 이후 황야를 떠돌다 릴리쓰를 만나 여차저차 하여 뱀파이어들의 특수능력인 디시플린을 배우고 릴리쓰와 헤어진 뒤 고독을 견디다 못해 세 자손들을 만들고 그 세 자손들이 최초의 도시인 에녹을 세우고 기타등등하게 되지만... 이 이야기는 제끼고.
OWOD의 워울프들은, 대지모신 가이아가 창조한 전투종족이야. 워울프들의 세계관에 의하면 가장 위에 가이아가 있고, 그 아래에 '우주적인 세 근원'인 와일드, 위버, 웜이 존재해. 원초의 혼돈 그 자체인 와일드로부터 위버가 질서와 문명을 짜내고, 그 질서와 문명이 역할을 다하면 웜이 그를 파괴하여 와일드로 되돌리는 역할이었고(위버가 창조하면 와일드가 혼란과 다양성을 불어넣고 웜이 그걸 파괴한다고 보기도 함). 원래는 이 셋이 균형을 이뤄야 하지만 위버는 점차 자신의 질서로 세계 전체를 뒤덮겠다는 야심에 빠지고, 웜의 파괴 속도를 초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위버가 자아낸 거미줄이 웜 자신마저 속박하기에 이르렀고, 그 고통에 웜은 미쳐버려서 본연의 임무인 '재생을 위한 파괴'를 망각하고 다만 모든 것을 죽이고 파괴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악'으로 타락했고, 그렇게 해서 타락한 웜은 가이아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가이아는 웜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워울프들을 창조했고. 현재 세계에서 웜이 자행하는 악은 주로 자연 환경의 파괴(가이아는 대지모신이니까)로 나타나고, 워울프들은 웜의 졸개들과 싸우는 한편 나날이 파괴되는 자연을 지키고자 한다는 게 워울프 설정의 핵심이야.
자연의 수호자인 워울프들이 봤을 때, 완전히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주제에 살아 있는 존재의 피를 빨아 영생을 이어나가는 뱀파이어는 존재 자체가 가이아에 대한 모독이며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는 철천지 원수임. 정면승부에서 워울프보다 약한 뱀파이어 쪽에서 가능한 워울프들과의 접촉 자체를 피하는 데다가 워울프들은 일단 웜의 졸개들과 싸우고 틈틈이 짬내 환경 운동가들도 좀 도와주고 이쪽에 관심 있는 언론인이나 지식인들 보호하고 하느라 바쁘다 보니 둘이 부딪히는 경우가 적어서 그렇지.
제목은 기억 안 나는데... 어떤 서플에서, 단편 소설 형식으로 '웜과의 싸움이라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고 도망친 워울프'와 '피 빨아먹는 괴물이라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고 동족들을 떠난 뱀파이어'의 이야기가 나와. 둘은 친구가 되고, 함께 살면서 서로를 지켜주지만 뱀파이어는 피를 마시지 못해 계속해서 점점 약해져 감. 워울프가 가끔 억지로 자기 피를 먹여줘서 살려놓긴 하지만 그것도 한계에 이르고, 워울프를 추적하는 웜의 수하들까지 더해지는 극한 상황이었는데... 이후 내용은 좀 가물가물한데, 결국 피에 굶주려서 뱀파이어가 미쳐 날뛰게 되고 워울프는 눈물 흘리며 친구를 자기 손으로 죽이는 쪽을 선택해. 그리고 혼자가 되어서는 자신을 노리고 쫓아온 웜의 수하들과 싸우러 가면서 마지막으로 하는 생각이...
"우리들은 자기 내면의 '짐승'을 받아들임으로써, 정신의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뱀파이어는 자기 내면의 '짐승'을 받아들이려 했다가는 그에 먹히고 만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포모리와 베인 개떼들 사이에서, 자신이 괴물 같다고 끔찍하게 여겼던 크리노스 형태(워울프의 전투 형태)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의지로 서서히 변신하면서 우렁차게 포효하고, 숲 위로 새 떼들이 푸드득 날아오르는 묘사에서 끝.
지금껏 워울프와 뱀파이어가 함께 할 수 없는 이유를 저렇게 드라마틱하게 설명한 설정 못봤다(눈물)
ㅠㅠㅠㅠ
퍼라이아즈 가이드 얘기군요.
뱀파이어는 자기 내부의 '인간'을 받아들이려 했다가는... 이거 아니얌? 둘 다 짐승이 맞나
ㄴ짐승 마즘. 뱀파이어들은 자기 내면의 흡혈 충동을 은유적으로 짐승이라고 불러
아... 글쿠나
ㄴ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내 안의 흑염룡 드립치면 좆병신이지만 뱀파이어가 내 안의 야수 드립치면 최소한 다른 뱀파이어들은 진지하게 끄덕끄덕함, 굳이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걸 오글거린다고 생각할 수는 있어도. 비슷하게 메이지가 내 안의 아바타드립쳐도 최소한 다른 메이지들은 진지하게 끄덕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