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나는 이제 내가 TRPG 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함....예전에는 다음 까페에서 이것저것(근 10..년이 뭐야 15년 전 일이네) 보고 해보고 싶다고 질질짜던 좆중딩 새끼였는데 지금은 좀....요즘은 사실 매직 더 개더링 고인물로 놀고 있음.  흥미가 없는건 아니지만, MTG는 더럽게 비싼 취미거든 -_- 돈도 잘 못버는데 룰북살 돈도 없이 죄다 카드에 때려박고 있다. 그래도 어쨌든 아직 흥미는 남아 있어서 던월이랑 COC,VTM 한글판 같은거 사고, 관찰만은 적당히 하고 있음. 카드 팔면 룰북값 나오겠지만, 그래도 좀 접근하기 애매함. 나한테는.

(아싸 기질이 너무 강해서 사람들 사이에 잘 못낌. 근데 이건 쉡인싸가 되어야 재미있는 취미잖아...MTG는 어쨌든 토너구조로 이뤄져있어서 사람 대 사람을 강제로 face to face 하게 만드니까 덜하지. 사실 평생 아싸로 살까봐 무서워서 MTG 시작한거. 근데, 매직 시작해서 아는 사람은 늘었는데 이번 생은 망한거 같아)

 원래는 TRPG를 하고 싶었는데, 앞서 말한 카페 사람들이 나한테 매직을 가르쳐줬고, 거기서 부터  재앙이 시작된겨... 시발 덱 다 팔면 이게 다 얼마어친지 감이 안온다.(아조씨들이 이름은 들어봤을 black lotus 같은건 없어요)


1. 그래서 라떼콘 한다길래 all day path 지르고 참여해 본거. 초보 참여 가능한 이벤트가 몇개 있었으니까. 예전에는 오크타운이 홍대 있을때 한번쯤 구경가볼 정도로는 미니어처 게임에도 좀 관심이 있었고.(시발롬의 매직이 문제여 ㅅㅄㅄㅄㅄㅄㅄㅄㅄㅄㅄㅂ) 둘 다 안되면 어차피 매직 덱 들고 놀면 되니까. 확실한 보험인거지. 그래도 목표는 그거였음. "씨발 1년 내내 딱지잡고 치고 있는데 그 중 한 주는 다른거 해봐도 되잖아?"


2. 결론적으로 말하면 괜찮은 이벤트였음. 초심자용 이벤트도 괜찮았고, 유스호스텔이 있어서 귀찮아서 자고 감. 샤워실도 있어서 씻기 좋았고. 다이스 같은 것도 괜찮았음.

초심자 이벤트는 최대한 초심자를 배려해서 움직여줬던거 같아. 인피니티 영업하시는 분들이 정말 친절하게 가르쳐 주기도 했고, 보드게임 킥스타터 하시는 분들이 와서 한번 플레이해봤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음.(문제는 1vs1게임인데, 1vs1게임중에서 딱지 갖고 노는 게임은 나한테 mtg 미만잡...같은 느낌이라.)


3. 그런데도 내가 아직 TRPG에 머뭇거리는건, 데이 1,2 이벤트에서의 개인적인 소감. 데이 1에서 던전 베이직(출시예정이래)을 갑자기 마스터를 시켜서 했는데, 그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음. 컨셉자체가 '초심자도 마스터링 할 수 있게.'였고, 그에 맞춰서 세심하게 도와주시더라고. 문제는 데이 2인데, 이 때 인피니티 초심자 체험 행사가 있어서 해봤거든. 평소에 생각했던것 보다 재미있었음. 최대한 전술적으로 움직여서 적을 반갈죽해버리는 -_- 무브를 하려면 어떻게 고민하는가? MTG를 오래 하다보니 여기 익숙해지고 이런걸 더 좋아하게 된거라고 생각함.(토너 끝나고 머리에 피몰려서 새뜨거운데 얼굴에 손바닥 대고 있으면 찬기가  퍼지는게 기분 좋더라. 쿨다운 쿨다운.) 데이 2 에픽 이벤트를 하면서 전투를 했는데, 워게임과는 다르게 이건 '가능한 플레이인가'를 DM에게 납득시켜야 하니까. low level 이벤트니까 DM이 좀 봐준 느낌...? 사실 이건 잘 모르겠어. 아무튼, 그 때 '이래도되나? 칼같이 봐야하는거 아닌가?' 당장 오전에는 줄자들고 '16인치 이내니까 노페널티 사격합니다.' 이러고 있다가 오후에는 "어 음...맞는거 같네요 ㅇㅇ' 같은 분위기로 게임했으니.


4.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DM이 안봐주고 자 들이 대면서 칼같이 할 수도 있는거고, 아닐 수도 있는거지. 다같이 노는 게임이니까. 내 성향이 그쪽으로 굳어졌다는게 더 맞는거겠지. 하지만 같은 시간을 들여서 뭘 할거냐고 물으면....음. 잘 모르겠어. 아마 몇번 더 해봐야 할거 같은데. 직업상 고정적인 시간을 내기 애매-못하는건 아니고-매직 하다보니 노는 주말을 죄다 때려박고 있어서 -_-;;;;


5. 여기까지는 개인 소감이었고, 그래서 아무튼 이번 라떼콘은 만족했음. 매직/보드게임/미니어처 워게임/TRPG 전부 담아서 주는 선물세트 같은 행사였고 각각의 이벤트 내용물도 충분히 만족했음. 물론 모든 이벤트를 다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참가했던 이벤트는 그래. 미비했다면, 내년에는 바뀌겠지.


6. 약간 아쉬웠던 점은 내 욕심 때문에 동선이 좀 꼬였음.  나는 당초 목적이 TRPG도 하고, 괜찮은 시간이면 미니어처도 하고, 정 안되면 매직을 하자. 였으니까. 그런데 갤럼들도 알겠지만, TRPG는 좀 플레이시간이 기니까, TRPG를 하나 하면 4시간 정도의 이벤트는 싹 날아가 버림. 약간 짧은 시나리오가 있나? 잘 모르겠어. 2시간 내외로 자르고 들어갈 수 있는 TRPG 이벤트가 있었으면 나는 좋았을거야. 그리고 프로그램 배치도 데이 이벤트가 입문-중견-숙련(어드벤처러리그 티어 1,2,3처럼)으로 구성되었다면, 매직이 입문-중견-숙련 사이클/보드게임이 중견-숙련-입문/TRPG가 숙련-입문-중견 이렇게 끼워맞췄으면 조금 좋지 않았을까-어디까지나 생각임. 내가 뭐 이런 이벤트 기획을 해봤어야 알지 뭐.-라는 생각이 들었음.


7. 나쵸 맛있더라.다이스라떼 사장님 사모님 수제라고 들었음. 뭔가 더 쓸 생각이 있었는데 잘  기억 안나네. 생각나면 쓰든가 안쓰든가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