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생각을 해봅니다. 기본적으로 Trpg의 국내 여명기에는, DnD가 주류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였습니다. 당시에는 trpg자체를 온라인으로 즐기기에도 쉽지 않았고, orpg의 경우 후일 다이스 앤 챗, IRC가 나오기 전까지 쉽사리 일어나긴 힘든 일이였죠. 그러다가 IRC등 온라인으로 티알피지를 할 수 있는 매체가 지원된 이후에서야 시간적,공간적 제약에 구애받던 많은 플레이어들이 orpg로 플레이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01. DnD의 장편 시나리오.

  우선 흔히들 말하는 장편 시나리오라 하는 것은 고정적인 면면의 플레이어 들이 함께 서사를 쌓으며 이야기의 끝을 보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소드월드, 던전 앤 드래곤 등의 성장물에 잘 맞는 경우지요.
  주로 장편 시나리오는 플레이어들이 이전 세션에서 쌓아온 서서가, 다음 이야기의 복선이 되거나, 처음 배치되어 있던 작중 장치가 후일 작용하여 영향을 주는 등, 자신들이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어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극대화 시킵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리플레이 로그 중 하나인 천일여행기도 이에 속합니다. 플레이어들이 오랫동안 이어온 이야기가 플레이어의 성장과 상호작용으로 세계에 간섭하고 함께 이야기를 끝맺는다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류의 시나리오는, GM에 따라 그 플레이어들의 백스토리, 세션에 일어났던 사람들과의 관계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고 적용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이를 지원하는 시나리오라는 것이, 현재 위저드 앤 코스트에서 한번씩 내는 '판델버의 광산', '폭풍왕의 천둥' 등입니다. 물론 이런 던전 앤 드래곤 풍의 시나리오는 큰 줄기를 제시해 주되, 도중 일어나는 다양한 인간관계와 플레이어 제각각의 백스토리를 반영하다 보면 각기 다른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02. CoC의 시나리오 - 북미
  저 역시 CoC를 통한 중,단편은 이것저것 해보았습니다. CoC에서의 시나리오 역시, 플레이어들 제각각의 백스토리, npc와의 상호작용에 따라 다양화하여 나타납니다.
  주로 이러한 시나리오 들은 북미 쪽에서 나온 시나리오 등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의도적으로 시나리오의 많은 부분을 여백으로 배치하여 이를 플레이어들의 면면을 보고 흥미롭게 채우는 것을 수호자의 일로 넘겨줍니다. 하지만 장르 특성상, 코스믹 호러 앞의 탐사자는 언젠간 파멸할 운명입니다. 서서히 이성은 깎여가고, 절망적인 외신들과 접하며 거대한 의지에 맞서는 인간의 발버둥과 파멸을 그린 것이 크툴루의 부름이자, 코스믹 호러의 골자입니다.

  저 같은 경우,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팀 내에서 중편 세션을 돌린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 와중에 함께하면 동료들이 글라아키의 수하가 되거나, 목숨을 잃으면, Pc로서는 언제나 고뇌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합니다. 플레이어 들로선 새로운 캐릭터를 투입하여 새로운 희생자가 되고 이후 타 pc의 죽음을 슬퍼해주게 되는 것이죠.



03. CoC의 시나리오 - 일본
  이번엔 일본쪽의 영향을 많이 받은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본 쪽 크툴루의 경우 크툴루의 부름 6판의 정식발매와 함께입어, 이전까지 데몬베인 등의 크툴루 소재라던가, 니코니코 동화에 업로드 된 윳쿠리 크툴루 등의 영향으로 서브컬쳐 전반으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그러한 라이터 중에서는 기존의 여백이 많은 시나리오를 일본식으로 잘 풀이한 시나리오도 많습니다. '토오랸세' 라던가 '자시키와라시' 등 일본 고유의 소재나 요괴와 크툴루를 접목하여 흥미롭게 다룬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도 있으며, 일본쪽에 주로 다루는 클로즈드 서클 시나리오를 보겠습니다. 이쪽은 주로 '독 스프'로 대표되는 폐쇄된 불가사의한 공간안에서 일어나는 탐사자들의 절망을 다룹니다. 폐쇄된 공간이니 만큼 플레이어 들의 자유도는 크게 줄어들며, 반대로 수호자 입장에선 플레이어들의 행동을 통제하기 쉬워지는 면도 있습니다. 또한 폐쇄 공간이다보니 필연적으로 npc와의 상호작용 역시 그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는 서사룰의 다루기 힘든 점을 수호자가 보다 다루기 쉽게 만든 류의 시나리오 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날 불가사의한 공간에 갇힌단 점은, 이성적으로도 코스믹호러 적으로도 훌륭한 소재입니다. 물론 이게 CoC의 서사룰적 측면이 가지는 자유도를 다소 제한하는 편이긴 합니다.

  한국의 시나리오의 경우 주로 옆의 일본에서의 영향을 많이 받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번역되어 오는 시나리오의 대부분이 일본산, 6판을 기본으로 하는 점에서도 유추가 가능합니다. 한국의 시나리오 역시, 최근 호질이라던가(물론 이쪽도 넓게 보면 클로즈드 서클에 들어가긴 합니다) 서사룰적 측면으로도 좋은 시나리오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나리오가 가지는 여백을 두고보지 못하는 플레이어들이 있다는 점은 다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드시 플레이어가 죽을수도 있음을 고지하고, 시나리오를 클리어(?) 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을 알아야하며, 시나리오에서 다 같이 살아나가는 것을 고집한 이전의 블랙 프라이데이 피드백의 경우, 물론 시나리오 자체의 문제도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백의 활용에 빽빽한 데이터를 표기하길 바라는것도 다소 의문이 듭니다.



04. 마치며
  저는 현재 주로 정발되지 않은 일본산 룰을 주력으로 플레이하고 있는 편이긴 합니다만, 2019년의 트위터의 플레이어풀 역시 업계에 영향을 충분히 줄 수 있는 플레이어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트위터에서 일본룰 저자들의 정보를 받아보며, 다른 trpg인들과 교류를 하는 편이니까요.
  시나리오의 배포라는 측면에서 놓고 보면,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앤디 등과 같은 장편 모험물은 주로 플레이어들의 서사와 배경이 얽히고 섥혀 시나리오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2레벨 시절 도움을 주었던 어린 영주가, 후일 10레벨이 된 플레이어를 당당한 젊은 백작이 되어, 신흥 유망 세력으로 떠올라 지원을 해 줄수도 있는 등과 같습니다.
  이는 CoC에서도 장편으로 가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이전에 신세졌던 의사의 도움을 받아 시체의 부검을 할 수도 있으며, 이전 구해줬던 경찰이, 플레이어들을 불심검문에서 빠져나가게 손을 써 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호작용은 여백이 있고서야 GM이 배치할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 주로 국내에서 크툴루의 부름의 경우 배포되는 단편 시나리오들은, 인세인, 시노비가미 등과 같이 단편에 적합한 룰이라서라는 측면도 큽니다.
  더블크로스라던가 카미가카리, 소드월드 등의 4명 정도의 플레이어가 6개월에 걸쳐 엔딩을 보는 시나리오 등은 아무래도 사람마다, 플레이어마다, 서사마다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시나리오의 배포가 시장의 점유율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만, 다른 룰들을 후려치는건 너무나도 평면적인 사고 방식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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