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d 번역이나 썰같은걸로 TRPG를 접한 사람인지, 아니면 그런거에 감명을 깊게 받아서 그런진 몰라도.

가끔 비슷한류의 개그캐릭을 짜오는 경우가 꽤 있는듯해

물론 단편 개그성 플레이면야(고대해 같은 분위기) 독특한 개그캐릭이 환영 받을 수 있을거임.

나도 사람인척하는 곰으로 DND한 썰같은거 깔깔대면서 읽었고, 자신도 그런 재미있는걸 하고싶단 심정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야.

문제는 이런 단발성 개그 캐릭터가 가지는 특성을 생각하지 못하고 일반 플레이에 적용하려는거지.


개그캐릭은 캠페인의 분위기에 안맞는다. 이런거 이전에 과연 이게 진짜 웃기고 재미를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해봐야함.

개그성캐릭터 짜다가 실패하는 경우는 대부분 이게 플레이에 사용될 캐릭터라는걸 잊고 그냥 웃긴(특색있는) 캐릭터를 만드려 해서 일어나거든.

진짜 아무리 웃기다해도 캐릭터 백스보고 웃는건 3분이면 끝이 나기 마련이고

그 다음엔 그걸 가지고 대충 3시간쯤은 플레이를 해야하는데

세션이 재미있었다는건 재미있는 순간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세션이 전체를 통틀어서 어떤 분위기였냐는 거잖아.

백스대로 개그를 칠 수 있는 장면은 마스터가 꾸역꾸역 챙겨줘도 3번 이상 나오기는 힘들기마련이고,

게다가 그 개그도 백스에서 이미 봤던거기 때문에 그렇게 웃기지도 않을 가능성이 농후함

이제부터 웃기겠다고 선언하고 이미 알고있는 개그로 웃기는게 쉬웠으면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없었겠지.


이렇게 캐릭터를 짤때 생각했을 "이러이러한 장면이 나오면 존나 웃기겠지?" 하는 장면이 끝난 뒤에 남는건?

한번 웃기겠다고 모든 백스를 혼신의 개그요소에 할애한, 그 외엔 아무런 영양가 없는 텅빈 캐릭터를 어떻게든 파티에 끼워 맞추는 과정 뿐.

미래에서온 산악자전거타는 뱀파이어 마녀가 처음 튀어나와서 자기소개할땐 웃겨도

과연 그게 세션 내내 모두를 즐겁게 해줄 수 있냐는거야.

최악의 상황은 개그장면 말고는 캐릭터를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까 평소 비중은 한없이 0에 수렴하고.

캐릭터성을 유지하려고 억지로 같은 개그를 무리하게 반복하면서 다른사람 눈살찌푸리게 하는거지.


그리고 단발성으로 웃기는건 굳이 개그성 캐릭터가 아니라도 충분히 가능함.

마블시네마틱에서 캐릭터들이 농담을 주고받는걸 떠올려봐봐.

그런 장면이 웃긴건 얘네가 웃긴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정 개그성 캐릭터를 짜고싶으면

특정한 장면을 상정하고 만든 개그는 지양하고 세션 전체에 걸쳐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어떻게 풍길지에 대해서 고민해야함.

배경스토리라는건 3분이면 다읽는 게시글에 나와있는 드립을 치기 위해서 만드는게 아니라 3시간동안 가지고 놀 캐릭터를 만드는 거니까.


2줄요약.

1. 한번 웃기고 마는 단발성 개그는 긴 시간동안 진행하는 실제 세션과는 맞지 않다. 오히려 무리한 반복으로 트롤링이 되기 쉽다.

2. 그러니까 정 웃기고 싶으면 특정한 포인트에서 웃기는게 아니라 세션내내 유머러스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