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에센스라는 시스템이 그걸 제대로 반영 못 하니 섀도우런은 사펑이 아니다! 는 비약 같음.
애초에 사이보그가 등장하지 않는 사이버펑크물은 이제 널리고 널렸는걸. 와치 독스라던가.
PSYCHO-PASS 세계관은 사이보그 기술이 등장하긴 하는데, 그냥 그런 게 있다 수준이고, 집중적으로 다룬 에피소드는 하나 뿐이지.
사이버펑크에서 말하는 인간성이라는 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회가 우리의 삶의 양식을 기괴하게 바꿔버리는 과정(즉, 펑크)
속에서 어떤 것이 사람다운 것인가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해.
PSYCHO-PASS가 사이버펑크인 이유는, 홀로그램이나 삐까번쩍 빌딩들 때문이 아니라
기술에 의해서 범죄의 정의가 바뀌어버리고, 정치라는 것이 사라진 사회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묻기 때문이고.
그래서, 내가 섀도우런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말 못하겠지만,
'목숨 걸고 번 돈을 써서, 다음번 돈벌이를 위해, 자신이 타고난 몸을 자진해서 기계로 뜯어고치는 것,
심지어 그러면서도 한갖 숫자일 뿐인 에센스를 따지고 있는 상황' 자체도 충분히 사펑스러운 게 아닐까 한다.
섀런이 사펑이 아니면 대체 뭐가 사펑이지...
뉴로맨서 작가 윌리엄 깁슨이 그렇게 말했음
꼰대라 자기가 생각한 즈언통이 아니면 인정 안함 - dc App
깁슨은 사펑 2077도 까댔워;;
깁슨 걔는 걍 판타지 요소가 맘에 안 들어서 인정 못한다고 한 거 아님?
거의 스타워즈는 SF 아니다 수준의 논쟁 아니냐 그거
사펑=인간성 고민이라는 관념은 공각 극장판이 동서양 서브컬쳐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면서부터 굳어진거 같은데, 엄밀하게는 공각 극장판도 사펑 세계관에 대한 감독적 해석일 뿐이고 만화 원작은 그보다 훨씬 가볍고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었음. 사펑의 창시자라는 깁슨만 해도 뉴로맨서나 카운트 제로에서 인간성 고민의 시선이 강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음. 그보단 기술 발전으로 야기된 혼란스러운 사회 자체가 주된 소재였다고 나는 생각함. 결국 주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처음부터 없고 주어진 소재를 각자 재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거임. 인간성 고민이 사펑 세계관에서 제시될 수 있는 주요 화두의 하나라는건 나도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전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함.
써놓고 본문을 다시 보니까 전혀 상관없는 얘기였네 ㅈㅅ...
사실 이건 인간성이라는 단어가 뭐든 끼워맞출 수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함. 결국 사람이 끼어 있는 문제면 전부다 인간성 타령이 나오니... 덤으로 하는 소린데, 내가 공각 시리즈에서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TVA의 ¥€$ 편.
사이코패스는 시빌라가 적합한 직업, 생활양식 같은 인생의 선택을 대신해준다는 점에서 인간성 상실 요소가 있지 않나 싶음... 기계가 골라주는 대로 살아간다면 인간의 몫은 무엇인가... 같은 - dc App
ㅇㅇ 나도 그런 의미에서 PSYCHO-PASS를 사펑이라고 한 거지. 간단하게 말하면, 극중 시빌라의 통제에 익숙한 시민들은 '양심을 기계화한' 사이보그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