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만 꼭 이렇게 하라는것도 아니고 이렇게 해야되는것도 아님. 내가 한 로그 살펴보면서 쓸수 있을만한 요소 몇가지 이야기하는거니 사이버펑크 세션 어케할지 궁금한 사람들은 참고해보라고 써놓음.
1. 의뢰주는 자의든 타의든 개새끼들.
꼭 배신을 하지 않아도 됨. 기업은 모두 개새끼들이고, 의뢰주는 대부분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짜기만 하면 되지.
스프롤은 플레이북 짜면서 배경기업을 하나씩 만드는데, 우리 팀의 해커는 그 배경기업이 자신들의 부모를 죽인걸로 설정했음. 후에 팀이 전혀 상관없는듯한 암살 임무를 진행하고 보수를 받는데, 그 의뢰주가 알고보니 해커의 배경기업이었고 팀은 그 기업 좋을 일을 해준거였지. 판타지 세션이라면 마스터에게 따져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지만 기업이 지배하는 도시에서 생활하는 프리랜서들에게는 선악이라는 개념은 모호할 뿐이지. 개새끼같은 기업들은 해커가 자신들이 죽인 사람들의 자식인지도 모르고 활용한 것 뿐이고, 해커에겐 복수해야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을 뿐임.
2. 배신은 언제나 양쪽으로.
기업이 등쳐먹는 것 만큼 플레이어들이 등쳐먹을 기회도 많이 주면 좋다. 같은 목표를 두고 서로 경쟁하거나, 목표 자체가 서로 상반되는 임무를 제공하거나, 임무를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이득을 더 볼 수 있는 기회를 PC들에게 듬뿍 주면 재밌음.
위 임무 뒤에 주어진 임무. 도시에서 대립중인 두 대기업이 있었는데, 임원중 한명을 암살하는 임무를 제공했음. 임무의 성공 여부에 따라 도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기업의 여부가 변하게 되는 상황이었고, 팀은 암살 직전에 이 암살을 수행할지 안할지 서로 토론을 하기 시작했음. 황급히 차량에 탑승하려는 간부의 대가리를 스코프 정중앙에 놓고, 플레이어들은 총을 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건 내가 미리 짜놓은 일이 아니었지만, 충분히 납득할만 했고 또 그럴만한 기회였기 때문에 수긍하고 그 간부는 살아서 도망쳤지. 이후에 팀에게 암살 임무를 제공했던 기업은 도시에서 커다란 전투를 치룬 후 패퇴하고 길거리의 갱으로 전락했지.
3. 장르 특성상 솔로 플레이는 일어날수밖에 없음!
스프롤 플레이하면서 자주 겪은 느낌이고 실제로 동장르의 다른 룰을 마스터링하는 사람들이 자주 언급하는 거긴 한데, 분량 분배하기 힘든게 사실임. PC 각자가 잘 하는 능력은 서로 다른데, 문제는 그 상대방이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달려드는 와이번도 아니고, 플레이어들이 모였을때 강한 탱딜힐도 아니라는 점임. 그래서 스프롤이 미리 시나리오 짜고 하는 룰은 아님에도, 어떤 부분을 만들고 분배할지 정도는 미리 생각하고 플레이하고 있음.
우리 팀은 현재 해커, 킬러, 잠입요원으로 이루어져 있음. 보면 알겠지만, 해킹을 해커가 시도하면 당연히 다른 두 사람과 분리되고 말지. 이런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서, 나는 보통 공간적 거리를 크게 두지 않아 서로 합류가 빠르게 이루어지도록 하거나, 아니면 해커가 네트워크에서 한 행동이 킬러와 잠입요원 앞에 바로바로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그려내곤 함. 임무 특성상 한쪽이 드러나기 힘들것 같을때엔, 사전조사 단계에서 본단계에선 드러나기 힘들 요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밀어주곤 했지. 킬러가 책임져야할 암살임무가 있으면, 해커와 잠입요원이 사전조사를 하는 모습에 힘을 실어주고, 정보를 탈취하는 임무에서는, 잠입요원을 엄호해야할 킬러가 주위 지형을 미리 파악한다는 식으로.
4. AWE의 강령이긴 하지만, 모든 NPC는 피도 눈물도 없이 죽이기.
연줄이나 기업의 중요한 인물이 아닌 이상, 중요할것 같은 인물이 죽으면 그 구멍을 어떻게 매워야할지 플레이어가 머리를 굴린다.
시간이 좀 지나서, 한 기업을 무너트리기 직전까지 도달했고, 그 중요한 역할을 맡을 NPC 해커를 등장시킴. 하지만 그 해커를 언론사로 호위하던 임무 도중, 경비를 제압하는 판정에서 7~9가 나오고 말지. 2d6을 사용하는 AWE에서 7~9는 불완전한 성공 정도를 의미하는데, 이건 목표한 바를 이루지만 어느정도 손해를 보게 되거나, 기분나쁜 선택등을 하게 됨. 플레이어는 소중한것 하나를 잃는다고 선택을 했고, 나는 경비가 쓰러지며 발포한 눈먼 총알에 해커가 급소를 맞고 즉사했다고 이야기했어. 언론사에는 해커가 가진 데이터스틱을 전달해 임무 자체는 성공시켰지만, 바로 그 다음 임무에서 해커가 네트워크상에서 만나기로 한 의뢰를 제공함으로써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도록 만들었음.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고, 플레이어들은 고민하다 하나를 선택했음. 세션이 끝나고 그 고민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
이 팀에 대한 로그를 가져오긴 조금... 양이 많기도 하고 허락을 받기도 해야하지만, 턀갤에서 했었던 단편 로그는 써먹어볼 수 있겠네.
초월적인 펀딩 성공으로 지나치게 성공해버리고 만 TRPG 출판사들이 지배하는 도시 네오-턀개리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 로그임. 룰은 스프롤 사용했음.
https://drive.google.com/open?id=1p3tqBQQ6fhm4KS-FBESJLN7i14V3NYBV
이 글 보고, 스프롤이나 사이버펑크 장르 마스터링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됬으면 좋겠다!
스프롤 세계관 설정은 잘 되있음?
인터페이스 제로를 번역했는데 룰만 번역하고 세계관파트같은걸 번역 안했거든. 다른 사펑에도 쓸만한거 있나해서
스프롤은 세계관 설정 따로 없음. AWE가 다 그렇긴 한데 룰북에서는 플레이어들의 배경설정을 기반으로 설정을 짜라고 이야기하긴 함.
아하. 그럼 세계관 짤때 도움되는 파트같은건 있으려나
플레이어가 맨 처음 짜는 배경기업들을 모아서 이런 도시일 것이다! 라고 묘사하라고는 하는데, 솔직히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나같은 경우에는 서로 공감할 수 있을만한 요소(대신 플레이어가 손댈 여지는 많이 두고)를 던져두고, 그걸 통해 나오는 플레이어들의 설정과 엮어서 세계관을 짬.
아하 감사합니당
AWE가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듣는게, 그 세계관을 짜는 부분이 있긴 할거임. 사이버펑크라는 이야기를 듣고 생전 처음 보는 네사람의 생각이 모두 똑같을수는 없으니까. 마스터로써는 이 네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할만할 여지를 만들어주는게 가장 처음 중요한 행동인것 같음.
로그 잘 보겠음
괜히 AWE가 대개 캐릭터를 같이 짜는 걸 전제로 하는 게 아니지.
내가 AWE는 커녕 서사룰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ㅋ
굳팁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