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알다시피 3.5는 2003년에 나온 룰임. 그리고 그때는 TRPG라는 취미 자체가 지랄맞게 마이너하고 음습한 취미였음. 지금 'TRPG 찐따 취미죠' 하는 것보다 더 진한 찐따 국물이 우러나오는 취미였던거임. 그 어둡고 음습한 시기엔 인구 유입도 거의 없고, 팀원들 취직이다 뭐다 해서 팀 나가면 그대로 팀이 터져나가는 일이 부지기수였음. 그 암울했던 시기를 버텨냈던 몇 안되는 TRPG 룰, 그리고 제대로 된 데이터 룰이 바로 3.5임. 근데 갑자기 지금 와서 '데이터 룰 하면 역시 D&D 5판이죠! AWE같은거 하다가 5판 하면 뭔가...어렵죠^^' 같은 '데이터 룰 부심'을 부리는 '(상대적) 뉴비'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하는 거임.


당연히 그 시련을 견뎌낸 3.5맨들은 자신들이 직접적인 모욕을 받지 않았더라도 간접적인 분노를 느끼게 되는거임. '아니 3.5를 두고 5판을 먼저 언급해?'


게다가 은연중에 풍기는 자신들을 향한 경멸어린 시선도 참아내기 힘들었겠지. '아니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3.5같은...저땐 나 태어나기도 전인데ㅋㅋㅋㅋ 어휴 틀딱 쉰내ㅋㅋㅋ' 이런 것들 말야.


사실 그쪽 SNS의 '그 룰의 그 플레이 방식'에 대한 증오같은 것과 같은 맥락으로 봐도 될 것 같음. 지금까지 지켜온 판, 지금까지 해온 방식들이 있는데 갑자기 새로 뉴비랍시고 들어와서 '이젠 우리가 대세다' 라고 말하니 어리둥절함과 분노를 같이 느끼는거겠지. 그리고 새로 들어온 룰이라는게 그들이 생각한 데이터 룰에 한참 못 미치는 룰이고 말야. 그래서 '3.5가 살짝 어렵긴 하지만 훨씬 정교하고 재미있는 플레이가 가능한데 왜 5판같은 덜떨어진 걸 하는거지?' 라는 폭탄을 던져버리고 마는거야.


4줄 요약


1. 난 3.5 싫어함

2. 5판도 재미 없음

3. 4판 재밌었는데 8ㅅ8

4. 틀딱들 살살 패라 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