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우리팀은 시나리오 하나가 끝날때마다 그 시나리오를 상징하는 신기품을 남겨두곤 했는데, 이걸 언젠간 전부 써먹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있었음. 그리고 실제로 신기품들을 몽땅 꺼낼날이 왔다.

팀원들이 존나게 볶아대서 마스터링 노예를 했던 나는 끝내 소재고갈에 이르렀고 개빡친 나는 아이디어 노트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 시나리오 시작.

파티는 아무것도없는 공허속에서 시작했다. 아.. 아무것도없진않았다. 허리까지 오는 기둥하나만이 있었는데 기둥끝에는 손바닥만한 방울 하나가 떠있었고 그 밑에는 6개의 다이얼이 있었다.

우리팀이 현재 가지고있는 신기품은 7개였는데(중,단편 시나리오 7개돌림. PL들이 존나 베테랑전사가 되서 고생좀했다) 방울안에 신기품 하나 넣으면 빙글빙글 돌면서 해당 신기품을 얻었던 시나리오의 장면으로 주변이 전환됨. 6칸의 다이얼을 돌리면서 6개의 장면을 볼 수 있고 플레이어들은 해당 시나리오가 상징하는 무언가를 해결해야했다.


7번의 시나리오로 얻은 7개의 신기품은

인간의 7대 죄악을 상징했고
(참고로 너네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욕은 니보비아의 여인에 대한 시나리오였음)

플레이어들은 결국 7개 신기품의 시나리오를 모두 해결하면서 끝이났다..

...싶었는데 막보스가있었음

진짜 초창기 세션에서 파티멤버들이 파티에 껴달라고 애원하던 NPC에게 좀 과하다 싶을정도로 인생의 쓴맛을 보여준적이 있었는데 파티가 이 공허에 갇힌 이유는 그놈때문이었다.
내 의도와 다르게 PL들이 눈치채지 못했지만 다이얼을 '누르면' 7번째 장면을 볼수있었고, 그 NPC가 시나리오가 끝난 이후에 일행을 추적하는 장면을 보여줄 셈이었다. 결국 못봤지만. 7개의 개별시나리오가 아니라 7개 시나리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열쇠는 바로 그놈이었고

파티는 복수심에 가득찬(뭔짓했는지 너무오래되서 기억은 안나는데 진짜 쓰레기같은 짓이었음. 그래서 내가 노트에 기록해뒀던거고)
10레벨짜리 NPC와 대결하게되었다. 사실 8렙이나 9렙으로 예상해했는데 파티원 셋중에 둘이 6등급을 찍으면서 이걸로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전투 시작하고나서 존나 후회했음 10레벨 인간이 상대할수있을 만한게 아니다. 개힘든전투였다 진짜.. 커버치느라 땀 뻘뻘흘림

한낱 인간에 불과했던 NPC가 그렇게 강했던 이유는 그 세계 전체가 환상이었기 때문이었고 NPC는 환상에 대해서 8레벨인 일루셔니스트에 불과했다.

그렇게 NPC를 족치면서 시나리오는 끝이났고(PL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게하기위해 악담을 퍼부음. 꿈쩍도 안하더라 악마같은놈들)

나의 마스터로써의 역량과 시나리오제작능력 상황판단과 조정능력 모든걸 쏟아부은 이 장편 시나리오는 우리팀 희대의 역작이 되었고 나는 하얗게 불태운 나머지 한동안 누메네라를 플레이하지못했다

그리고 그게 작년 말의 이야기. 지금은 학점챙기느라 바쁘다 시1발


누메네라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