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에서 자유도를 추구하는 현상은 딱히 새로운 것도 아니고, 이곳이나 국내에 국한된 이야기도 아님. 사람들 생각하는 게 다 똑같지 뭐. 근데 실제로 RPG를 하다보면 그 자유도라는 걸 맞춰주기가 상당히 어렵다. RPG 계열 포럼에는 항상 "우리 팀 플레이어가 자꾸 퀘스트를 주는 중요 NPC를 죽이려고 해요" 같은 문제가 있고. 


왜 그렇게 다들 자유도를 좋아하는데 RPG가 자유도가 높을 수가 없느냐 궁금해질 부분임.


RPG가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가장 큰 점은 마스터가 모든 상황을 준비할 수 없다는 거겠지.


"저는 황금으로 들어찬 던전에 들어가는 대신에 이 던전의 지도를 내게 팔고 있는 사람을 협박해요. 그렇게 좋은 던전을 왜 직접 가지 않는거야? 넌 사기꾼이로구나." 

"어, 죄송한데 플레이어님. 제가 어제 하루종일 이 던전을 준비했는데요. 오늘 우리 파티가 던전을 가지 않으면 준비된 플레이가 하나도 없어요."

"...그래요? 그럼 아까 선언은 없던걸로 할게요."


실제로 위와 같은 상황 나오면 상당히 피곤하다. 물론 당신이 숙련된 마스터라면, 준비해놓은 던전의 이름을 "사기꾼 동료들의 아지트"로, "수호자 골렘"을 "우락부락한 경비원"으로 바꿔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 하지만 이걸 "자유도"라고 부를 순 없을걸. 


이 자유도라는 방면에서 내가 아는 한 제일 잘 맞춰주고 있는 RPG 룰이 AW일텐데 여기서 해결하는 방식이 참 재밌음.


애들이 주어진 임무를 하지 않으려 할 경우 : 임무가 널 때리러 옵니다! 왜냐면 황무지는 어디든지 위험하거든요.

애들이 중요 NPC를 죽이려고 할 경우 : NPC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NPC를 죽이세요! 플레이어가 안 죽여도 죽이세요!

애들이 준비하지 않은 NPC와 싸우려고 해요! 시트 준비한 적 없는데! : 사람은 총 맞으면 죽어요! 중요한 NPC인가요? 그래도 죽어요! 

애들이 죽을 거 같아요! : 그럼 새 시트를 만들면 되겠네요!

애들이 터무니없는 짓을 하려고 해요! : 할 수 있는 행동인가요? 7 이상이 나왔나요? 그럼 성공이네요! 

애들한테 뭘 시켜야할 지 모르겠어요! : 아무거나 위험한 거 하나 만들어서 등장시키거나, 이미 있는 것 중 하나를 위험하게 만드세요! 


쓰다보니 결론은 뭐다? 자유도는 역시 아포칼립스 월드!


던월은 사실 전투가 좀 번잡해서 이 부분이 좀 귀찮음. 걍 던월도 10+ 나오면 승리한 걸로 해야한다 리얼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