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대충 그런 게 있구나 하면 안 되나 싶다.
같은 코스로 여행지을 한다고 해도 그게 자유여행일 수도 패키지 여행일 수도 있잖아.
내가 자유롭게 여행한 결과 그 코스가 된 거랑 미리 정해둔 코스를 안내받아 가는 거랑은 다른 거 아닐까.
도중에 플레이어가 크게 길을 이탈할 수 있으니 레일로드는 없다! 고 하고 싶은 것처럼 보이긴 했는데 그건 가이드 설명 안 듣고 지 잘났다고 나대다 미아되는 놈이 문제고 가이드나 여행 계획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
플레이어도 마스터도 의도하지 않은 사고가 나는 건 그야말로 천운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고.
진정한 레일로드는 그리스신화식 코스믹호러다
현실 여행이라면 아무리 예정된 코스를 크게 벗어나도 거기에 뭔가가 있긴 하지. 근데 TRPG 시나리오에서는 플레이어가 엉뚱한 데로 가 버리면 거기는 마스터가 준비한게 아무것도 없는거. 그러니까 제대로 된 시나리오라면 필연적으로 레일로드 성향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레일로드 시나리오는 없다는 거지.
애초에 그걸 준비하지 않아도 되게끔 하는 게 레일로드라는 거임. 예를 들어 저택에 같힌 걸로 시작해서 탈출을 해야 하는 시나리오라면 저택에 불을 지르거나 부수지 않는 이상 그 안에선 자유롭게 탐험을 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되도 문으로 다시 빠져나오게 되어 있게끔.
그건 결국 저택 안에서 옷 벗고 백덤블링 한 다음에 탱고를 추고 있는 PC들을 어떻게 요령껏 문으로 유도할까의 문제잖아. 그런거면 굳이 레일로드에 한정될 문제가 아니라 모든 시나리오에서 모든 마스터가 고민하는 문제인 것 같은데. 그냥 얼마나 솜씨좋게 유도하냐, 아니면 억지로 잡아끌어서 레일로드라고 욕을 먹냐의 문제 아님?
그 유도가 시나리오 장치로 기능을 하냐 안하냐가 레일로드냐 아니냐의 차이란 얘기. 게임 퀘스트도 해결 방법은 여럿이 있지만 특정 위치에 가지 않으면 다음 퀘스트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그런 게 있잖아.
그러니까 그 이야기잖아. 레일로드고 욕을 먹는 건 그냥 솜씨있게 유도를 못했기 때문이고, 결국 레일로드형 마스터라는게 따로 있는게 아니라 그냥 못하는 마스터가 시나리오 준비 해 가면 레일로드 마스터, 안해가면 무책임 마스터가 되는거 아님?
가이드 설명 안듣고 가서 먹은 만두집이 정말 맛있었다. 가이드 설명 들으면서 갔을 백화점 투어보다는 훨씬 값진 경험이 되었을것.
그래서 혼자 따로 놀다가 지각하고 다음 여행지 캔슬되고 다른 사람들이나 가이드가 뭐라고 해도 난 하고 싶은 거 다했다고 당당하다고? 그럼 그냥 개새끼인 거 같은데. 어떻데 되든 다음 목적지엔 갔을 거고 마지막 헤어질 때까지 여행 코스 자체는 따라갔을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