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tM에서 핵심 파트 중 하나가 괴물과 인간 사이에서 방황하는 플레이어고 그를 위해 준비된 여러 장치들 중 하나로 정신상태를 표현하는 인간성 점수가 있다는 걸 다들 알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간성 점수는 오래도록 더미 데이터였다. 게임상에서 인간성 점수를 걸고 무언가를 하거나 인간성 점수를 굴려 무언가를 하는 경우는 깁 미 쪼꼬렛을 외치는 빈민가의 아이에게 이빨을 박아 입을 닥치게 할지를 고민하는 것보다 더 무가치했다.
지난 몇년간의 WOD 날건달질은 나에게 이 까다롭고 다룰 일 없지만 분명히 시사하는 바가 있어 골치아프기 짝이 없었던 인간성 점수에 대한 활용 방법을 구상할 수 있는 경험과 계기를 주었다. 닳고 닳은 룰북을 굴려 미처 확인 못한 내용을 찾아내기보다는, 하우스룰을 적용하자는 용기를 부여했던 것이다.
이하는 내가 구상했고 적용하여 나쁘지 않은 평을 받았던 인간성 명제 규칙의 개요이다.
1. 인간성 명제를 지정하여 기존의 십계명을 대체한다.
2. 플레이어는 "~~으로서, ~~하지 않겠다"는 문장을 하나 설정해 당장의 행동 강령으로 삼고 그 일을 피하고자 노력한다.
3. 마스터는 해당 문장을 바탕으로 스토리 플롯을 그려내어 PC를 계속해서 시험에 들게 한다.
4. 아키타입을 폐지한다. 의지력을 회복하는 방법은 오로지 명제를 깨고 깊은 슬픔에 잠긴 상태를 거친 뒤 재기하여 새삼 조삼모사하는 길 말고는 없다.
5. 플레이어는 게이지 관리를 목적으로 인물의 선택지를 조정해야 한다. 졌지만 잘 싸웠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진 참아보겠지. 그렇지만 의지력이 동난 상태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6. 의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자기와의 약속을 어기고 충격에 빠진다. 고통스러워할 만큼 했으면 또 다시 새 명제를 들고 다시 만땅으로 차오른 의지력을 굴리며 안정기와 불안정기를 반복한다.
7. 초기 설정한 인간성의 마지막 값만 남았을 때, 플레이어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난 ~~할 것이다"를 마지막 명제로 삼는다. 슈퍼 복수자가 되던 자비의 화신이 되던, 이 단계에 진입했으면 해당 피씨는 엔딩 페이즈에 진입한 것으로 친다.
이 흐름은 스토리텔링 곡선을 마구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인간성 명제를 능동적인 게이지로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형상하는 데 있어 나쁘지 않다. 개정된 규칙을 바탕으로 피씨는 자기혐오와 새로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벅참을 번갈아 느끼며 엔딩에 다가간다.
개인적으로 고안한 이런 규칙들을 모아, 지하 WOD 펀딩 사업을 해볼까 했던 적도 있었다. 솔직히 화이트울프보다는 잘 만들 자신이 있으니까. 그러나 혹 떼려다 혹 붙인다고 당장 쌓인 빚도 어쩌지 못하고 있는 나는 아쉽게도 이러한 개정 규칙들을 내 마음 속에 담가두고 말 것이다. 세상의 모든 WOD 플레이어들은 오독의 이러한 발상을 제 때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를 보내고 말았음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말리라.
(물론 컨셉질입니다)
영어로 룰 내던가
마찬가지로 노력을 환수할 길이 없어서 안만듬.
잘 가시오~
근데 닉값제대로 하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