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일임.
동굴에 숨어있는 산적들을 조져달라는 높으신 분의 퀘스트였음.

우리 모험가 파티가 동굴 입구로 진입해도 분명 비밀통로로 도망칠 놈들이 있으니 완벽한 퇴치를 위해 다른 출구 위치를 말해달라고 했음.

여기서 지엠의 임기응변이 살짝 실패했음. 담당 행정관의 입을 빌어서 이 동굴의 출구는 한 곳 뿐이라고 말해버린 거임. 아마 별다른 생각 없이 별 걱정 말고 들어가서 전투만 하셔도 되요 플레이어님ㅋㅋ 하면서 편의를 봐준 거겠지.

장난끼가 동한 나는 그럼 동굴 입구에 불을 질러서 연기를 밀어넣자고 제안했음. 존나게 많은 양의 장작이 필요하고 자칫하면 산불이 날지도 모르는 위험한 일이지만 우리 파티에는 그럭저럭 유능한 마법사가 있었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도 어케어케 대처는 가능할 것 같았음.

다른 파티원들도 오 ㅋㅋ 함 해봐? 하고 동의하자 마스터 아조씨는ㅋㅋㅋ씨발;;하는 표정으로 머리를 몇번 긁적였음. 나는 마스터의 입에서 튀어나올 다음 대사를 쉽게 예상할 수 있었음.

근데 웬걸 마스터는 마스터용 판떼기 너머에서 빈 모눈종이를 꺼내서 테이블 위에 펼치더라고.

그날 우리 파티는 불에 그을린 채 뛰쳐나오는 산적들은 크리를 잘 띄운다는 사실을 알게 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