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족들에게 붙들린 리연거르와 아놀드는 서슴지 않고 품안의 폭탄을 자폭시켰다. "스텔론 대장님! 부디 무사히!!!"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그곳이 바로 화약고라는 사실을.
퍼퍼퍼퍼퍼퍼펑!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은 그만 고위 인질들을 따로 관리해두던 건물을 덮쳤다. 윌리스 공작은 그곳에 있었고, 젊은 공작은 스텔론이 미처 구하기도 전에 비명횡사하고 말았다.
비명횡사한 것은 윌리스 공작만이 아니었다.
미친 오르알이 부족의 차기 후계자로 점찍어 두었던 청년, 오아르까지 공작을 감시하다가 폭사해버렸다.
폭발의 불길이 높이 솟아 올랐을 때, 그래서 야만족들의 시선이 그쪽에 쏠렸을 때, 스텔론은 찾아낸 감옥에서 간수를 쓰러뜨리고 인질들을 구출했다.
아내인 스칼렛 또한 그곳에 있었다. "아아, 스칼렛, 다행이오!" 스텔론은 사랑하는 아내와 깊이 입을 맞췄다.
하지만 그제야 알게 되었다. 윌리스 공작님은 다른 곳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건물은 방금의 폭발로, 공작님의 몸뚱이와 더불어 날아가버렸다는 사실을.
"으아아아아아!!!" 스텔론이 분노에 차 울부짖었다.
피눈물을 흘리며 스텔론은 아내에게 말했다. "스칼렛...! 인질들을 데리고 이 진지에서 벗어나시오.
진지 밖에 내 부대가 있소. 그곳에 사정을 말하면 이 진지 안으로 일제히 돌격해 올 거요...! 가시오, 스칼렛!"
스텔론은 아내와 함께 떠날 수 없었다. 그에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공작님을 죽게 만든 원흉, 미친 오르알을 자신의 손으로 도륙내는 일이었다.
아내와 인질들이 멀어지는 것을 본 뒤, 스텔론은 불타는 야만족의 진지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그가 포효했다. "나와라! 야만족의 미친 족장 놈아!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보겠다! 공작님을 지키지 못한 이 무거운 죄! 네놈의 목을 베어 갚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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