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재생은 셀프
주의. 간편 입문 가이드 시나리오 <유령의 집>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의 내용을 읽는 것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식기대에는 방짜로 만든 구리 대야가 걸려있었습니다.
지저분하고 볼품없는 식당에서 그나마 빛이 나는 세간이라 싫어도 눈길이 가네요.
대야 표면에 탐사자들의 그림자가 아른거립니다.
하나...
둘...
셋...
그림자는 세개였습니다.
이게 대체 어찌된 영문일까요?
탐사자들은 거의 동시에 고개를 획 돌려 등 뒤를 살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스미스는 단순히 잘못본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명석한 두뇌는 방금 본 것이 눈의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게다가 그 세번째 그림자의 얼굴 부분에 형형한 빛을 뿜어내는 두개의 눈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엘리자베스는 마카리오 씨의 외침 소리를 떠올렸습니다.
"불타는 눈의 악마!"
엘리자베스의 몸에 오슬오슬 소름이 돋기 시작했습니다. (이성 1 감소)
탐사자들은 식당을 지나 거실로 향했습니다.
한 쪽 벽에 소파와 안락의자가 있고 응접용 테이블에는 라디오가 있습니다.
창가 쪽에는 번듯하게 꾸민 장식장과 흔히 볼 수 있는 서랍이 있습니다.
서랍과 장식장에는 십자가와 성모상 같은 천주교 성구들이 이상할 정도로 많이 있습니다.
마치 2층에 있던 주 침실을 연상케 합니다.
탐사자들은 이곳에 열쇠가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스미스는 소파와 안락의자를 살펴봤습니다.
가끔 옷을 입은 채로 소파 위에서 쪽잠을 자다보면 패드 가장자리에 열쇠를 흘리는 경우가 왕왕 있었거든요.
하지만 패드를 통째로 뒤집어 봐도 자욱한 먼지구름만 생길 뿐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라디오가 저절로 켜졌습니다.
낡은 라디오에서는 약간의 잡음과 함께, 흥겨우면서도 나른하고 어딘지 모르게 몽환적인 재즈곡을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잠시후 곡이 끝나는 동시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라디오를 통해 자주 들었던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아나운서 "이번에는 보스턴에 사는 탐정이 보내준 사연입니다. 이름 대신 이니셜, S. L을 적어주셨군요? 편의상 미스터 L이라 부르겠습니다. 괜찮죠 L?"
잔잔한 재즈곡이 배경에 깔리면서 아나운서의 능청스런 멘트가 이어졌습니다.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월터. 저는 보스턴에서 탐정일을 하며 먹고 사는 S. L이라고 합니다. 실은 이번에 귀찮은 의뢰를 받게 되서 사연을 보내봅니다.」 저희야 방송 분량 채워서 좋긴 하지만 이거 방송 내보내도 괜찮겠어요, 미스터 L? 길거리에 나앉는 거 아니죠?"
미리 녹음된 폭소 소리가 한차례 떠들썩하게 흘러나옵니다.
아나운서 "「듣고 놀라지 마세요. 글쎄, 유령이 나오는 저택을 조사하라는 겁니다. 다행히 여동생이랑 의뢰주의 운전수 친구가 도와주고 있지만 말이죠. 이건 정말 미친 짓이에요!」(폭소)「어제는 운전수 친구가 골로 갈 뻔 했다니까요? 당장에 때려치고싶어요. 아니 때려 치워야해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게 생겼다고요!」(폭소)"
스미스는 방송의 내용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사연 속 주인공은 자기 자신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낸적도 없는 사연이 방송에서 흘러나올리가 없습니다.
스미스는 라디오를 걷어 차 부숴버립니다.
웃기지도 않은 방송은 그걸로 끝이 나고 맙니다.
라디오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은 엘리자베스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립니다.
엘리자베스의 귀에는 라디오 소리 같은 건 들리지도 않았거든요.
게다가 엘리자베스는 나머지 열쇠를 찾아낸 뒤였습니다.
성모상 목에 걸린 로자리오 끝에 걸려있었네요.
방송 내용이 재미있으면서도 섬뜩하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