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유이나가 자신에게 붙여준 이름이 마음에 들었는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유이나는 귀여니와 함께 서재로 향했습니다.


서재의 문은 깨끗한 나무문이었고 잠겨있지 않았습니다.


방에 들어서면 중앙에 네발 달린 작고 오래된 탁상이 있고 그 위에는 촛불이 얹혀진 접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촛불은 비록 미약한 빛이었지만 탁상 주변과 서재의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과 빼곡이 채워진 책들을 충분히 분간할 수 있습니다.


책장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책들이 가지런히 채워져 있습니다만 책의 주제와 갈래는 제각각이었습니다.




귀여니는 책장을 보자마자 머리가 아픈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유이나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곧바로 단서가 될 만한 책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특이한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됩니다.


<스프의 꿈에 대하여>라는 표지가 새까만 책이었습니다.


유이나는 책등에 적힌 제목을 보는 순간 자신이 처한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곧바로 책을 집어든 순간, 유이나는 끈적한 감촉이 느껴져 화들짝 놀라고 맙니다.


책을 만진 손을 살펴보니 검고 끈적한 액체가 묻어있는 것을 깨닫습니다.


볼펜 잉크와도 같은 그 액체는 책 표지 전체에 묻어잇습니다.


하지만 피부에 묻었을 뿐 별다른 이상은 없었기 때문에 유이나는 개의치 않고 책을 펼쳐봤습니다.






유이나는 책의 내용을 읽고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떠올려봤습니다.


스프 방에서 발견한 메모의 뒷장에는 스프의 정체가 혈액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하인의 방에는 귀여니와 있었습니다.


'좋은 것'이란 귀여니가 들고있던 권총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책에 적힌 내용에 거짓말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한편, 책을 덮은 유이나는 귀여니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유이나의 곁에서 떨어질 줄 몰랐던 귀여니가 유이나로부터 멀어지려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유이나가 만진 책, 그리고 유이나의 손에 묻은 액체를 경계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손에 묻은 검은 액체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