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는 빈 객실을 찾아 들어가고 하은은 동섭을 따라 밖으로 나왔습니다.


하은은 자신들이 처음 산장에 도착했을 때와 비슷한 광경을 보게 됩니다.


2층 발코니에 달린 조명이 진입로를 비추고 있고 진입로에는 검은 수도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낯이 익습니다.


바로 공원 입구에서 만난 전도사였습니다.


하은은 그의 이름이 나병찬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냅니다.


2층에서 승미가 겨누고 있는 총 때문에 더이상 다가오지는 않지만 살기등등한 기세를 굳이 감추려 하지 않습니다.


전도사는 양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앞으로 나서서 동섭을 향해 외칩니다.



전도사: "사장님! 전 대화를 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부디 제 얘기를 들어주세요!"


이승미: "우린 들을 얘기 없으니까 당장 꺼져! 조만간 경찰이 와서 당신들 싹 다 잡아갈 줄 알아!"



승미는 호기롭게 말했지만 하은은 그 말이 허풍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전도사 또한 그 사실을 깨닫고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전도사: "외부와 연락할 수단이 있다면 그렇게 되겠지요. 하지만 어떻습니까? 연락은 커녕 이 안개를 뚫고 외부로 나가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밖이라도 뭐가 다르겠습니까? 우린 이곳에 갇혀버린 겁니다!"



전도사는 마치 연극배우처럼 과장된 몸짓과 어조로 말을 이어갔습니다.



전도사: "지금 사장님께서 보호하고 계신 분들로부터 들으셨다면 아시겠지만, 지금 이 공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상이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신께서 불신자들에게 내리는 징벌입니다! 신의 노여움을 풀어드리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대가가 필요합니다!"


이동섭: "그래서? 우리한테 원하는 게 뭐야?"



동섭의 노성이 산장 안에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전도사는 여전히 과장된 어조로 대답했습니다.



전도사: "저는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습니다! 신께서 원하시는 제물은 순결한 처녀입니다! 동정녀의 정결한 피만이 신의 노여움을 풀게 하고 이 안개를 걷어낼 수 있습니다! 듣자하니 사장님께는 따님이 계시다고요?"



그와 동시에 다시 한 번 총성이 울렸습니다.


viewimage.php?id=39afc021f5d028&no=29bcc427b38a77a16fb3dab004c86b6fefd5355bb210043311885675f5f1e72408d77e08477c78a13b8b9bf6148a09857d8cfe5b2d18d50199


승미 또한 실력있는 사수였습니다.


꽤 먼 거리에 서있는 전도사를 보란듯이 맞춰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전도사는 몸을 잠깐 움찔 했을 뿐 멀쩡히 서있습니다.


이 광경을 하은은...


viewimage.php?id=39afc021f5d028&no=29bcc427b38a77a16fb3dab004c86b6fefd5355bb210043311885675f5f1e72408d77e08477c78a13b8b9bf614dc5fd0c5f0884635ac38d3cd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산탄이 전도사의 몸에 분명히 적중하는 것을요.


viewimage.php?id=39afc021f5d028&no=29bcc427b38a77a16fb3dab004c86b6fefd5355bb210043311885675f5f1e72408d77e08477c78a13b8b9bf614d056d2a8cab6d719b228da25


하지만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진 않았습니다.


거리도 멀었으니 수도복의 천이 두꺼웠거나 안에 방탄복이라도 껴입고 있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승미: "꺼져! 꺼져버리라고 이 변태새끼야!"



화가 머리 끝가지 난 승미가 앙칼지게 소리쳤습니다.


전도사는 그런 승미를 비웃기라도 하듯 껄껄 웃어댔습니다.



전도사: "예언컨데 이 안개는 신께서 노여움을 푸실 때 까지 한 치도 걷히지 않을 것이며 아침도 밤도 오지 않고 자정도 정오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이 영원토록 지속될 것입니다! 이 저주를 푸는 것은 오로지 사장님의 결단에 달려있음을 명심하십시오!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말을 마친 전도사는 신도들을 이끌고 돌아갔습니다.


주변이 잠잠해진 뒤 동섭은 굳은 표정으로 하은을 돌아봤습니다.



이동섭: "오늘 밤 부터는 불침번을 서야할 것 같습니다. 저 미친 작자들이 또 오면 큰일이니까요. 우선은 승미를 쉬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경계를 서면서 산을 탈출할 대책을 생각해봐야겠네요."



그리고는 승미와 교대하기위해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잠시 후 지친 표정의 승미가 내려왔고 혜미가 다가와 승미를 끌어안으며 달래줬습니다.


그리고 남은 밥을 퍼주며 승미가 수저를 뜨는 모습을 확인 하고 하은에게 주방으로 와달라고 속삭였습니다.


하은이 따라가자 혜미는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오혜미: "실은 통신 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 오는 전기도 끊겼어요. 산장 지붕에 있는 태양열 집열판 덕분에 전기가 끊겨도 어느정도 버틸 수 있지만 보시다시피 날씨가 좋지 않아서 영 신통치 않아요. 부족한 출력은 뒤뜰에 있는 발전기로 충당하고 있는데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캠프장 B에 휘발유가 몇통 남아있는데... 손님에게 부탁하긴 송구스럽지만 그걸 좀 가져다주실 수 있겠어요? 이러다 산 밑에 있는 사람들이 찾았다간 몹쓸 일에 쓸 것만 같거든요."



하은은 어떻게 하나요?


혜미의 부탁을 들어주나요?


아니면 뭔가 다른 행동을 취하나요?



viewimage.php?id=39afc021f5d028&no=29bcc427b38a77a16fb3dab004c86b6fefd5355bb210043311885675f5f1e72408d73a5b101a72a6378497f472de5ad4d0a312419d6fefe591783140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