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을 울려야겠군."
악마의 힘을 쓰는 기사가 왕궁에 침범한 데다가 폐하를 시해. 그 기사를 처리한다고 해도 그 뒤 닥쳐올 후폭풍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 데네브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는 사이, 베가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침대로 한다. 내가 침소로 가서 적을 제지하는 동안 부단장이 종을 울려 병력을 소집한다. 병사, 자네는 부단장과 함께 가도록."
의연한 그녀의 말에 데네브의 얼굴이 굳어졌다. 유사시의 방침대로라면 기사단장인 베가가 적을 상대할 동안 부기사단장인 데네브가 병력을 모으는 것이 맞겠지만, 기습적인 침투라고 해도 폐하의 침소까지 간 것을 보면 적도 보통이 아니다. 가는 동안 최소한의 병력을 모은다고 해도 무사히 막아낼 수 있을지.
최악의 경우, 베가마저-
아니, 그녀가 그걸 모를 리 없다. 알면서도 기꺼이 단장으로서의 의무를 행하겠다고, 그녀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괜찮아, 베가가 질 리가 없어. 그녀는 나조차도 능가하는 왕국 최강이니까. 데네브는 이를 악물며 베가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합류할 테니……. 몸조심하시길. 가자."
데네브는 뒤돌아서 종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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