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문학입니다. 가입하고 재업한 것임.
끝까지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심판의 홀. 창가에서 쏟아진 빛이 복도를 가득 채웠다. 차라는 눈을 찡그리고 앞을 보았다. 어느새 나타난 샌즈가 기둥에 등을 기대고 서 있었다.
\"그 선을 넘지 마. 지켜준다는 약속을 깨고 싶지 않단다. 아니, 그런 약속을 했었나?\"
샌즈는 빛으로 그려진 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주머니로 붉은 스카프가 삐져나와 있었다. 차라는 빙그레 웃으며 발을 내디뎠다.
\"그래. 너는 동생 살인자였지.\"
샌즈가 붉은 스카프를 꽉 쥐고 눈을 번뜩였다. 순간 냉기가 차라의 목을 꿰뚫었다. 차라는 본능적으로 몸을 옆으로 굴렸다. 눈을 옆으로 흘긴 차라는 손바닥이 따끔해 지는 것을 느꼈다. 차라가 서 있던 곳에는 뼈들이 흉흉하게 박혀 있었다.
\"헤, 그걸 피한 거야?\"
짐짓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는 샌즈에게 씩 웃어보인 차라가 과장스럽게 식칼을 돌렸다.
\"지금이 처음인데. 형편없는 공격을 보니, 로드는 필요 없을 것 같네.\"
덜컥. 차라의 몸이 떨렸다. 천천히 고개를 숙인 차라는 자신의 가슴을 관통한 뼈를 멍하니 쳐다 보았다. 샌즈가 어깨를 으쓱했다.
\"필요할 것 같은데?\"
첫 번째 로드, 심판의 홀.
\"별 것도 아닌 광대 같은 뼈다귀 주제에...\"
차라는 이를 갈며 다시 복도를 따라 걸었다. 곧 똑같은 기둥에 등을 기대고 있던 샌즈가 보였다. 식칼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차라를 본 샌즈가 손을 들어 보였다.
\"헤, 너 한 번 죽었구나. 그런 얼굴이야.\"
\"...\"
차라가 앞으로 쏘아져 나가는 순간, 샌즈의 눈이 파랗게 빛났다. 차라는 곧바로 옆으로 구른 후, 뒤를 확인하고 바닥에 몸을 붙였다. 손가락을 움직이던 샌즈는 동요하는 기색도 없이 계속해서 차라를 밀어붙였다. 심판의 홀 곳곳에서 뼈다귀들이 튀어나왔다.
\"너무 자유롭게 움직이네.\"
샌즈는 계속되는 차라의 회피의 언짢은 기색으로 주먹을 쥐었다. 그러자 중력이 반전하고, 차라의 몸이 천장으로 떨어졌다. 차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천장에 발이 닿자마자 점프, 곧바로 튀어나온 뼈다귀를 피해냈다.
\"아하하! 정말 재밌어! 너무 강해! 그런데도 물러!\"
샌즈의 왼손을 주시하고 있던 차라는 중력이 정상으로 돌아오자마자, 그것을 이용해 샌즈에게 급강하했다. 샌즈의 눈앞으로 날카로운 칼날이 닥쳐왔다.
\"헤, 그걸 내가 정말 가만히 서서 맞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누가 무른 지 모르겠는 걸.\"
어느새 샌즈는 다른 기둥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여유롭게 손가락을 까딱거리기까지 했다. 차라는 무섭게 얼굴을 찡그렸지만, 재밌는 생각이라도 난 듯 표정을 바꾸고 깔깔 웃었다.
\"응. 네 동생, 멍청한 파피루스는 가만히 서서 다 맞아주던데?\"
줄곧 웃고 있던 샌즈의 표정이 일변했다. 차라는 자신의 가슴을 꿰뚫는 뼈다귀를 느꼈지만, 숨이 끊어질 때까지 유쾌하게 웃었다.
...........
다섯 번째 로드, 심판의 홀.
샌즈는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정말 골 때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저 괴물은 죽어도 죽어도 지치지 않고 샌즈에게 웃으며 칼을 들이 밀었다. 샌즈는 이제 공격을 여유롭게 피해버리는 괴물을 노려보았다. 차라는 샌즈의 표정을 확인하고 배꼽을 잡으며 웃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표정이야! 한계구나! 그렇지! 네 친구들은 그랬어! 한 번 이기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다가, 코너에 몰리면 너랑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고! ...너는 계속 힘을 쓰는 것 같네. 짜증 나는데, 그만 동생 곁으로 가는 게 어때?\"
차라가 식칼을 매만졌다. 날카로운 식칼의 날이 빛을 반사해 번뜩였다.
\"이 칼이 네 친구를 몇 명이나 베었을까? 아, 굳이 셀 필요는 없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으니까! 네 동생도...\"
차라는 잠시 천장을 보더니 실소했다.
\"아, 미안. 네 동생은 발로 밟아 죽였었지?\"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샌즈는 남은 힘을 모두 쥐어짜내 뼈의 기둥을 세웠다. 시야를 가릴 정도의 뼈가 홀을 부수며 튀어나왔고, 곧 침묵만이 가득 찼다.
\"이렇게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면 안 되는데.\"
샌즈가 털썩 주저앉았다. 그것은 다시 로드할 것이고, 다시 싸울 것이다. 샌즈는 한숨을 내쉬며 로드를 기다렸다.
\"...\"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샌즈를 자극했다.
\"안됐네. 이렇게 약해져서는. 어떻게 하려나.\"
견고해보였던 뼈의 기둥에 쩍쩍 금이 가고, 이내 산산조각이 나 흩어졌다. 그 안에서, 차라는 미소를 지으며 샌즈를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너보다 강한 것 같은데? 미안해서 어쩌나.\"
\"헤, 몇 번이나 죽어 땅바닥과 키스한 입치고는 잘만 움직이는 걸.\"
샌즈는 힘없이 왼손을 내밀었지만, 그 왼손은 무참히 잘려나갈 뿐이었다. 차라는 샌즈의 코 앞에 검지 손가락을 들이밀고 양 옆으로 까딱였다.
\"잘 가. 광대. 특별히 동생처럼 목을 자른 다음에, 밟아 죽여줄게.\"
샌즈는 눈을 감았다. 파피루스가 포즈를 지으며 웃는 모습이 아른거렸다. 그 뒤로, 언다인, 알피스, 토리엘, 그릴비. 수많은 괴물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활짝 웃고 있는 낯선 꼬마가 보였다.
\"안돼.\"
덜컥. 샌즈는 눈을 뜨고 시선을 올렸다.
\'꼬마\'는 식칼을 들고 샌즈의 목을 겨눈 손을 다른 손으로 붙잡고 있었다.
샌즈와 눈이 마주친 \'꼬마\'가 방긋 웃었다.
\"샌즈. 다 잘될 거야. 내 잘못이니까. 내가 돌려 놓을 거야.\"
\'꼬마\'가 식칼을 든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옮겼다.
\'꼬마\'의 다리와 양 팔이 덜덜 떨렸다.
샌즈는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머리가 쪼개질 것처럼 아팠다.
\"내 모든 뼈가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다시 돌려 놓 테니까.
샌즈의 눈에서 흐를리 없는 눈물이 맺혔다.
\"다시 만나면, 악수해줄래?\"
\"...프리스크?\"
그리고 몇 번이나 구멍이 났던 그 작은 가슴이, 작디 작은 칼날에 뚫렸다.
개추다 잘썼다 - DCW
* 아싸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