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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결계라네.”


새하얀 공간, 그 너머로 들려오는 지상의 바람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커다란 그의 망토 너머로 괴물들의 소망이 느껴진다.

그와는 별개로..


“우리 모두를 지하에 가둬놓은 장벽이지.”


그와는 별개로..


“끝내지 못하고 온 일이 있다면.. 부디 다 마치고 와주게..”


그에게서는 정말로 자신을 죽이고자하는 살의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가 그 말을 하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알피스가 말해주었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밖으로 나가고자한다면.. 아스고어를 죽여야 할 거야..’


새로운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나아가던 길과는 다르다.

아무도 자신 곁에 없다. 이곳에서, 아스고어 앞에서는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그리고 그는 진심으로 죽이고자하고 있다.

결계까지 걸어올 때 까지만 해도 아스고어도, 자기 자신도 죽지 않고

평화롭게 끝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그 생각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정말로 죽을 거라는 생각에 공포감이 밀려들어와 의지를 꺾어놓는다.


“다른 할 일이 없는가? 그렇다면..”


아스고어가 무기를 꺼내는 게 보였다.

겁에 질린 나머지 낡은 단검을 떨어트리고 반사적으로 말했다.


*끝내지 못 한 일이 있어요.


“...그런가.. 그렇다면 기다리겠네. 얼마가 걸리든.. 언제든지 다시 오게.”


그가 무기를 도로 집어넣는 것을 보고 뒷걸음질 치다가 허겁지겁 도망쳐 나왔다.

결계로 향하는 거대한 문은 닫히고 살의는 문 너머에 갇혔다.

이제 와서 죽지도.. 죽이지도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깨부수고 죽거나 죽이거나를 따르기엔

마음이 너무나도 연약하다는 것을 느꼈다.

프리스크는 그대로 성을 빠져나왔다.




“트랄랄라... 오,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셨나요?”


뱃사공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묵묵히 배에 올라탔다.

행선지를 말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뱃사공은 행선지를 향했다.


*....


“알아요. 당신이 어디를 가고 싶어 하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럴땐 혼자 생각하며 고통스러워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지요.”


둘은 묵묵히 행선지로 향했다. 스노우딘,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이윽고 스노우딘에 도착하고 프리스크가 내리자 뱃사공이 불러 세우고 무언가를 건넨다.


“울지마세요.”


언제 본 것인지 모르겠지만

뱃사공은 프리스크에게 물이 묻은 손수건을 주었다.

프리스크는 고개만 숙여 인사를 하고 자신의 눈물 자국을 닦았다.


파피루스와 샌즈의 집을 향해 걸으며 보이는 평소와 똑같이 웃음이 가득한 스노우딘을 보면서

더 더욱 프리스크의 의지가 꺾여만 갔다.


“오! 인간!!!”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황급히 손수건을 집어넣고 고개를 들자,

파피루스가 기쁜 표정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심각한 표정을 한 언다인과 함께.

한 순간 기뻤지만 언다인의 표정을 보고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녜헤헤! 지상으로 나가지않은거야? 역시 위대한 파피루스님과 함께 있고싶은거야!”


*파피루스.. 저기..


“말안해도 알아! 녜헤헤!! 가자, 네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를 해줄게!”


파피루스가 프리스크의 손을 잡으려는 순간 언다인이 파피루스를 저지했다.


“파피루스, 먼저 집에 가있어.”


“어..어? 그래! 식사를 차려놓고 기다릴게!”


화가 난 것 같은 언다인의 모습에 파피루스는 당황해하며 집으로 되돌아갔다.

파피루스가 돌아가고 프리스크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저기, 언다인..


“따라와, 인간.”


언다인은 거칠게 프리스크의 손을 잡고 워터폴로 향했다.

한동안 끌려 다닌 프리스크는 불타버렸던 언다인의 집 앞에 도착했고

그녀는 프리스크를 앉혀놓고 한숨을 쉬고는 물었다.


“왜 아스고어와 싸우지 않고 돌아온 거야?”


언다인은 보자마자 눈치 채고 있었다. 아마 마을까지 오면서 만난 모든 괴물들이 알아챘을 것이다. 

아스고어에게서 도망쳤다는 것을, 지상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이 아니라, 돌아가지 못한 것을.


*그와 함께 결계로 향할 때는 몰랐지만.. 결계 앞에서 그가 말할 때 지금까지 느껴보지못했던

살의를 느꼈어. 정말로 죽을 것이라는 걸 느꼈어. 그래서 나는..


“... 이해해.”


*언다인하고 마주쳤을 때는 살의는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나를 해치고 싶어하지 않는 게 느껴졌어. 

공격을 막지못할때는 거칠었지만 막는 법도 알려줬잖아.. 하지만 그는 아니야. 그대로 그와 싸웠다면 정말 죽었을 거야.. 그 붉은 삼지창에 찔려서..


언다인은 프리스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시켜주었다.

프리스크는 한동안 가만있다가 언다인에게 안겼다.


“알아. 너는 어려, 인간. 어리고.. 우리들 괴물들만 있는 지하에 와서 공포에 휘감긴 채로 그가 있는 성까지 간 것도 알아. 

무서웠겠지. 호기심으로 너를 건드리는 녀석들만 만나보다가 진짜로 너를 죽이고자 하는 녀석을 만난다는 것은..”


프리스크가 흐느끼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언다인의 표정이 상냥해졌다.


“인간, 우리 모두가 너를 좋아해. 아무도 너를 싫어하지 않아. 그리고 아스고어도 모두가 좋아하지.. 아스고어 역시 겁만 많은 겁쟁이에 불과해. 

너와 똑같아. 누구를 죽이고 싶지도 않고 죽고 싶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녀석이야.”


*하지만..


“아스고어는 너를 향한 살의로 진짜 감정을 숨기고 있는 겁쟁이일 뿐이야. 너를 죽이고싶어하지도 않아.

 하지만 괴물들의 소망을 잃는 것을 보고싶지도않아.. 그는 그저.. 그래.. 너를 죽이려는 척 하는 거야. 

알겠어? 아마 지금쯤 그 문 앞에서 울고 있겠지. 바보같이, 당당한 척 서서 소리 없이 울고있을거야.”


*언다인..


언다인이 프리스크를 떼어놓고 평소처럼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 나는 네가 질 거라고 생각안해! 그렇다고 아스고어를 죽일 거라고 생각도 안 해!

나는 믿어. 네가 바라는 대로 아무도 죽지 않고 끝날 거라고 믿는다고.“


*언다인.. 나는 그래도..


언다인이 프리스크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자신의 어께위에 앉혔다.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을 보며 피식 웃고는


“함께 가자고 인간. 겁내지마. 그렇지? 너희들.”


언다인이 숨어서 지켜보던 친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담벼락 너머에서 샌즈와 파피루스가 민망한 듯 걸어 나왔다.


“꼬맹아, 뭘 그리 겁을 먹고 그래? 네가 원하는 결과를 볼 수 있을 탠데.”


“그래! 위대한 이 몸께서 함께 가면 겁이 싹 달아날 태니까 !”


*애들아..


프리스크는 소리 내어 웃었다.

다시 기운을 차린 인간의 모습을 보며 친구들도 안심해하며 함께 웃었다.


“가자고, 아스고어를 만나러.”


언다인의 말과 함께 그들은 아스고어의 성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결계로 향하는 문이 열리고 작은 인간이 걸어 들어왔다.

아스고어는 고개만 살짝 돌려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모든 일을 끝마치고 왔는가?”


아스고어가 무기를 꺼내려하고 있다.

프리스크는 가슴에 손을 얹고 문 너머에서 함께하고 있는 친구들을 떠올렸다.


*네. 준비됐어요.


“알겠네.”


아스고어가 뒤돌아서서 프리스크와 눈을 마주쳤다.


이상한 빛이 방을 가득 채운다.


결계 너머에서 황혼이 비쳐 내려온다.


당신의 여정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






자신도 아스고어도, 그 누구도 죽지 않을 것을 믿기에

당신은 의지가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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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떠올라서 썼는데

좀 엉터리네. 미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