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는 발에 걸리는 눈뭉치를 차내며 스노우딘 마을의 앞을 서성였다.
평소와 같이 웃는 얼굴이었지만,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이며 신경질적으로 눈을 밟았다. 방금까지 새하얗던 눈밭 위가 차라의 산만한 발자국으로 장식되었다.
* ……….
차라는 한참을 그렇게 둘러보던 중, 도저히 참지 못했는지 숨을 삼키고 주머니에서 작은 칼을 꺼내 쥐곤 뒤로 돌아,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잠잠하던 그 눈빛은 어느샌가 다시 붉게 빛나고 있었다.
사박사박사박. 눈 위를 밟으며 달리는 소리가 스노우딘의 나무들 사이로 울리며 기분 나쁜 화음을 이루었다.
칼을 들고 달리는 차라의 모습을 보며 근처에 있던 괴물들은 위험함을 직감하고 황급히 근처의 집과 나무들 사이로 모습을 숨겼다.
하지만 차라는 다른 괴물들에겐 조각의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지금 차라가 노리는 것은 오직 하나 뿐이었으니까.
얼마나 달렸을까. 차라가 슬슬 힘들어지는 듯이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입김을 뱉기 시작할 때 쯤, 드디어 찾던 것이 눈에 들어왔다.
노란 티셔츠에 빨간색 바지. 스노우딘에서 이런 옷을 입는 사람은 더 없다.
더욱이, 바닥에 깔린 눈과 비슷한 푸르스름한 피부에 입고 있는 상하의와 같은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는 파라솔을 달고 장사하는 괴물은 더더욱.
나이스크림 상인. 그는 아직도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느긋하게 아이스크림 가판대에 기대어 ‘아─오늘도 손님이 없군. 뭐가 문제일까?’ 라며 한가로운 말을 뱉고있었다.
사박사박사박.
급하게 달리는 발소리를 들은 나이스크림 상인은 그제야 뒤쪽을 돌아봤다.
그 곳에는 하얀 입김을 토해내며 붉게 빛나는 눈으로 그를 노려보는 차라가 서 있었다.
“오, 손님! 뭘 드릴까?”
나이스크림 상인은 차라를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차라의 모습을 보고도 그의 태도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랜만에 온 손님을 반기는 그런 자세였다.
차라는 칼을 번쩍이며 천천히 나이스크림 상인에게 다가갔다. 그는 빛이 반사되는 쪽을 보고 나서야 차라가 들고 있는 것이 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 손님? 왜 칼을…?”
다음 순간 차라는 나이스크림 상인의 목 바로 아래에 칼을 들이대고 있었다.
꿀꺽. 상인이 침을 삼키며 긴장하고 있자, 차라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초콜렛이 없잖아.
"………."
나이스크림 상인은 예상하고 있었다. 사실, 전에도 차라는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같은 말을 했었다. ‘초코 맛이 없다’고.
“어, 미안한데 손님. 지하에서는 초코를 구하기가….”
* 초콜렛이 없잖아.
나이스크림 상인이 당황해서 변명을 해 보지만, 차라는 상인을 죽일 듯 노려보며 다시 한번 칼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에─
꽁!
“차라!”
귀여운 비명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차라의 머리를 살짝 쥐어박았다.
차라가 분한 듯 머리를 감싸며 위를 올려 보자, 그곳엔 토리엘이 서 있었다.
“내가 죄 없는 괴물에게 칼을 들이대지 말라고 말 했잖니.”
* 그치만! 초코가 없잖아!
꽁! 다시한번 토리엘의 주먹이 차라의 머리에 귀여운 소리를 옮기자 차라는 씩씩대며 어딘가로 걸어 가버렸다.
“미안해요. 우리 프리스크는 참 착한 아인데, 차라는 참지를 못한다니까요.”
“아이가 그렇죠, 부인. 그렇지. 그럼 나이스크림 하나 어떠신가요?”
“음…. 그럼, 세 개 주세요.”
“감사합니다.”
토리엘은 나이스크림을 받아 들고 차라가 뛰어간 방향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음, 프리스크는 나이스크림을 싫어하지 않아야 할텐데.”
이번엔 진짜로 평화로운 지하세계
평화가 아니잖아
근데 익숙한건가 왜 소리치지 않는거지?나이스크림 가이 멘탈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