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 일어났네......?"
* 흐릿했던 시야가 서서히 또렷해지며, 눈앞에 빨간색 신발을 신은 발 두 개가 보였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 보았다.
"조, 조금만 더 자고, 일어나지....... 그, 그럼 내가 조용히, 너도 모르는 새에, 처리했을 텐데......."
* 잘 아는 얼굴이다. 하지만 당신은 반가움보다 위화감을 느꼈다. 다른 옷을 입고 있어서인가? 아니다. 단순히 옷이 다른 것을 넘어 더 큰 이질감이 그에게서 느껴졌다.
"어, 음, 네가 일어났으니...... 어, 어째야 될까?"
* 당신은 앞서 가는 사람이 지인인가 헷갈릴 때처럼 마음을 단단히 먹고, '샌즈'를 불렀다.
"어? 내,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어?"
* 낯선 샌즈의 반응에 당신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당신은 친구의 이름을 모를 리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치, 친구......? 이, 이봐, 처음 마, 만난 사이에...... 난 널, 오늘 처음 봤는데......."
* 이건 또 무슨? 당신은 이 당황스러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어, 저, 여기서 이러고, 서 있지 말고, 우리 집이라도, 가서 얘기하는 게......."
* 샌즈는 얼굴을 붉힌 채 주저하며 말을 건넸다. 당신은 아까부터 느껴진 위화감과 이질감의 정체를 알 것도 같았다. 당신을 모르는 사람으로 대하는 태도, 부끄러워하며 더듬는 말투, 단벌 신사였던 그와는 다른 옷, 목에 찬 징이 박힌...... 초커인가?
어쨌든, 그는 당신이 알던 샌즈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자 익숙하다고 느꼈던 주변 풍경이 낯설게 보였다.
"아, 음, 펴, 편하게, 앉아."
* 당신은 샌즈와 마주 앉았다. 그는 당신의 눈을 보지 못하고 깍지를 낀 손만 바라보았다.
"아, 맞다. 손님이 왔으니...... 마실 거라도......."
* 당신은 괜찮다고 말했다.
"아...... 그, 그래? 그럼......."
* 그는 일어나려다 다시 앉았다. 어색한 침묵이 당신과 샌즈를 감쌌다. 당신은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어떻게 당신을 발견했느냐고 물었다.
"아...... 그, 그, 난 원래 이 시간에, 숲을 정찰하거든....... 그런데 어디서 갑자기, 쿵 소리가 나서...... 거기로 가봤더니, 네가 나무에 기대서, 있었어. 어, 어떻게 할지 몰라서, 고민했는데, 네가 금방 일어났어....... 헤헤."
* 당신은 기억을 되짚었다. 당신은 샌즈의 방에서 놀다가 열쇠를 주웠다. 어디 열쇠인지 궁금했던 당신은 그것을 몰래 챙겨 뒀었다.
그 후 당신은 샌즈의 집 뒤쪽에 비밀 방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 열쇠를 써봤더니 문이 열렸다. 그 방에 들어간 당신은 천으로 덮혀 있는 이상한 기계를 발견했다. 그리고 호기심에 버튼을.......
"그, 그럼, 넌 어쩌다 여기 왔어......?"
* 당신은 당신의 기억을 그대로 들려주었다.
"거, 거기에도...... 샌즈가 있어?"
* 당신은 그렇다고 했다.
"헤, 신기하네......."
* 당신은 샌즈를 바라보았다. 이렇게나 낯선 그의 모습은 당신에게 있어 신기하기만 했다.
"아, 저, 너무, 빤히 보지는 말아줘......."
* 당신은 고개를 돌려 집을 둘러보았다.
계단 위 2층으로 문 두 개가 보였다. 샌즈가 있다면 응당 그의 형제도 있을 터였다.
"저, 저기 안쪽은 내 방이고, 저 계단 쪽에 가까운 방이.."
* 당신은 '파피루스'라고 말했다.
"어? 마, 맞아....... 잘 아네."
* 당신은 파피루스와도 친구였다고 말했다.
"그, 그쪽 파피루스는 좀, 아니 많이, 다른가 보네....... 우리 파피루스는...... 음, 그 애 눈에는 띄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이, 인간을 엄청 싫어해서, 그다지 친절하지 않을 거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 당신을 싫어하는 파피루스라니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아, 더, 얘기하고 싶지만...... 아직 순찰 도는 시간이라.......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파, 파피에게 많이 혼날 거야......."
* 샌즈를 혼내는 파피루스라니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당신은 벗어 놓은 양말 때문에 실랑이를 하던 둘을 떠올렸다.
"내, 내 방에라도, 가 있어....... 돌아다니지는 말고, 응? 다, 다녀와서 얘기하자."
* 샌즈는 당신을 남겨두고 집을 나섰다. 당신은 돌아갈 궁리를 하면서도 이 세상이 궁금해졌다. 당신의 마음이 호기심으로 충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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