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시선은 먼 곳을 쳐다보듯 멍했고, 걸음을 옮기다가도 우뚝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인간. 처음 만난 샌즈의 이름을 알고, 심지어 \'친구\'라고까지 칭하는 신기한 인간. 그와의 만남, 그 자체가 미지의 세상과 존재에 대한 호기심을 촉발시켰다. 거기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감춰 두었다는 사실은 웃음이 실실 나게 하는 짜릿한 것이었다.
\"샌즈!\"
귀청을 때리는 부름이 샌즈의 현실 감각을 돌려 놓았다.
\"아, 미, 미안, 불렀어?\"
\"말을 귓등으로 쳐듣냐, 어?\"
프리스크가 봤더라면 충격을 받았을 파피루스의 모습이었다. 그는 말만큼이나 매서운 눈으로 샌즈를 내려다 보았다.
\"미, 미안해.......\"
파피루스가 손에 쥔 끈을 잡아당기자, 샌즈의 몸이 끌려왔다. 끈은 샌즈의 목 쪽으로 이어져 있었다.
\"아까는 무단으로 이탈하더니.\"
\"아, 아, 자, 잘못, 했어......!\"
샌즈는 파피루스가 잡아 끄는 대로 끌려갔다. 목으로 전해지는 압박감만큼 그에게 현실을 일깨워 주는 것은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인간이 짜릿한 비일상이라면, 이것은 일상이었다.
* 당신은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괴물들을 바라보았다. 겉보기에는 다들 평범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검은 옷을 입은 키드가 지나가던 다른 괴물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땅바닥에 넘어진 괴물의 이가 부러져 뒹굴었다. 키드는 그 모습이 재밌다는 듯 깔깔 웃었다.
...... 당신은 평범해 보인다는 생각을 접었다.
당신은 샌즈의 말대로 얌전히 방에 있었지만, 문득 집을 둘러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방문을 열었다.
철컥.
* 열쇠로 문을 여는 소리가 났다! 당신은 재빨리 아주 좁은 틈만 남기고 문을 닫았다. 샌즈와, 그리고 믿기는 어렵지만 파피루스로 보이는 해골이 집에 들어섰다. 당신은 흉악하고 무서워 보이는 파피루스의 모습에 침을 꼴깍 삼켰다.
\"후우, 오, 오늘도 고생했어, 파피루스.\"
* 샌즈의 말에 안 그래도 무서운 파피루스의 얼굴이 더 무섭게 변했다.
\"아까는 뭘 하고 싸돌아 다닌 거야?\"
\"아, 아, 응, 그게.......\"
* 당신은 샌즈가 사실대로 말할까봐 두려워졌다.
\"아, 아무것도, 아니..\"
* 파피루스가 손에 쥔 끈을 잡아당기자 샌즈가 그대로 끌려갔다.
\"보나마나 뻔하지. 그릴비에 가서 쓰잘데기 없는 잡담이나 했겠지!\"
\"흐윽, 아, 아, 켁......!\"
* 파피루스가 끈을 더 높이 당기자, 샌즈의 얼굴은 더더욱 고통으로 얼룩졌다. 당신은 샌즈가 걱정되었지만 파피루스가 너무나 무섭게 느껴졌다. 문을 열고 당장이라도 그만두라고 소리 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큭, 크윽, 헉.......\"
* 파피루스가 팔을 내렸다. 당신은 이 짧은 순간이 너무도 길고 끔찍하게 느껴졌다.
\"파, 파피,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 파피루스는 샌즈를 보며 혀를 차더니 부엌 쪽으로 사라졌다. 당신은 무서운 시간이 지나갔다는 것에 다리 힘이 풀렸다.
샌즈가 방으로 들어섰다.
\"아, 보, 보고 있었구나.......\"
* 샌즈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당신은 줄이 초커인 줄 알았던 목걸이에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당신은 괜찮냐고 묻는 것조차도 망설여졌다.
\"아, 거, 걱정하지 마....... 늘 있는 일인 걸.\"
* 당신의 표정은 더욱 슬프게 변했다.
\"아, 난 진짜, 진짜로 괜찮으니까...... 파피 입장에서는...... 내가 얼마나 성가시고, 짜증 나겠어, 그렇지?\"
* 당신은 그래도 이건 아니라고 말했다. 아까 느꼈던 두려움이 서서히 가시고 있었다. 샌즈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너, 넌...... 고마워. 참 친절하구나.......\"
* 당신은 아까 나서지 못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어? 아, 아니야....... 네가 나타났으면 상황이...... 어, 그러니까 파피루스는 보다시피, 많이 무섭잖아....... 네가 나섰으면 일이 겉잡을 수 없이 커졌을 거야....... 마, 마음만으로도 고마워.\"
* 당신은 목걸이에 손을 뻗으려 했다. 샌즈는 살짝 뒤로 물러서며 당신의 손길을 피했다.
\"샌즈!\"
\"아, 파피가 부르네....... 나오지 말고 있어, 응?\"
* 샌즈는 다시 방을 나갔다. 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두려움으로 바뀌어 당신을 가득 채웠다. 당신은 침대에 앉았다가 그대로 누워버렸다. 이 모든 것이 그저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 저기.......\"
* 당신은 눈을 떴다. 유감스럽게도 모든 일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배, 배고프지 않아......?\"
* 눈앞에 놓인 따뜻한 스파게티의 냄새가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생각해 보니 당신은 비밀 방 기계의 버튼을 누르기 전에 먹은 파이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 했다.
\"이, 이건, 파피가 만든 건데.......\"
* 당신의 표정이 변했다.
\"아, 아까 그건 잊고, 맛만 생각해. 파피가 만든 스파게티는, 정말 맛있거든, 헤헤.......\"
* 당신의 배에서 요동치는 소리가 났다. 샌즈는 손수 포크를 당신의 손에 쥐여 줬다. 당신은 결국 배고픔을 이기지 못 하고 스파게티를 입에 넣었다.......
\"어, 어때? 맛있지?\"
* ...... 당신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원래 당신이 알던 파피루스의 스파게티와는 달리, 이 스파게티는 아주 맛있었다. 만든 요리사가 어떤지도 잠시 잊을 만큼.......
당신은 게 눈 감추듯 스파게티를 먹어치웠다. 샌즈는 그런 당신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릇은 나 줘. 갖다 놓을게.\"
* 당신은 샌즈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샌즈는 얼굴을 붉혔다.
\"아, 그러고 보니...... 나 아직 네 이름도 안 물어봤네.......\"
* 당신은 뒤늦은 자기소개를 했다.
\"프리스크...... 머, 멋진 이름이네.......\"
* 당신은 샌즈라는 이름도 멋지다고 했다.
\"아, 그, 그런가......? 고, 고마워.\"
* 샌즈는 그릇을 들고 방을 나갔다. 당신은 어두워진 창 밖을 바라보았다. 당신만 빼고 모두가, 일상적으로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문학 개추
너무나도 조타 - D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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