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몸을 일으켰다. 이런 상황에서도 잠이 잘 온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샌즈는 벌써 일어났는지 보이지 않았다. 당신과 샌즈는 지난 밤 내내 당신이 온 세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엄마처럼 당신을 돌봐준 토리엘, 첫만남은 무서웠어도 지금은 좋은 친구인 언다인, 진실을 마주하고 솔직해진 알피스, 이제는 친구들과도 무대에 오르는 메타톤, 친절한 국왕 복슬씨 아스고어, 그리고 재밌고 다정다감한 파피루스와 \'뼈 있는\' 농담을 하는 샌즈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헤, 그거 참 시, 신기하네.......\"
* 파피루스가 들을까봐 목소리를 낮춘 채 조용히 이야기했지만, 말의 불씨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당신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샌즈의 모습에 당신은 더 신이 났다.
\"그, 그 세상은, 진짜 꼭 무슨...... 만화 영화 같은 거구나....... 물론 그런 내용은 여기선 아무도 안 보겠지만.......\"
* 움츠려 있던 샌즈에게 작게나마 활기를 줄 수 있어서 당신은 뿌듯했다. 세세한 에피소드는 제쳐 두고 인물 중심으로만 얘기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이 흘렀다. 당신은 샌즈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고 했다.
\"아, 여기 얘기는 음...... 별로 재미 없을 텐데....... 내일 더 얘기하자. 시, 시간이 너무 늦었어. 내일도 순찰을 돌거든.\"
* 당신은 그러자고 대답했다. 샌즈는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웠다. 당신은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아, 아니야....... 손님인데, 찬 데에서 재우기가.......\"
* 당신은 결국 침대에서, 샌즈는 바닥에서 자기로 했다.
\"음, 간단히만 말해주자면...... 네가 있었던 세계에서, 반대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 파피도 그렇고, 나도.......\"
* 당신은 잠들기 전 샌즈의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무서운 파피루스, 내성적인 샌즈, 창문 너머로 보았던 키드의 모습.......
당신은 원래 세계에서처럼 돌아다니는 것조차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 잘 잤어?\"
* 샌즈가 들어와 스파게티 그릇을 내려놓았다. 당신은 샌즈에게도 잘 잤냐고 물었다.
\"어? 으, 응.......\"
* 샌즈는 얼굴을 자주 붉혔다. 딱히 부끄러워할 만한 상황이 아니어도 그랬다.
\"이것도 먹어봐. 맛있어.\"
* 당신은 스파게티를 입에 넣기 전, 샌즈는 먹었냐고 물었다.
\"응, 먹었어....... 신경 써줘서, 고마워.\"
* 당신이 먹는 모습을 샌즈가 흐뭇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다, 다녀올게. 밖에는 안 나오는 거야, 알았지?\"
* 당신은 조심하겠다고 했다.
\"그, 그래, 착하기도 하지.......\"
* 당신은 원래 세계의 샌즈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것을 떠올렸다. 당신은 어딘지 조금 쓸쓸해졌다.
샌즈는 비어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안간힘을 썼다. 어제를 기점으로 그에게 이제껏 없었던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누군가의 진심 어린 걱정을 받고, 밤새 그렇게 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프리스크가 그의 목걸이에 손을 뻗었을 때, 그런 손길이 너무도 낯설어서 피해버렸다. 그에게는 프리스크가, 프리스크의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다.
\'프리스크.......\'
그 이름마저도 그에게는 신비롭고 매력적이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 들뜬 마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샌즈!\"
\"아! 응, 파피루스.\"
파피루스의 부름에 달려가는 순간까지도 그의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 당신은 심심했다. 하루 종일 집 안에만 있는 것은 여간 좀이 쑤시는 일이 아니었다. 이곳 샌즈의 방은 원래 샌즈와는 달리 깔끔했다. 벗은 양말이 굴러다니지도 않았다. 당신은 호기심에 책상 서랍을 열어 보았다. 다양한 형태의 목걸이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당신은 서랍을 닫았다.
* 당신은 텔레비전을 켰다. 메타톤쇼가 방송되고 있었다. 당신은 샌즈의 말을 기억하며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눈과 팔이 더 많아진, 무서운 버전의 메타톤이 화려한 효과와 함께 등장했다. 오늘의 코너는 갖가지 톱니가 달린 기계 장치에서 살아남기....... 당신은 텔레비전을 꺼버렸다.
당신은 샌즈가 빨리 돌아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 잘 있었어?\"
샌즈는 자신을 반겨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절로 웃음이 났다. 집에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이런 기분일까 생각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프리스크를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또 다시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 프리스크는 그의 붉은 뺨에 손을 뻗어 열이 있나 살피려고 했다.
\"아? 으, 이, 이거 아픈 거 아냐....... 그, 그냥, 음.......\"
그는 프리스크의 시선이 닿는 곳이 간지럽다고 느꼈다. 그의 온 얼굴이 간지럽고 화끈거렸다. 그는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둘은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샌즈가 이 세계에 대해 말할수록 프리스크의 얼굴은 어두워져갔다. 샌즈의 말대로 이 세계는 프리스크가 있던 곳과는 반대였다. 잔혹한 근위대장 언다인, 실험실에서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는 알피스, 팬은 팬이지만 안티팬을 몰고 다니는 메타톤, 잔인하고 냉혹한 아스고어, 그리고.......
\"나, 나랑 파피도...... 네가 알던 거랑은 많이 다르겠네....... 하, 하지만, 너무 무서워하지는 않아도 돼. 내가 잘, 지낼 수 있게 도와줄게.\"
프리스크는 그의 말에 어렵게 고개를 끄덕였다. 샌즈는 누군가가 자신을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 기뻤다.
프리스크는 자신이 지하 세계로 떨어져 시작된 기나긴 여정에 대해 큰 사건들을 위주로 이야기해 주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적대하던 이들과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 무서울 때에는 어떻게 이겨냈는지, 기억에 남는 장소는 어디였는지. 프리스크는 조곤조곤 말하면서도 당시 느꼈던 감정을 내비쳤다. 샌즈에게는 이곳과 완전히 반대편인 세상의 이야기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내용에 집중하면서도, 프리스크가 드러내는 감정, 그리고 감정과 설명에 동반되는 손짓과 표정을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그러다 문득 누군가와 눈을 그렇게 오래 마주치고 있던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리스크는 워터폴을 처음 봤을 때의 감흥에 대해 열심히 말했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음...... 내일 내가 종이랑, 크레파스? 크레파스 쓰지?\"
프리스크는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사올게.\"
프리스크는 샌즈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샌즈는 그렇게 감사 표현을 많이 들은 적이 없었다. 무언가가 그의 가슴 언저리에서 뜨겁게 퍼지는 느낌이었지만 그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문학은...개춧!!!
* 불안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금손은뭐다? 개추다
불안한 느낌은 개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