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서서히 식어가는, 하지만 아직 따뜻하게 흐르는 아스고어의 핏물위로, 본래는 그에게서 났던 이가 스러지고 있다.

'플라위,아니 아스리엘 이었던가?' 슬그머니 놈의 이름을 떠올렸다. 그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첫 번째로 죽였던 그때를, 그는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도 이렇게 초라했었지. 지금까지 했던 역겨운 꼬라지들은 마치 어디갔냐는 듯이 말야.'  그렇게 속삭이듯이 조용히 되뇌이며 그는 한때 자신을 친구라고 착각했던 꽃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자, 이제 또 선택의 시간인가? 파트너."


그리말하며, 차라는. 마치 그녀의 옛 파트너였던 프리스크의 몸뚱아리에 대화하듯 말하며 눈을 감았다. 이제 이 눈을 다시 뜰 때에는 어두운 공간에 이미 존재가 희박해진 파트너와 쓸데없이 답이 정해진 이야기나 하겠지. 생각하며. 이미 그녀의 새빨간 눈동자에 비친 그의 모습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불살로 시작했던 것 같다. 분명히 불살이었다. 아무도 죽이지도 않고, 죽지 않는.

'그래, 그 물고기 자식부터 꼬였었지? 아마.'

이 몸의 주인이었던 그는, 한때 언다인이란 이름을 가졌던 괴물의 이름을 떠올렸다. 그래, 그때부터 그는 지치기 시작했다. 그녀로써는 기회였다.

잡아야 했던, 오랜만에 들어온 복수의 매개체였으니까. 시작은 아주 작은 상처에서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이 파트너의 마음을 부러트리게 만드는 급소로 만드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만날때마다 족족 죽이려 드는 괴물들(물론 그들의 목적이 죽이는 게 아닐 지라도 말이다.)은 점점 더 그 상처의 골을 깊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수단이자 방법이었다.


그리고 메타톤이었나? 그 괴상한 고철 덩어리에서 그는 마음을 꺾고 말았다. 그리고, 상황은 챠라 그녀가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그녀가 원하던 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세이브 로드를 이용해 맨 처음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구했던 이들을 모조리 죽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당했던 것의 울분이었을까? 아니면 이것이 자신이 만들어놓은 인위적인 감정의 부산물이었을까. 반 정도의 불살과 한 번의 몰살을 모두 보았던 그녀조차도 아직까지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그의 영혼과 육체를 차지하는데 성공했으며, 세계를 파트너의 힘을 이용해 초기화 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차라는 그의 육체를 이용해 다시금 이곳을 그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했다. 그렇게 한번의 세계의 구원자가 되었고, 다시 처음에 그랬듯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었다.


'시시하다'어느새 자신은 그렇게 되뇐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그와의 대화를 위해 눈을 떴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는 이제는 자신의 것이 된 자신의 파트너와, 그들을 뒤덮는 검은 공간만이 남아있었다.

였을것이다. 분명.



"뭐야?"


그녀는 당황했다. 분명히 마지막이었을텐데? 모두를 죽인 것까지 확인했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할 지라도...지금 이 순간에서는 분명 자신은 여전히 여기에 남아있어선 안 되었다.

그녀가 있던 세계는, 아직 끝을 맞이하지 못했다.

============================================================================================

후...언더테일이란겜 아직 해보지 않았지만서도 꽤 많은 스포를 봤고, 스토리 전체적으로 흥미있어서 써보는 글임.

배경을 말하자면 일단 프리스크로 몰살보고, 차라인 상태로 불살, 그리고 리셋 후 몰살루트를 다시 탄 건데, 끝부분에 게임이 끝나지 않은거임.

반응있으면 더쓸생각인데, 아...분명히 구상은 가스터랑 만난 차라이야기였는데 거기에 필요한 배경부터 먼저 글로 풀어나가려니까 엿같다..

스토리에 오류있으면 조언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