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는 이 광경에 적응될 법도 했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떨칠 수 없었다.
\"꼬맹아, 맛있지?\"
그의 형은 인간을 \'꼬맹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파피루스는 이름과 꼬맹이 사이의 묘한 차이를 느끼고 있었다.
샌즈는 자신이 만든 키슈에 대한 프리스크의 평가를 기다렸다. 프리스크는 눈을 빛내며 정말 맛있다고 칭찬했다.
\"헤, 다행이네.......\"
샌즈는 얼굴을 붉히며 웃었다.
\'또 시작이군.\'
파피루스는 그 모습이 못마땅했다.
프리스크가 이곳에 온 지도 벌써 2주가 지났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샌즈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파피루스의 눈에는 형의 변화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그가 원래 인간을 싫어하기도 했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다.
그의 형은 프리스크 앞에서 쉽게 얼굴을 붉히며,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자주 지었다. 파피루스는 그가 마치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어 주면 꼬리를 흔드는 개처럼 보였다. 프리스크의 웃음을 보기 위해, 호감을 얻기 위해 충실히 움직이는 개 말이다.
솔직히 말해, 그의 형이 요즘 들어 가장 행복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제까지 형과 함께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봐도 저렇게나 기뻐했던 적은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문제가 되었다.
\'지금은 이상하게 아무 소리도 없지만.......\'
저 인간이 돌아가고 싶어한다면. 파피루스는 끝이 훤히 보이는, 한시적인 그의 행복이 불안하게만 느껴졌다. 그럴수록 거기에 목을 메는 형은 더 한심해 보일 뿐이었다.
\"뭐, 필요한 건 없어?\"
프리스크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으응, 알았어.\"
샌즈가 프리스크의 정서에 맞는 건전한 책을 찾느라 유난을 떨 것을 생각하니, 파피루스는 벌써 머리가 지끈거렸다.
* 세계가 달라도 변치 않는 것이 있다는 점은 당신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이곳의 샌즈도 맛있는 키슈를 구워 내고, 당신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좋은 친구다. 말투와 분위기가 다르다고 해도 샌즈는 샌즈라고, 당신은 생각했다.
당신은 또 무엇으로 시간을 보낼지 고민했다. 그림 그리기, 샌즈가 가져온 단어 퍼즐, 십자말풀이, 누워서 쓰레기 같은 기분 느끼기 등, 당신은 이미 수많은 방법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당신이 부탁한 책은 이따가 샌즈가 돌아온 뒤에야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커튼을 살짝 걷고 밖을 살폈다. 창문을 활짝 열고 싶었지만 참았다. 당신은 창문을 아주 조금 열고, 그 아래에 앉아 틈으로 새어드는 바람을 맞았다.
당신은 밖에 나가고 싶어졌다.
\"아직 멀었어?\"
파피루스가 멀찍이 떨어져 선 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샌즈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뒤섞인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었다.
\".......\"
그는 파피루스의 말에 반응하지도 않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계속했다. 끈으로 묶인 채 버려져 있는 책들을 보고는, 풀어서 일일이 펼쳐 보기까지 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파피루스의 성화에 샌즈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
\"그, 그릴비라도...... 가 있든지.\"
파피루스는 쓰레기에 가까이 가기 싫어서 목줄을 푼 것을 후회했다.
\"참 대단도 하시지. 아까는 도서관, 이제는 쓰레기장이라니.\"
샌즈는 프리스크가 읽을 만한 책을 찾는 데에만 집중했다.
\"아주 인간한테 푹 빠졌구만.\"
그 말에 일순간 샌즈의 손이 멈췄다.
\"......?\"
그는 고개를 돌려 파피루스를 돌아보았다.
\"뭐, 내가 틀린 말 했어?\"
샌즈는 말문이 턱 막혔다.
그저 호기심이었다. 난생처음 본 인간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가 온 세계, 그의 생각, 그가 느끼는 감정이 알고 싶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소중히 감춰 두고 혼자 꺼내 보는 기쁨이었다. 그 비밀은 찬란히 빛났다. 그림에서부터 시작한 그 빛은 그로 하여금 그것에 손을 뻗고 싶게 만들었다. 그 빛을 감각하려 할 때면 이상한 열감이 그를 휘감았다. 빛을, 그의 어둡고 습한 세상에서 오롯이 빛나는 그 아이를 볼 때마다 열기가 느껴졌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을, 한 가지 표현으로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는 열감을 넘어 통증을 느꼈다.
잘읽고간다ㅠㅠㅠ개추 받으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편 다음편 다음편
꾸준히 써줘서 고마워! 샌즈가 자기감정이 뭔지 파악햇나보다...추천머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