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
이 지독히도 아름답게 튀어오르는 워터폴의 물방울들 아래
메아리꽃들은 조용히 자신이 전해받은 이야기들을 노래하고, 연꽃들은 줄줄이 피어난다.
이렇게 평범히 아름다운 날에 이 워터폴을 지나가는 하나이자 둘인 인간 아이가 있으니
그 하나를 차지하는 프리스크와
몇 번인가 세이브와 로드를 반복해주며 골려댔더니 이내 질려서는 프리스크 안으로 숨어들어 말로만 재잘재잘대는 차라.
덕분에 혼자 걸어가는 길이어도 퍽 외롭지 않아보인다.
* 그러니까, 몇번이고 말하지만 넌 진심으로 머리 어딘가가 엇나가 있는게 분명해.
* ....
* 넌 몇번이고 너의 \'힘\'을 사용해서 이 세계를 네 입맛대로 뜯어고쳐댔잖아?
* ....
*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밖으로 나가지 않는거야?
* ....
* [자ㅂ..
* 닥쳐! 좀 그만해! 빌어먹을.
* ....
프리스크가 언짢다는 듯 미간을 찌푸려보지만, 네 맘대로 하라는듯 차라는 계속 재잘거려댄다.
* 잘 들어. 넌 이 세계에서 내가 기억하는것만 해도 수십번의 리셋을 했고, 갈 수 있는 모든 곳을 가고, 만날 수 있는 모든 괴물들을 만났어.
* ....
* 그것 뿐이게? 너는 무엇인가에 집착하듯 누구에겐 이렇게해보고 누구에겐 저렇게해보고 하는식으로 또 다시 수십번의 리셋을 해왔어.
* ....
* 내가 생각하기에, 니가 정말 엄청나게 기억력이 나쁜 머저리가 아니라면, 이제 이곳에 있는 의미가 없단 말야. 알아?
* ....
* 제안을 하나 할게. 이곳에서 나가는거야. 넌 이미 몇 번이고 결계를 부숴봤으니 방법은 알고 있겠지.
결계를 깨는건 네가 원하는 방법으로 해. 나가선 또 다시 재밌게 노는거야. 우리에겐 \'힘\'이 있잖아. 네 맘에 들지 않으면, 우리의 \'힘\'으로 돌려버리면 되는 거고 말이야.
* .... 싫어
* 왜? 또? 뭐야? 뭐가 문제인 거야?
* [자ㅂ
* 아아아아악!! 좀!!!
하나는, 아니 둘은. 언다인에게 쫓긴 곳, 세이렌과 맞닥뜨려 노래를 불렀거나 죽였거나 혹은 도망쳐간곳, 우산을 씌워줬던, 혹은 씌워주지 않았던 석상 따위를 지나간다.
지겹도록 덧씌워진 지난 추억들의 배경이, 다시금 둘의 대화 사이로, 또 하나의 추억이 덧씌워져 바래져간다.
둘은 이내 거슨의 가게 근처에서 잠시 멈춰선다.
* 으엑, 여기 들어갈거야? 난 이 할배 맘에 안 드는데.
* .... 거슨은 좋은 분이셔...
* 좋긴? 허세만 잔뜩 든 능글맞은 영감쟁이야.
* [행동 - 맞장구쳐ㅈ..
* 아, 네, 네, 멋진 분 맞습니다. 자애로운 프리스크시여, 이곳에 들어가시겠나이까?
* ...
* 아니, 이 근처긴 하지만 거슨씨의 가게는 아닌 것 같아.
* 같아? 라고? 이 주변에 또 뭐가 있었더라?
* .. 나도 잘 모르지만.. 뭔가 위화감이 드는 걸
둘, 아니 하나는 다시금 꼼꼼히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무런 특이점도 찾아 볼 수 없다
.. 저기에 있는 회색 문만 빼고
* ....
* 전에 우리가 이런 걸 본 적이 있던가?
* 새로운 무엇인가가 있나 보네..
* 일단 들어가보는게 어때?
* 그래.
* ...
* 차라.
* 왜.
* 안에서 무엇이 나타나더라도, 공격하면 안 돼. 자비로운 마ㅇ
* 네 잘 알겠습니다.
차라에게 다시금 다짐을 받아내고, 프리스크가 살며시 문을 열어 발을 내딛는다.
* 실례합니다..?
*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 하지마.
* 네.
칙칙한 회색으로 도배된 좁은 복도의 느낌은, 어딘지 모르게 알피스의 비밀 실험실의 느낌이 난다.
어둡고 조용한 복도 끄트머리엔, 작은 방이 보인다.
프리스크는 조심스레 방 안으로 발걸음을 내딛고,
그 곳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거대한 검고 흰 빛깔의 무엇인가가 가만히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그것은 언뜻 보면 해골 같기도 하고, 무슨 이상한 가면을 쓴 것도 같다.
끔찍하게도, 그것은 살아있는 것 같았고, 가슴 언저리에선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것처럼 보인다.
그 무엇인가는 프리스크를 인지하지 못한 듯, 혹은 있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가만히 서 있을 뿐이다.
* (또 다른 융합체가 아닐까)
라고 차라가 한가한 생각을 하는 찰나.
프리스크가 대담하게 그것에 말을 건다.
* .. 저기요..?
그 순간, 그 무엇인가는 눈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번쩍 뜨더니 가슴 언저리의 무언가를 풀어헤친다.
그러자 가슴께에서 수증기가 마구 뿜어나오고..!
그것은 프리스크가 한 번 본적이 있는 물건이다.
* 컵라면..?
그 것은 그제서야 옆의 프리스크를 눈치챈 듯 새삼 놀란듯한 표정을 짓더니 프리스크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이더니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사라진다.
* .......... 윙딩..
* ....??!
* 모레는거냐 시불장세기가
조루근성의 말로
시발 진지글인줄 - D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