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프리스크는 일종의 후유증 비슷한 것을 겪고 있었다.
그것은 평소에는 괜찮았다. 괴물학교에 있을 때나 친구들과 있을 때, 숙제로 바쁠 때 등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괜찮았다. 문제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였다. 혼자 멍하니 있을 때나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면 어김없이 프리스크는 혼자서 실실 웃었다.
이 후유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심지어는 밤중에 자다가 일어났을 때, 눈을 뜨자마자 깔깔깔 웃어제낄 때도 있었다. 물론 한밤중에 큰 소리로 웃을 순 없으므로 잔뜩 소리를 죽여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 이럴 때 나오는 프리스크의 웃음소리는 평소 그녀의 웃음소리와는 전혀 딴 판이었다.
“아가, 요즘 괜찮니?”
“네?”
“눈이 빨갛게 충혈 됐어. 잠은 잘 자고 있는 거지?”
“그, 그럼요.”
“정말로? 나는 아주 귀가 밝아, 프리스크. 밤중에 들리는 웃음소리는 네가 낸 게 아니니?”
토리엘이 프리스크의 눈을 바라봤다.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 어설픈 거짓말은 통하지 않을 눈빛이었다.
“그게...사실은...샌즈 때문에.”
“샌즈가? 왜?”
“샌즈가 한 농담이 생각나서요. 그게 갑자기 떠올라서 웃음이 나왔어요.”
토리엘이 생긋 웃었다. 유머감각 동지를 찾아 기쁜 것 같았다.
“이해한단다. 원래 그런 농담은 들었을 당시보다는 나중에 터지는 법이니까.”
“아하하...”
“그래도 그게 잠을 방해할 정도가 되면 안 돼지. 나중에 샌즈를 만나거든 주의를 줘야겠구나. 네겐 조금 덜 재미있는 농담을 하라고 말이야”
...토리엘에게는 그렇게 변명했지만, 사실 프리스크가 잠을 못 이루는 이유에는 쓰레기 같은 개그를 선사하는 누군가의 책임만 있는 건 아니었다.
기껏 자려고 누운 사람 머리맡에 갓 구운 파이를 가져다놓아 코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달콤한 계피향을 방 안 가득 퍼지게 만드는 누군가의 책임 또한 어느 정도 있었다.
하지만 프리스크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프리스크를 배려해주려고 하는 그녀에게 밤중에 방에 들락거려서 잠자리가 불편하다느니 하는 티를 냈다간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게 뻔했다.
차라리 무슨 말을 들어도 껄렁껄렁 넘겨버리는 건달 같은 녀석을 탓하는 편이 프리스크로서도 마음이 편한 것이었다.
바꿔 말하면, 프리스크에게 있어 이제 토리엘보다는 샌즈가 더 편한 존재, 더 가까운 존재, 더 자주 생각나는 존재가 되었다는 뜻이다. 정작 당사자들은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지만.
2.
세계 일주를 떠난 파피루스와 샌즈는 한 달이 채 안 되어 돌아왔다. 돌아가자고 제안한 쪽은 의외로 파피루스 쪽이었다고 한다. 파피루스가 말하길, 소스의 종류와 토핑, 속재료, 조리법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창조해내는 스파게티의 세계와는 다르게...지상세계는 가도 가도 똑같은 아스팔트 도로 뿐이라 질렸다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스포츠카엔 스파게티 재료들을 저장할 공간이 없어서 곤란하다나.
건조 파스타 면을 보관할 곳이 필요했으면 이 넓은 지상세계 아무데에나 자리 잡았으면 됐을 텐데, 샌즈와 파피루스는 굳이 괴물학교와 드리무어 가(家)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샌즈는 돌아온 뒤엔 거의 항상 괴물학교 근처를 어슬렁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프리스크와 통학로에서 자주 마주쳤다.
“왜 여기로 돌아왔는지 물어봐도 돼?”
“응?”
“이제 괴물들에겐 왕이 없잖아. 꼭 여기로 오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래! 형! 나는 스파게티의 본고장에서 살고 싶었다고!”
파피루스가 뒤따라오며 소리 질렀다. 양 손에 인스턴트식품으로 가득 찬 봉지를 들고 있었다.
“잠깐, 파피. 그 얘기는 예전에 끝났잖아.”
“끝나지 않았어! 나의! 스파게티를 향한! 열정은!!”
샌즈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는 프리스크의 어깨로 손을 뻗어 세일러복 스카프를 만지작거렸다. 언젠가 프리스크도 뜨거운 땅에서 보았던 괴물학교의 교복이었다.
“글쎄, 이걸 보고 싶어서일지도.”
“또 농담한다.”
“그래! 농담이 아니라고! 형!”
샌즈가 낄낄 웃으면서 프리스크의 짧은 갈색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이래서 약속이 싫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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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상 지금부터 빡글모드로 쓰면 창작대회 출품기한 안에 낼 수 있을겁니다...아마도..
제목만...정하면...이론상으론....
와우
좋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