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질 끌린 실내화 아래에는 희끄무레한 것들, 먹구름이 토해내는 눈. 


당신은 따가울 정도로 찬 바람에 섞인 젖은 재의 냄새 때문에 입 안이 꺼끌거림을 느꼈다.



불 꺼진 거리의 밤은 한없이 고요하다. 당신은 어둠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았다. 당신의 발끝이 심하게 저리지만, 뭐, 어쩌겠는가. 여기서 죽는 것은 곤란하다. 아직 약한 당신이 그보다 앞서는 것은 '의지' 뿐인데, 보아하니 슬슬 그 역시도 의지를 가진 것 같으니 말이다. 당신은 노란 꽃의 말을 떠올린다. 죽기를 거부하는 의지, 운명을 바꾸겠다는 의지. ...그리고 뭐랬더라? 당신이 지하에 떨어진 후, 세계를 저장하는 힘을 잃었댔나? 당신은 조그마한 노란 별을 발 끝으로 톡톡 쳤다. 저장은 가능하지만 불러오기는 불가능하다. 의미가 없다.


지금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걷고 있다. 산 것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마을에서, 그와 당신만이 도드러져 있다. 당신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직 세이브와 로드와 리셋은 인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오, 당신은 그를 '그'라고 부르는데 심한 저항을 느낀다. 세계를 몇 번이나 부순 것은 분명 당신임에도, 그는 누구도 죽이지 않고 모든 것을 방관하다 최후의 최후의 최후에야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그' 라고 생각하는 건가? 웃기는 이야기다.


-이건... 하나도 웃기지 않아.


파트너가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그' 가 아닌 다른 호칭을 사용하도록 하자. 뼈다귀? 샌지? 어느 쪽이 당신의 취향에 맞을까? 오, 그래. 방금 생각해냈는데, 코미디언은 어떤가? 동생을 죽인 후 있지도 않는 동생과 대화하며 울부짖던 정신 나간 살인마 자식에게는 어울리는 호칭이다. ...이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까탈스럽긴! 이 정도는 멋대로 부를 거야!


어떻게 하면 저 코미디언 같은 녀석을 속이고 이 마을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파트너, 좀 더 잘 생각해봐. 저 녀석에게는 그 번쩍거리는 장난감이 있고, 순간이동을 하는 능력이 있고, 또 번쩍거리는 눈깔도 있고, 이제는 의지마저 있지. 아마도 아직 세이브 포인트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사용을 할 수 있음에도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아. 


-내가, 할 수 있을까?


뭘 겁내는 거야, 파트너. 당신은 영혼까지 넘겨주며 복구한 세계에서 몇 번이나 학살을 선택하는 괴물이잖아? 뭐, 당신은 데이터 덩어리에 그다지 감정 이입을 하지 않은 것 같기는 했다. 그래도 어째서 당신이 그런 선택을 내렸는지 이해하기는 어려운데. 처음에는 임팩트 있는 연출도 조금 지나면 단순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몇 번이나 화면에 똑같은 픽셀과 사운드가 나열되는 것을 수십 번이나 보다니, 그 변태적인 감각은 도대체 무엇인가?


...아, 그런가. 당신이야말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으니까' '해야 하는' 사람이었군.

그렇다면 무엇을 망설이는가? 그의 의지를 꺾어버리면 당신의 힘을 되찾을 수 있다. 그가 당신의 심장을 얼게 만들기 전에, 당신의 그의 두개골을 부숴버려. 당신은 할 수 있다. 당신은 나의 파트너, 나는 당신의 파트너, 당신은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내야만 하는 인간. 나는 이 세계의 종말을 꿈꾸는 자. 당신이 당신인 한, 나는 당신을 영원히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겨우 그 정도의 말에, 당신의 의지가 충만해진다.


그래. 

그렇다면 우선 선수를 치는...



"이런, 내가 먼저 찾았어. 동생."



소리를 언어로써 이해하기도 전, 히죽 웃는 먼지투성이의 해골이 등 뒤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당신은 기묘한 짐승의 뼈가 눈동자를 빛내는 것을 간신히 확인한다.

그리고,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고,



+++




오....
머더샌즈 좋아해....

문학 대회에 뭔가 내고 싶은데 언더테일 캐릭터는 다들 너무 어려워....

연습할 겸 짧게 끄적여봤어....



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