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는 문을 열었다. 거실도, 주방도 모두 불이 꺼져 어두웠다. 어둠 속에 적막만이 가득했다. 그는 천천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샌즈 방의 문은 열려 있었다. 그는 어두운 방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 하아.\"
파피루스의 눈에 프리스크를 꼭 안은 채 잠든 샌즈가 보였다. 프리스크도 어느샌가 잠이 든 모양이었다.
\"둘이 불도 안 켜고 뭐하는 거야.\"
파피루스의 목소리에 프리스크는 눈을 떴다. 그는 눈을 비비려고 했지만 샌즈가 너무 꽉 안고 있는 바람에 팔을 움직일 수 없었다. 샌즈의 모습은 어린 아이가 아끼는 인형을 안고 자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는 형의 모습에 파피루스는 끝없는 연민을 느꼈다. 파피루스가 다가와 샌즈의 팔을 조심스레 풀었다. 샌즈는 얼마나 깊게 잠든 것인지 침대로 옮길 때까지 뒤척이지 않았다. 프리스크는 샌즈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
파피루스는 벽에 붙은 그림들을 바라보았다. 여기에서는 볼 수 없는 밝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곳과는 너무도 다른 이질적인 세계. 그 세계의 인간. 그 이질성에 그의 형은 자석이 다른 극에 끌어들어 가듯 빠지고 말았을까. 항상 그늘이었으면 차라리 빛을 모르는 게 좋았을 것을.
맨 위 그림에는 터널 같은 마법을 통과해서 보았던 그곳이 그려져 있었다. 물 소리가 울리던 아름다운 폭포. 그곳은 프리스크의 세상이자, 그가 돌아가야 할 집이었다. 그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다.
\"...... 인간.\"
파피루스의 부름에 프리스크는 고개를 들었다.
\"집에 가고 싶어?\"
프리스크는 잠시 놀란 듯하다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파피루스는 안도인지 체념인지 모를 한숨을 쉬었다.
\"그래, 가자. 너희 집.\"
프리스크는 파피루스가 더 이상 무서워 보이지 않았다. 아까의 샌즈처럼 파피루스의 목소리에도 물기가 배어나는 것 같았다. 프리스크는 방을 나서기 전에 자고 있는 샌즈를 돌아보았다. 아마도 마지막이 될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뒤돌아섰다.
* 당신은 파피루스의 손을 잡고 어두운 숲길을 걸었다. 이 어두운 길을 그는 헷갈리지도 않고 잘만 걸어갔다. 음침한 새 소리, 벌레 소리가 들려도 무섭지 않았다.
\".......\"
* 파피루스는 아무 말없이 걷기만 했다. 당신은 아까 일이 떠올랐다. 당신의 앞에 무릎을 꿇던 샌즈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당신은 그 자리에 우뚝 서버렸다. 파피루스가 당신을 바라봤다. 당신을 샌즈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파피루스는 당신에게 눈높이를 맞췄다. 당신은 스스로가 위로 받기 위해 샌즈에게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어두운데 눈앞이 흐려지기까지 했다.
\"넌 그냥 눈에 띄었을 뿐이야.\"
* 파피루스가 당신의 눈가를 손으로 닦아냈다.
\"형은 눈이 멀었던 거고. 그거뿐이야. 어차피 넌 이제 돌아갈 거잖아.\"
* 파피루스는 당신의 손을 잡아끌었다.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우거진 나무가 무성해도 파피루스는 개의치 않고 걸었다.
조금 더 걸어가자 저멀리에 작은 빛이 보였다. 처음에는 공 모양으로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당신의 몸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고리로 변했다.
\"어쩌면 네 친구들 중 하나가 손을 쓴 걸지도 모르겠군. 점점 약해지니까 빨리 가.\"
* 당신은 파피루스의 재촉에도 그를 향해 팔을 뻗었다. 그가 뒷걸음질을 쳐도 그만큼 다가갔다. 당신은 파피루스를 안으며 미안하다고 했다.
\"...... 너도, 우리도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거야. 다시는 보지 말자.\"
* 파피루스는 아주 잠깐 당신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쓰다듬으려 했던 걸까. 당신은 고리 속으로 한 발을 내딛었다. 당신의 눈앞에 어둠이 펼쳐졌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파피루스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서 있었다. 당신은 또 다시 흐려지려는 눈을 소매로 닦고,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샌즈는 끝없는 공간을 헤매는 꿈에 놀라 퍼뜩 눈을 떴다. 어두운 방에는 무거운 적막만이 내려앉아 있었다. 기척 하나, 숨소리 하나조차 끼어들 틈 없이 숨막히는 고요가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순간, 그는 프리스크가 자신을 영원히 떠나갔음을 알았다. 불안은 그가 깨어나길 기다린 듯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샌즈는 불안이 등을 떠미는 대로 뛰었다. 불안에 사로잡힌 그는 미친 듯이 뛰다가도 우뚝 멈춰섰다. 자신이 애써 부정했던 그 끝을 보게 될 것이 두려웠다. 그럼에도 움직여야 했다. 그는 보낼 준비가 안 되었다.
샌즈가 도착했을 때, 그 빛은 서서히 작아져 거의 사라지기 직전이었다. 그 앞에는 파피루스가 서 있었다. 샌즈는 멍하니 파피루스를 바라보다가 주저앉아버렸다. 그의 입에서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기괴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파피루스는 샌즈에게 다가갔다. 샌즈는 그를 원망할 새도 없이 자신의 꺼져버린 빛을 향해 흐느꼈다. 파피루스는 땅을 힘껏 그러쥐는 형의 손을 잡았다. 가질 수 없는 이질성에 몸부림치는 형을 감싸 안았다. 어두운 지하의 바람은 변함 없이 불었다.
* 저멀리 빛이 가까워진다.
이곳을 지나면 당신이 사랑하는, 당신을 사랑하는 모두가 있다. 모두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물 소리가 가까워졌다. 당신은 애써 기쁜 생각을 하려 했다. 남겨 둔 당신의 잘못이 지나온 어둠 속에서 당신을 불렀다. 당신은 계속해서 걸어갔다. 계속 걸어나가면 집에 도착할 것이다. 그러면 모두 다 잊고 모르는 기계 같은 건 절대 만지지 않을 것이다. 다 괜찮아질 것이다. 전부 다. 없던 일처럼.......
당신은 샌즈에게 마지막으로 미안하다고 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광광 우럭따 ㅜㅜ
시발 이거 진짜 개명작인데 왜 안읽어 개새끼들아
* 아...왜 찝찝한기분이지?
퍄퍄퍄
ㅗㅜㅑ
프리스크는 죄책감을 안고 살 거 같고 샌즈는 말할 것도 없고 존나 배드엔딩.. 히야 띵작
퍄퍄 - DCW
좋은 배드엔딩이다
개추얌
시벌...ㅇ최고
퍄퍞ㅍ퍞ㅍ퍞퍄
샌즈불쌍하다 펠프리스크가 마침 폐허에서 나올때쯤이면 좋을텐데
완결난걸 이제야봤다 고마워 나 펠시리즈에서 이렇게 파피 내맘에 쏙들게 멋있게 나온거 처음보는 거 같아 펠샌즈도 좋아하는데 샌즈는 다들 멋있고 자상하게 표현해주면서 파피루스는 그런게 많이 안보이더라구... 반할거같아 너네집 펠샌즈랑 펠파피 진짜 좋다
존나재밌게 그동안 잘읽었다. 다이아몬드손이네 나중에 다른 문학써줘 진짜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