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터어어어어얼렸구나!!!"

소녀의 몸을 꿰뚫는 수많은 뼈다귀들. 소녀의 입이 삐그덕거리며 움직였다.

"커,커억......"

하지만 나오는 것은 말 대신 의미 없는 바람 소리뿐이었다. 샌즈는 서서히 식어가는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컥.....커억......"

샌즈가 다가오자 소녀의 입에서 피가 울컥 비어나왔다. 샌즈는 소녀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만약 우리가 진짜 친구라면 말야..."

소녀의 눈빛이 서서히 흐려져갔다. 샌즈는 소녀의 의식이 떠나가는 것을 보며 말을 이었다.

"다시 여기로 돌아오지 않겠지."


1

"헤헤. 꼬맹이. 그래도 친구는 친구였나봐."

샌즈는 완전히 식어버린 소녀의 시체를 보며 중얼거렸다. 샌즈는 픽 웃었다. 시계바늘 마냥 외길로 가던 소녀의 의지가 멈춘 것이었다. 샌즈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지치는걸. '뼈'가 휠정도로 말이야."

샌즈는 히죽 웃었다. 하지만 이내 웃음을 거두었다.

"파피루스."

종말은 막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그가 잃은 것들 역시 사라진 그대로였다. 바뀐거라곤, 자신과 지하세계의 운명뿐.

"헤헤......"


2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샌즈는 거기서 하루를 더 있었다. 소녀가 다시 일어날 수도 있었고, 시간이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에 샌즈는 그렇게 있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샌즈는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가 다시 일어나는 일은 아마 없는 거 같네."

샌즈는 홀을 떠나며, 중얼거렸다.


3

끼익

샌즈의 발길은 그의 집에 닿았다. 샌즈는 문을 열었고, 황량함이 그를 반겼다. 아주, 아주 잠시나마 혹시나했던 기대는 그렇게 사라졌다. 샌즈는 피식 웃었다.

"나도 바보같네."

냉장고를 열어보니 얼어붙은 스파게티가 있었다.

"헤헤......파피루스."


4

지하세계에 남은 것이라곤, 백성 없는 왕과 방황하는 해골뿐이었다. 재잘거리던 꽃들도 침묵했고, 쓸데없는 소음이나 잡음도 사라졌다. 샌즈는 스노우딘을 가로 질러 걸어보았지만, 예전처럼 들러오는 소리도, 막아서는 사람도 없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의 소중한 동생도 없었다.

"윽."

비척거리며 걷던 샌즈의 다리와 돌이 부딫쳤다. 샌즈는 히죽거리며 말했다.

"아프구만. '뼈'가 시리게."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5

마지막으로 농담을 한 이후, 아마 수년이 지났다. 샌즈는 고민하고, 주저하며 소녀의 시체를 묻었다. 소녀는 마지막만큼은 친구로 쓰러졌고, 존중할 필요가 있었다.


6

아스고어를 찾아간 샌즈는 실망했다. 더 이상 왕은 없었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수척해진 염소뿐. 샌즈는 피식 웃었다. 이제 이 지하에 남아있는 온전한 영혼이 하나가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7

...

샌즈는 그렇게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수십년. 홀로 마을을 돌아다니고, 홀로 살아온 지금. 파피루스에 대한 '뼈'를 사무치는 그리움 마저 삭아버렸고, 이제는 아련하게 그리운 기억만이 남아있었다. 더 이상 농담도 하지 않고 미친듯이 같은 나날을 보냈고, 지하세계의 유일한 생존자로써 의무감만으로 살아온 나날이 이렇게 이어져왔었다.

"드디어."

그리고 그 나날의 끝이 오늘 이렇게 닿아왔다. 소녀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었다.

"파피루스."

허무와 냉소로만 차있던 니힐리스트는 마지막 온기를 기억하며 중얼거렸다.

"돌아간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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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쓴건데, 틀린 설정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