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른 종족을 갈랐던 경계가 사라졌다. 괴물들은 지상으로 올라왔고, 아무도 기대치 않던 공존의 나날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평화의 연속 속에서 한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즐거웠고, 행복했다. 자신의 친구들이 인간들과 함께 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소녀는 기뻤다.
2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소녀의 집에 한 남자가 찾아왔다. 남자는 소녀를 만나고 싶어했다. 토리엘은 알 수 없는 남자를 막았다. 하지만 소녀는 남자를 반겼다. 소녀는 걱정하는 토리엘을 안심시키곤, 남자와 대화를 나누었다.
3
남자는 소녀와 단 둘이 되자 말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프리스크 맞죠?
남자의 질문에 소녀는 맞다고 대답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다행입니다. 제가 잘 찾아왔군요. 저는 프리스크 당신을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무슨 이유에서 만나고 싶었냐고 물었다. 남자는 머리를 긁적이고는 말했다.
-당신도 짐작하겠지만, 저는 지상으로 나온 괴물들을 먼저 만났습니다. 정말 유쾌하고, 친절한 이들이었지요.
소녀는 남자의 말에 방긋 웃었다. 남자는 소녀의 웃음에 마주 웃어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당신의 존재를 들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저는 깨달았지요. 괴물들이 인간에게 보여주는 과도할 정도의 호의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도 말입니다.
소녀는 인간들에게 자신의 칭찬을 하는 괴물들을 상상해보았다.
-여튼 그러다 저는 몇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정확히는 가설이라고 해야될까요. 생각을 정리하고 고민해보았지만, 그 의문과 가설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소녀가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자는 가볍게 웃으며 이어 말했다.
-서론이 길었군요. 여하튼 제가 당신을 찾아온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괴물들을 보고, 괴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긴 의문들을, 당신에게 묻기 위해서입니다.
소녀는 자신이 그 대답을 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남자는 부정적이지 않는 반응에 만족해 하며 대답했다.
-충분합니다. 솔직히, 대답이 불만족스러워도 상관없습니다. 뭐, 답을 구하러 온 것이라고 하기보단, 당사자의 심정을 듣는 것으로도 충분한 질문들이니까요.
남자는 숨을 한 번 쉬고는 다시 말했다.
-그럼 제 질문에 대답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4
-괴물들이 착하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남자의 질문에 소녀는 활짝 웃었다. 그리곤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저보다도 당신이 더 잘 알겠군요. 그럼 다음 질문을 하겠습니다. 아, 앞으로 이런식으로 여러가지 질문을 해도 괜찮겠습니까?
소녀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남자는 주머니에서 수첩하나를 꺼냈다. 수많은 글자들로 점철된 수첩이었다. 소녀는 살짝 당황했다.
5
-당신은 인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녀는 남자의 질문에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소녀는 잠시 고민했다. 그리곤 이어 딱히 생각해본 적 없다고 대답했다. 남자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질문을 다시 하죠. 모든 인간들이 착하다고 생각합니까?
소녀는 주저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다시 말을 덪붙였다. 사람들 모두 크기는 다르지만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는 소녀의 대답에 키득거렸다.
-아아, 예. 역시 당신은 순수한 것 같습니다. 저 유쾌한 괴물들보다도 말입니다.
소녀는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남자는 웃음을 멈추곤 대답했다.
-기분나쁠 수도 있겠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워낙 말을 가릴 줄 몰라서 말입니다.
소녀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남자는 살짝 고개를 숙인 다음, 이어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어서 물어도 되겠습니까?
소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묻겠습니다. 괴물과 인간이 전쟁을 했었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소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것도 알고 계십니까?
소녀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괴물들이 인간보다 약하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괴물들이 인간의 기준을 당신으로 삼고 있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소녀는 조용히 있었다. 소녀는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남자의 얼굴에 있었던 웃음기는 이제 없었다.
-착하지 않은 인간들이 많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시간이 흘렀지만, 전쟁을 일으켰던 인간들이 바뀌지 않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약하고, 착해빠진, 그리고 인간들을 당신만큼이나 순수하다고 믿는, 순진한 이들이 인간들과 얼마나 잘 지낼 것 같습니까?
-상대의 친절을 이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계십니까?
남자는 소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해서 물었다. 소녀는 거의 울 표정이 되어 있었다.
남자는 소녀의 얼굴을 보며 마지막으로 물었다.
-도대체 무슨짓을 한 것입니까? 당신은.
나이먹고 보니까 좁고, 조금은 부족한 요람이 알고보니 낙원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
나도 이런생각 해본적 있는데
ㅇㄱㄹㅇ.....
지상낙원에서도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은 있다잖아
* 잠깐 박힐게 분명하다는건 뭐시여
* 근데 이게 현실이긴 하지...
말에 뼈가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