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안녕.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뭐, 그러겠지. 거기는 그야말로 네 세상이니까. 나야...... 늘 똑같지. 순찰하다가 일이 생기는 경우는 별로 없거든. 여기는 늘 똑같아. 다들 싸우고 물어뜯고 날뛰지. 워터폴은 지저분하고. 네 쪽도 여전하겠지. 네가 돌아가서 안정을 찾았을 거야. 아무튼...... 그래.
내가 이러는 건...... 시간도 꽤 지났고, 이제 와서 생각해 보는 거지만. 넌 꼭 무슨 질병 같은 아이가 아니었나 싶어. 다 늦어서 널 원망하거나 비난하려는 게 아니야. 아니, 사실 원망한 적은 있었지. 왜 하필 우리에게, 형에게 왔는가 하는 생각을 하긴 했어. 왜 열이 끓어오르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나 하는...... 아, 이게 비난하는 건가. 미안. 원래 이렇게밖에 표현을 잘 못 해.
형은...... 잘 지내고 있어, 생각보다는. 난 형이 네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정신 없게 하거나, 혹시나 쓸데없는 짓 못 하게 하루 종일 감시하거나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별로 그럴 필요는 없더라고. 대신 네 그림이랑 크레파스는 버렸어. 그건 눈에 안 띄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이해하지? 아, 그 워터폴 그림만 빼고. 형이 그것만은 안 됀대. 꽃은...... 그건 차차 정리할 거야. 형이 아직도 돌보고 있어서. 요즘 형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그렇게 하는 게 가장 나은 거 같아서. 혼자 있을 때는...... 가끔 널 만났던 곳을 가보는 거 같아. 가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돌아오곤 해. 네 얘기는...... 처음에는 많이 했는데 이젠 조금 괜찮아진 거 같아. 뭐, 프리스크라는 열병이 거의 가신 거겠지. 미안해. 널 탓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그래도 너무 걱정은 하지 마. 형이 무언가...... 활기를 찾을 일이 생기기는 했거든. 그건...... 미안, 말하진 않을게. 네가 모르는 얘기도 있어야 재밌잖아.
뭐, 어차피 듣지도 보지도 못 하는 거 한번 지껄여 봤어. 그러니 음...... 이제 정말 안녕. 잘 지내.


\"어, 어쩌지 플라위......?\"
\"뭘 어쩌긴 어째, 도망쳐야지.\"
\"그, 그치만 길이 여기 하나뿐인데.......\"
\"옆으로 빠져, 샛길로라도 가.\"
\"으, 근데...... 아까부터 계속 보고만 있는 걸.......\"
\"널 공격하려고 간 보는 거잖아, 빨리 안 가?\"
\"어...... 방금 우릴 보고 웃었어.\"
\"웃으니까 더 소름 끼쳐, 빨리 가자니까!\"

한 발짝 다가갔다.

\"......?\"

어쩌면 다시 휩쓸릴 것을 각오하고.

\"......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