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깨우지 않았어? 꿈 속에서 무서운 뼈다귀 괴물이라도 '본'거야?"

어디선가 박자를 타는 드럼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상체를 일으켜 배게에 등을 기댄 샌즈가 다리 위에 이불을 걷어내며 묻는다. 티셔츠 아래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앙상한 뼈다귀 두 짝이 들어난다. 새하얀 시트 위에 새하얀 뼈다귀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당신은 그것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길게 뻗은 뼈다귀 위에 일상생활 중에 얻은 크고 작은 흠집이 군데군데 나있다. 샌즈는 그것들이 수 일 내로 생겨나고 또 없어진다고 했다. 인간의 머리카락이 빠지고 또 자라는 것처럼 아프진 않은 모양이다.

"뭘 보는거야? 꼬맹아. 말했지만 난 뼈 뿐이라고."

샌즈는 한 쪽 다리를 세워 올리고 보라는 듯 손으로 골반 가까이의 새하얀 뼈를 천천히 문지르며 말한다. 뼈로 된 손 끝이 뼈로 된 다리 위를 스치며 긁는 소리를 낸다. 당신은 샌즈가 뼈다귀긴 하지만 지금 아래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허? 맞아. 난 지금 아랫도리는 다 벗고 있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어젯밤에 바지를 잃어버렸거든."

당신은 민망함을 느끼며 품으로 이불을 한 껏 끌어당긴다. 솜이불이 샌즈의 곁을 떠나며 시트 위에 더 많은 뼈를 드러낸다. 당신은 당황해하며 이불을 제자리로 밀어 넣는다. 샌즈는 그런 당신을 주시한다. 당신은 샌즈에게 당신 앞에서 그렇게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것이냐고 물으려다

"음? 그 표정은... 이렇게 있으면서 아무렇지 않냐고 묻는 사람의 표정이군. 좋아. 무언가 입는게 좋겠어."

샌즈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왜 그곳에 있을지 모를 스탠드 위의 양말을 집어올려 뼈 위에 얹어놓는다.

"짠."

당신은 그 순간 동쪽의 어느 예의 바른 나라에서 뼈를 오랜시간 우려낸 뽀얀 국물 요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형!"

파피루스가 문을 거칠게 열어 젖히며 방 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문이 밀려나며 끌고 들어온 바깥 공기가 방 안에 가득차며 버터스카치 파이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당신은 오늘 아침이 스파게티가 아닌 것에 평온함을 느낀다.

"오 세상에! 바지는 어디갔어! 형! 그 양말은 뭐야?"

파피루스가 급하게 다가와 뼈다귀 손으로 당신의 두 눈을 가린다. 차갑고 딱딱한 뼈다귀가 당신의 피부 위를 살포시 누른다. 당신은 뼈 마디 사이로 모든 것이 아주 잘 보인다.

"글쎄, 분명 잠들기 전까진 바지를 입고 있었어. 자는 사이에 누가 벗겨가기라도 했나보지? 응?"

샌즈는 당신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인다. 당신은 강하게 부정한다. 파피루스는 방 안을 둘러보며 걸칠만한 것을 찾다가 한 쪽 구석에 샌즈의 양말과 당신의 줄무늬 티셔츠가 뒤섞여 에봇산처럼 쌓여있는 것을 보고는 이내 포기했는지 두르고 있던 머플러를 풀어 샌즈에게 건낸다. 당신의 어깨너머로 스쳐지나가는 머플러에서 은은하게 스파게티 소스 냄새가 난다.

"당장 이거라도 둘러! 밖에 선생님이 와계신다고!"

파피루스는 토리엘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샌즈는 귀찮다는 듯 다시 자리에 누워버리며 온 몸에 이불을 돌돌 만다. 새하얀 이불이 뼈 사이사이의 빈 공간으로 채워 들어가며 샌즈를 통째로 집어 삼킨다.

"아줌마한텐 미안하지만 난 자고 있다고 전해줘. 이런 모습이 아이 교육에 좋지 않다고 잔소리를 듣는 건 이'골'이 났거든."

어디선가 익숙한 드럼 박자가 들려온다. 파피루스는 그런 샌즈를 못마땅해 하며 머플러를 고쳐멘다. 파피루스는 당신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을 돕는다. 당신은 실내화를 신고 방을 나서기 전에 뒤돌아 샌즈를 확인한다. 그는 벌써 잠에 빠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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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당신이랑 샌즈가 아침에 일어나는 글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164609

누군가 더 써달라고 해서 기뻐서 더 써왔어...

불살후 일상물이고 가학적인건 없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