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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결전의 날이 되었다.


샌즈의 능력을 이용하여 난입했던 날과 달리 정식으로 게스트가 된 파피루스가 요리복을 입고 정식으로 요리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세트에는 요리하는데 필요한 기구들과 함께 거대한 식탁이 놓였는데, 시식의 게스트로 초빙된 파피루스의 친구이자 유명인들, 


프리스크와 언다인 등 친구들, 토리엘과 아스고어가 주르륵 앉아 있었다.


메타톤은 긴장한 목소리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인간 세계에서도 유명한 고든 램쥐 쉐프가 출현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니 인간 쪽의 시청률도 생겨서, 최근 시청률이 어마어마하게 올랐던 것이다.


심지어 인간 계에서도 메타톤의 팬이 많이 생긴듯 했다.


"후우.. 오늘이 바로 그 날입니다. 4주전 이 자리에서, 파피루스는 쉐프께 끔찍하다는 평을 받았죠."


그의 진행과 동시에 쉐프가 날뛰는 자료화면이 큰 스크린에 재생되었다.


그 날의 외침과 분노가 생생히 재생되는듯 했다.


막상 그 영상을 남긴 고든 램쥐 쉐프는 평온한 표정으로 파피루스의 옆에 서 있었다.


파피루스 또한 평온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료화면이 끊기자 메타톤은 마이크를 든 채로 다시 말했다.


"과연 그의 요리는 4주동안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그대로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을까요?


그 결과물을 알아보기 위해 특별히 초청한 그의 친구들입니다. 오늘 시식을 책임지실 분들이죠. 자, 박수 한 번 주세요!"


그의 신호에 친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일어나 대중들에게 뻣뻣히 인사하자, 우레같은 갈채가 쏟아졌다.


아무래도 4주 전에 본 요리를 자신들이 먹을 필요가 없다는 안심도 포함되어 박수 소리가 큰 것 같았다.


내심 그 감정을 느낀 메타톤은 마음 속으로 가볍게 쓴웃음을 지었지만 프로답게 티내지 않고 상황을 계속 이어갔다.


메타톤은 고든 램쥐 쉐프에게 배턴을 넘겼다.


"쉐프, 저번에 비하면 지금 파피루스의 실력이 어느 정도로 늘었는지 말씀하실 수 있나요?"


"그걸 지금 말하면 방송의 김이 팍 새지 않겠어요, 메타톤?"


"오우, 인간 세계의 스타라 그런지 저보다 방송을 더 잘 아시는 것 같아요. 하하하."


"다만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기대하셔도 좋다는 말 뿐입니다. 어허허."


고든 램쥐 쉐프와 메타톤의 만담이 이어지며 방송에 전체적으로 낀 긴장을 걷어냈다.


파피루스는 본격적으로 식기를 챙기며 요리할 준비를 마쳤다.


언다인은 긴장한 표정으로 프리스크에게 말했다.


"저, 저 녀석이 내가 가르쳐 준 대로 하는건 아니겠지..?"


"*당신은 언다인을 안심시켰다."


지은 죄가 있어 불편한 표정의 언다인이었지만 그녀는 최대한 웃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파피루스가 자신의 식으로 요리를 하려고 하면 제지할 마음은 뱃속에 가득했지만.


한참 만담을 나누던 메타톤은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저번과 같은 조건, 같은 시간임을 상기시키기 위해 몇 마디 더 던져야 했다.


"이번의 요리는 저번과 완전히 똑같은 조건이 될 겁니다. 


파피루스는 주어진 재료와 시간 안에 친구들이 시식하고 만족할 스파게티를 만들어야 하죠.


과연 그가 잘 만들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메타톤이 말을 마치자 푸슈슉 하고 시각 효과를 위한 불꽃이 뿜어지며 자료화면이 재생되던 스크린에서 15:00 이라 표시된 전자시계가 나타났다.


곧 시계에 표시된 시간이 1초씩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고든 램쥐 쉐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파피루스는 칼을 쥐고 조심스럽게 요리를 시작했다.


언다인이 가르쳐준 대로 요리하는것이 아니라 쉐프에게 배운대로 식기를 쥐고 차분하게 재료를 다루었다.


그녀는 그 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언다인은 집을 한 번 태워버린 이후로 파피루스가 요리를 못 하는 원인은 자신이 제공했다는 것을 알았기에 


만천하에 그 모습이 보여지는걸 원치는 않았다.


'네놈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뭐냐?'


'으음.. 역시 친구들이죠. 녜헤헤!'


'식재료도 네놈 친구라고 생각하고 다뤄봐라.'


램쥐 쉐프의 가르침이 천천히 파피루스의 머릿속에서 재생되기 시작했다.


먼저 면을 타지 않도록 삶기 시작했다.


파피루스의 뼈다귀 손은 어느때보다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호..파피루스의 분위기가 조금 바뀐 것 같지 않아?"


앉아서 졸다가 파피루스가 요리를 시작하자 깨어난 샌즈가 파피루스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가 보기에도 언다인에게 배웠을 때보다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당신은 어쩌면 기대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저 인간.. 유명한 요리사랬지? 유명한 요리사가 얼마나 '골' 때리게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파피루스가 저렇게 바뀐걸 보면 보통은 아닌 것 같군."


샌즈와 프리스크가 조용히 대화하는 동안에도 요리는 진행되고 있었다.


파피루스는 완전히 진지한 표정이 되어서는, 땀을 흘리며 집중하고 있었다.


세트에 놓여진 재료 하나, 조리도구 하나 눈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었고, 자연스러운 동선이 머리에서 그려졌다.


또한 그 순간에도 두개'골' 속에 새겨진 쉐프의 교육은 하나하나 그려지고 있었다.


'맛을 확인할 수 없다면 적어도 몇 분에 어느 정도의 불에서 면을 익혀야 안 타는지 외워라. 그렇게 해서라도 면을 태우거나 설익히지 마라.'


'태우거나 설익힌다는 건 기본이 부족하다는 얘기지. 그런 놈들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해.'


그 말을 들은 날은 지금까지 별 생각 없이 다루던 불이 파피루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 날이었다.


면을 삶기 시작한 파피루스는 동시에 MTT 브랜드의 팬을 꺼내어 올리브유를 두르고 야채를 잘게 썰어 털어넣었다.


'야채의 칼질 각도 하나하나가 요리의 맛에 영향을 미친다. 


얇게 써느냐 두껍게 써느냐에 따라 익혀지는 속도가 갈리고, 잘 익는지 설 익는지 타는지가 갈리지.'


'느려도 좋으니까 최대한 균일하고 정확하게, 요리의 목적을 떠올리며 썰어라.'


그 날은 파피루스가 언다인 식으로 야채를 다루는 것을 그만두고 칼을 처음 제대로 잡은 날이었다.


쉐프의 방대한 지식에 파피루스는 '골'이 깨질 정도로 머리가 아팠지만, 반복적인 학습과 호령 속에 그 지식 역시 뼈에 새길 정도로 확실히 기억했다.


불을 조심스럽게 올리고 팬을 흔들며 야채를 볶기 시작했다.


세트장에는 어느새 기름 냄새와 야채의 향이 은은하게 돌고 있다.


평소의 망쳐버린 괴식의 끔찍한 냄새가 아닌, 요리의 향기가 나고 있는 것이다.


"괜찮은 향이네. 응."


토리엘이 가볍게 킁킁거린 후 말했다.


야채를 다 익힌 파피루스는 소시지 껍질을 뼈다귀 손으로 쓱쓱 벗기더니 칼로 조심스레 으깨었다.


고기가 팬에 들어가자 지글지글 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고기와 야채가 어우러진 채 기름이 잘 배어들어 익혀지고 있다.


'토마토는 보기보다 연약한 녀석이야. 네 인간 친구를 다루듯이 해!'


파피루스느 방울 토마토를 정확히 반으로 갈랐다.


조금만 이르거나 늦게 투입해도 안 되는 중요한 재료였기에 넣는 타이밍을 재고 또 쟀다.


언다인은 문득 파피루스가 쉐프가 4주 전에 보여준 요리를 그대로 만드는 것임을 눈치챘다.


'제법이잖아?'


파피루스의 팔뼈에는 그가 시간을 암기하느라 뼈에 적고 지우고를 반복했던 검은 수성펜의 냄새가 남은 것만 같았다.


그는 쉐프가 강조하던 '간' 에 대해서 떠올렸다.


'어떻게 간을 하느냐에 따라 괜찮던 요리가 쓰레기가 되기도 하고, 쓰레기같은 요리가 그래도 생긴 것과는 다르게 먹을만한 요리가 되기도 하지.'


'내가 봤을 때 네놈이 만족스러워하는 기준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다. 네가 부족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에서 간을 멈춰라.'


빠르게 통을 집어 칙칙 가볍게 치는 정도로 간을 마무리하고 면 삶던 물을 몇 스푼 떠서 소스에 뿌렸다.


소스가 걸쭉해지며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좋아, 잘 하고 있다.'


고든 램쥐 쉐프는 흐뭇한 표정으로 파피루스의 요리를 뒤에서 지켜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평소 찾아볼 수 없던 미소가 걸려있었다.


'이제 면 삶던 물은 버리고, 면만 깨끗한 집게로 집어서 올려. 그렇지. 그렇지.'


파피루스는 자신이 배우고 봤던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그럴듯한 소스 위에 잘 삶아져서 윤기가 나는 면발이 부드럽게 올려지고 있었다.


꿀꺽, 하고 요리를 본 누군가가 군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새 멋진 스파게티의 향기가 마구 흘러 세트장을 가득 채웠다.


파피루스는 결연한 표정으로 면발을 다 올린 후 파마산 치즈와 강판을 들어올렸다.


대망의 마무리, 마치 전설의 용사가 마왕의 심장에 칼을 꽂아넣듯 그는 치즈를 벅벅 강판에 갈아 스파게티 위에 뿌렸다.


치즈 가루가 면과 소스의 열기에 천천히 녹아들어 하나가 되었다.


마치 인간과 괴물이 평화로운 유토피아- 적 하나의 세계를 연출하듯, 치즈와 쏘오스와 면은 일체화하였다.


요리를 마친 파피루스는 접시를 들어 시식할 친구들이 앉은 탁자에 조심스레 내려놓고, 조심스레 작은 접시에 스파게티를 옮겨 담았다.


요리의 '냄새' 가 아닌 '향기'가 그들의 코를 가득 채우며. 14분 59초만에, 그의 요리는 끝났다.


이제 시식과 냉정한 평가만이 남았을 뿐.


관중석은 긴장으로 조용해졌다.


과연 저 스파게티가 생긴것만큼 맛도 괜찮을까? 생긴 것만 그럴싸하고 맛은 저번처럼 끔찍한 게 아닐까?


곧 친구들의 앞에 두 입 정도의 스파게티가 시식용으로 돌려졌다.


고든 램쥐 쉐프도 가볍게 긴장한 듯 표정을 굳혔다.


"자아.. 이제 마지막 순서죠. 시식만이 우리 친구들의 곁에 남아있군요. 과연.. 요리는 어떤 맛을 낼까요 쉐프?"


"크흠, 큼. 제가 본 바로는 그럭저럭 좋은 맛이 날 것 같습니다."


"지금 떠시는 거에요 쉐프?"


"아이 참, 기계랑 다르게 인간은 이런 순간에 떨린단 말입니다. 메타톤."


"그렇군요. 하.. 과연 어떤 맛이 날런지.. 이제, 시식 타임입니다! 모두들. 포크를 들어주세요."


식탁에 앉은 인물들이 포크를 들었다.


"이제 떠서, 입에 넣으세요!"













프리스크는 기억을 떠올렸다.


처음 폐허의 황금꽃 무더기에 떨어져서 플라위를 만나고, 토리엘을 만나 넓고 따스한 품에 안기고, 그녀에게 자비를 베풀고,


샌즈와 파피루스를 만나 친구가 되고, 언다인과의 사투, 알피스, 메타톤.. 온갖 상념과 기억이 흘렀다.


세이브 로드를 반복하며 구해낸 친구들.. 괴롭고 힘들었지만 그럴 보람이 있던 괴물들..


모두를 구해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다시 포근하게 안아주던 토리엘의 품과 따듯한 파이, 침대..


프리스크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슬픔이나 고통의 눈물이 아닌, 감동의 눈물이었다.


스파게티라는 이름의 절망밖에 만들지 못하던 해골은 어느새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냈다.


프리스크는 포크를 내려놓았다. 딸칵.


마음 속의 누군가도 포크와 거대한 증오를 내려놓고 진정한 사랑을 향해 천국으로 성불하는 것만 같은 맛이었다.


동시다발적으로 딸칵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느아아아아!!!! 맛있어!!! 생전 처음 느껴보는.. 아니 저 녀석에게서 느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맛이야!! "


"정말이지 '뼈'에 사무치는 맛이구만.. 세계가 뒤집혀도 기억에 남을 것 같군."


"덤..디..덤.."


"아가도 좋아할 만한 맛이면서 내 입맛에도 맞아.."


메타톤은 눈물바다가 된 식탁을 바라보며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윽고 정신을 차리고 시식한 친구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밀며 말했다.


가장 처음은 역시 프리스크였다.


"어떤 맛이길래 그렇게 우는 건가요, 달링?"


프리스크는 무언가 말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 순간 프리스크의 눈동자가 붉어지며 볼이 분홍빛으로 물들고 머리칼이 갈색으로 변했다.


그 변화에 다들 놀랐지만 가장 놀란 것은 토리엘과 아스고어였다.


"덤..디..덤!"


"아가야!!"


언제나 웃고 있던 그 아이, '차라'의 얼굴에는 어째서인지 미소 없이 눈물만이 가득했다.


그는 입을 열었다.


"난.. 인간이 미웠어.. 그들은 나와 내 친구들에게 끔찍한 짓을 저질렀지.. 그래서 난.. 목숨을 걸고 음모를 꾸몄지.."


"아니, 달링.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오오오!"


메타톤은 충격적인 내용이 마이크를 타고 흐르는 것에 놀라 허둥거렸다.


그런 메타톤의 마이크를 뺏어들고 차라는 말을 이었다.


"그래.. 스스로 독을 먹고.. 죽은 나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의 시신을 들고 나가던 아스리엘의 몸을 조종해서.. 내가 살던 마을을 공격하려고 했지.."


"..."


일동은 침묵에 잠겼다.


충격적인 내용이 인간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뭐.. 아스리엘이 저지해서 실패하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스워.. 난 왜 그렇게 어리석었을까.."


차라는 콧방귀를 한 번 내뿜고는 스파게티를 감아 입안에 털어넣었다.


스파게티는 그가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요리였지만 지금의 것은 사라지기 전에 한 번 쯤 더 먹을 가치가 있었다.


"프리스크가 이걸 입에 넣자마자, 난 눈을 뜨고, 곧 깨달았어.. 세상에는 증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과.. 사랑과 우정은 위대하다는 걸 말이야..


엄마, 아빠, 괴물들..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이렇게 말해도 용서받을 수는 없겠지만.."


차라는 포크를 놓고 토리엘과 아스고어를 한 번씩 바라보았다.


조금씩 자신의 지배력이 약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프리스크가 강제로 주도권을 뺏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응어리가 풀려 세상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져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었다.


"..아.. 이제 느껴지는군.. 죽은 자들의 세계로 갈 시간이야. 프리스크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해줘. 그리고 엄마.. 행복하세요."


토리엘은 가볍게 손수건으로 눈시울을 찍어냈다.


말을 마친 후 차라는 파피루스를 바라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네 요리.. 확실히 내 마음에 와닿았어.. 다음 생애에는 너 같은 녀석으로 태어나고 싶어질 정도로. 잘 있어."


이윽고 차라는 눈을 감고 미소지은 채 소멸하고, 주도권을 잃은 프리스크의 몸이 풀썩 쓰러졌다.


프리스크의 눈은 다시 실눈으로 돌아오고 피부 또한 노랗게 물들었다.


황급히 친구들이 달려들어 상태를 봤지만 다행히 그냥 잠든 것이었기에 토리엘은 조용히 프리스크를 품에 안아들었다.


메타톤은 마이크를 언다인에게 내밀었다.


언다인은 떠듬떠듬 맛에 대해 평했다.


"정말.. 굉장한 맛이었어. 정말로. 난 진짜로 놀랐어. 이 녀석이 이런 능력이 있었다면 근위대가 아니라 요리사 자리를 알아봐줬어야 하는 건데.."


"어..냥냥과 함께 먹고 싶은 맛이었어요.. 정말.. 굉장해요.."


말을 마치는 대로 마이크는 옆으로 쭉쭉 돌아갔고, 각자 소감을 말했지만 하나같이 '놀랍다.'나 '너무 맛있다.' 로 통일되는 의견이 나왔다.


심지어 그 샌즈조차 가볍게 감동하여 '해골'물을 흘렸다.


마지막으로 메타톤은 마이크를 파피루스에게 들이밀었다.


"오, 달링. 어떻게 이런 요리를 할 수 있었지요?"


"처음에는.. 힘들었지요. 쉐프는 늘 언다인처럼 소리치고, 알피스 박사처럼 연구하고.. 굉장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위대한 파피루스님이 이기지 못하는 시련이 있으면 안 되니까!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참았지요. 참고 외우고.. 이 두개골에 새겨질 정도로 연습했지요. 이 스파게티는 그 결과고요. 녜-헤-헤!"


파피루스는 친구들의 미소에 그간의 고생을 잊은 듯 자신이 좋아하는 웃음소리를 크게 내며 말했다.


한껏 으스대는 그였지만 쉐프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신사적인 해골이었으니까.


"하- 하지만 고든 램쥐 쉐프가 없었다면, 전 친구들을 감동시킬 수 없었을 거에요. 또 이상한 스파게티를 만들었겠죠. 전 고든 램쥐 쉐프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고마워요! 녜헤헤.."


그 말을 듣자 고든 램쥐 쉐프는 가볍게 눈시울을 닦으며 말했다.


그의 손에도 어느새 작은 시식 접시가 들려 있었고, 접시는 깔끔하게 비어 있었다.


"별 말을 다 하는군. 하하.. 나도 파피루스 자네가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네. 오늘 요리는 아주 멋졌어."


"쉐프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놀라운데요. 저번주와는 전혀 다른 맛인가요?"


"물론이지요, 메타톤. 그는 제가 하던 그대로.. 아니, 더욱 정성스럽게 소중한 친구들을 생각하며 만들었으니까요. 그런 요리가 맛이 없을리가 없지요.


그의 친구 사랑은 아주, 아주 강하니까요. 멋지기도 하구요. 아마 이제 더 가르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쉐프는 잠시 그 순간을 떠올렸다.


'저는..저는! 멋진 쉐프의 제자..가! 아무래도 될 수 없을 것 같아요..'


'어째서 말인가? 매력적이지 않나? 혹시 내가 소리 지르는 것 때문인가?'


'분명히 멋진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 되면 친구들에게 저의 멋진 스파게티를 먹여줄 수 없으니까요.'


'흐음.. 확실히 그렇구만.. 어쩔 수 없군. 자네의 친구들은 행복하겠어.'


'이 위대한 파피루스님이 친구인데 당연히 그렇죠. 녜-헤-헤!'


메타톤은 쉐프의 반응을 보며 쉐프가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동시에 그는 밝은 표정으로 방청객석을 보며 외쳤다.


"오우, 파피루스가 쉐프까지 감동시킨 모양인데요? 모두 멋진 해골 친구, 파피루스에게 박수 한 번 주세요!"


소낙비 같은 박수 소리가 방청객 석에서 쏟아졌다.


휘익 휘익- 하는 휘파람 소리도 들려왔다.


파피루스는 꾸벅꾸벅 방청객 쪽으로 허리를 숙이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방송으로 파피루스를 알았으며, 그가 멋지다고 생각한 날.


이 날은 파피루스와 친구들의 최고의 날이 되어, 몇 장의 사진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