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 뜰새 없이 쏟아지던 업무가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임으로 있던 높으신 놈들이 싸질러놓은 똥은 그야말로 흘러 넘쳤고
설상가상으로 대강 막아두었던 문제들까지 터지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이 쏟아지던 일감은 무지막지한 야근과 처리하지 못할 일들은 대충 묻어놓고 후임들에게 미룬다는 대책 아래 해결되고 미뤄졌다.
도대체 집에 들어간 지가 얼마였던가.
과장이 오늘은 정시퇴근이야! 야호! 라고 서류를 던지며 발광하는 것을 보다 사무실에 있던 TV를 틀었다.
퇴근은 30분 남았고 다들 오랜만에 볼 가정을 생각하며 한껏 표정이 풀려있으니 이 정도의 일탈 정도야 나쁘지 않으리라.
속보로 에봇시 괴생명체 등장이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붉은 머플러를 쓴 왠 삐쩍 마른 해골이 도시 한가운데에서 녜헤헤하고 기괴한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과장은 멍하니 TV를 보다 중얼거렸다.
“씨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
그 때 내가 생각한 것은 단 하나였다. 아 퇴근은 물 건너 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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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오래 전 적어도 천 년 전의 문헌에 따르면 인간과 괴물의 싸움이 있었고 인간이 그 싸움에서 이긴 다음 괴물을 지하에 마법으로 봉인해 뒀다고 한다.
문제는 그 봉인지가 어디였냐는 것. 학자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분분했지만 적어도 에봇 산 밑에 봉인되어 있을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다. 신대륙의 역사는 불과 500년이 채 되지 않았고, 우리 나라의 역사는 250년도 되지 않았다.
에봇 지역은 그저 그런 한 때 탄광으로 유명했고 이젠 쇠락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그러한 곳에 불과했다.
산에 들어가면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그러한 전설들조차도 어른들이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혹여 모를 위험에 하는 걱정이었을 뿐이었고.
그런데 에봇 산 밑에서 하루 밤 사이에 괴물들이 튀어나왔다. 정확히는 괴물들하고 꼬마 아이 하나와 함께.
괴물들과 대치하던 군경들에게 절대 먼저 발포하지 말고 일단 우호적으로 다가갈 것,
괴물의 일거수일투족은 모조리 보고하도록 하며 추후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는 상부의 명령은 괴물과 접촉한 거의 직후에 내려졌다.
괴물들이 근처 벌판에 급조된 판자집 비슷한 것을 지을 때도, 경계중이던 군경들에게 멀찍이 다가와 이런저런 대화를 할 때도 상부의 답변은 하나였다. “그냥 냅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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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근 일주일에 달하는 혼란기 속에서도 괴물과 군경 사이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괴물들은 에봇 산과 그 근처 에봇 시를 빠져나갈 수 없긴 했지만 일단은 그것으로도 만족하는 눈치였고,
군경들 역시 생긴 것은 인간들과 다르지만 별다른 적대적 행위를 하지 않는 그들에게 굳이 위협을 가하고 싶어하진 않았다.
괴물들의 왕이라는 염소 머리를 한 거한과 그의 ‘전’ 부인이라는 염소 머리 여인,
괴물들의 대사라고 하는 갈색 머리 아이가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게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요인들과 꽤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그 후 의회에서는 조용히 에봇 산과 그 주변 에봇 지역을 괴물 보호 구역으로 통과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언론은 이를 묵인했다.
괴물들이 인간의 생활권에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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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해두면 패닉에 빠진 정부가 정신이 나가서 괴물들에게 퍼주다시피 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많은, 정말 많은 논의들이 오고 간 끝에 신중하게 선택한 결과였다.
전임 대통령이 싸질러놓은 두 번의 무의미한 전쟁은 이 나라를 거의 벼랑 끝까지 몰고 갔었고
올해가 재선인 대통령은 이 거대한 똥덩어리를 치우는데 자신의 임기 대부분을 소비했다.
그런데 이제 땅 밑에서 갑자기 솟아난, 인류가 잃어버린 지식인 마법을 쓰는, 근 100만에 이르는 괴물들.
연구된 것도 심지어 존재하는지 조차 의심되던 심지어 적대적인 존재인지 의심스러운 것들을 상대로 다시 전쟁을 벌이자는 말은
한계까지 다다른 정부 머리에 대고 총을 쏘자는 말과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발포 금지 명령을 내린 그 순간부터 아마 전쟁이란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대화에 임했겠지.
뭐 이젠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괴물들 정보가 분석 불가능할 정도로 쏟아져 내렸지만 괴물들이 나온 지 한 달 가까이 지나자 그것도 뜸해졌고.
아마 오늘은 정말 정시 퇴근이 가능할거야. 알 게 뭐람 괴물 따위. 거 그 쪽 맡은 놈들은 고생 좀 하겠네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화장기 없는 푸석한 피부에 퀭한 눈을 한 과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들 짐 싸. 우리 파견 간다.”
“예?”
“파견 간다고.”
짤막하게 대답한 과장은 자기 자기로 흐느적거리며 앉더니 머리를 쥐어뜯었다.
“어디로 갑니까?”
눈치 없는 후임 놈이 뜸조차 들이지 않고 그리 물어봤고, 나는 하얗게 질렸다.
맙소사 이 타이밍에 파견이면 어디겠니.
“에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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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대로 써본 자작AU. 괴물들이 지금 시간대의 지구에 던져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느낌으로 쓰고있는데
솔직히 조루근성이라 찍쌀듯.
* 연재좀
오호 흥미롭다. 기대할게
재밌을거같다
올 ㅋㅋㅋ 샌즈아재개그에 고통받는 모습ㅁ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