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팬츠의 귀농일기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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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오늘 처음으로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반상회에 나갔다. 반상회 있는 날은 일을 안하니까 나도 일찍 가는 편이지만 나보다도 먼저, 그러니까 제일 먼저 와있는 키 큰 뼈다귀 녀석이 있는데, 매번 음식 같은 걸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나눠준다. 오늘 녀석이 뭘로 만들었을지 모를 시뻘건 막국수를 돌리는데 다들 기쁘게 받고 안 먹더라. 음식을 왜 남기나 싶어서 한 젓갈 떴는데 내일 밭에 허수아비 없을 뻔 했다. 다 큰 거 같은 녀석이 어린애 마냥 눈을 빛내면서 맛있냐고 물어보는데 차마 맛없다곤 못하고 다음엔 막국수엔 케챱은 넣지 말아달라고 했다.

#8

대충 이번 농사랑 건의사항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마을 괴담에 대해 들었다. 어느 시골에나 다 있는 얘기인데 빨간 휴지, 파란 휴지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고, 마을 우물에 유령이 산다고 하더라. 근데 이 우물이 하나 뿐이라 거기서 물도 긷고 수박도 담궈 놓고 다 한대. 한서린 원통한 유령은 아닌 것 같았다. 실제로 본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어째서인지 발견하면 자기가 먼저 도망친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녀석은 그닥 안무서운데 뒷산에 사는 두 놈이 정말 끔찍하다고 한다. 귀신인지 사람인지 그 정체도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한 놈은 소위 말하는 도깨비 불, 한 놈은 시커멓고 키가 큰게 팔척귀신이 아닐까 추측만 무성한 녀석들이다.

#9

반상회 끝나고 흥미가 생겨서 동네에 바둑 잘 두는 할아버지 한테 좀 더 물어봤다. 도깨비 불은 익히 알려진 괴담이랑은 좀 다른데, 무덤가를 돌아다니면서 뭔갈 뽑아올리면 그게 화르륵 타서 없어지고 다시 씩씩거리며 자리를 뜬다고 한다. 아마 무덤에서 사람 뼈를 파내서 태우는게 아닐까 싶다. 또 다른 놈은 가끔 마을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목격한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얼굴만 하얘서 혹시 장산범이 아니냐는 설도 있다. 그런데 산에서 그 놈을 본 사람들은 그게 사람처럼 계곡물에서 폭포를 맞고 있거나 버섯을 따는 모습이 발견됐다고도 한다. (버섯은 독버섯이었는데 먹고 잠시 쓰러져있다가 다시 일어나서 또 다른 버섯을 찾으러 다닌다더라.) 우물에 빠뜨려 놓은 수박을 훔쳐갔다는 얘기도 있고. 역시 사람은 아닌거 같다. 이 둘이 같이 다니는 것도 종종 목격된다고 하니 귀신들 사이에도 친구 같은게 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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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메사장이야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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