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워터풀 오리, 나이스크림 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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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파피루스, 블루키, 가스터, 그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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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우리 사장님 닮은 사람이 한다던 민박집으로 찾아 갔어. 사실 몇 번 갔었는데 갈 때 마다 없더라. 오늘도 민박집 안에는 없고 밖에 있는 나무에서 통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고 있었다. 그거 듣고 알았지. 우리 사장님이 맞았어. 그렇게 친한 건 아니었는데 타지에서 알던 사람 보니까 반갑기도 하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불쌍하기도 하고, 어떻게 말을 걸까 하다가 민박집 사장도 사장은 사장이니까 그냥 사장님,’ 하고 불렀지. 근데 날 알아보더라? 자기 호텔에서 일했던 직원들 얼굴은 단기 아르바이트생이라도 다 기억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좀 감동이었어. 어쩌다 여기 오게 됐는지, 무슨 일이었는지는 물어보면 안될 것 같아서 다른 얘기 했다. 말 끝마다 달링이라고 하는 게 좀 신경 쓰이긴 하는데,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아. 다만 많이 힘들었는지, 가끔 지나가다 보면 우물 들여다 보면서 혼자 말 걸고 있더라. 그 우물 귀신한테 홀리기라도 했나.

 

#11

 

이 동네에서 돌아다니는 꼬맹이들이 있는데, 눈 째진 놈, 눈 큰 놈, 하얗고 털 달린 놈 , 노랗고 다리 튼튼한 놈 이렇게 넷이야. 학교에 이장님 아내 분이 세운 초등학교가 하나 있는데 학생이 얘네가 다라고 하더라. 눈 째진 놈이 맨날 나무 막대기 같은 거 하나 들고 다니면서 앞장 서는 거 보니까 대장인 거 같아. 하얗고 털 달린 놈은 이장님 아들이라는데 눈 큰놈 꼬붕인지 맨날 뒤에 달라 붙어서 질질 짠다. 노랗고 다리 튼튼한 놈은 자꾸 땅에 코 박고 고꾸라지면서도 다리에 힘줘서 벌떡 일어나가지고 애들 쫓아다녀. 눈 째진 대장 놈 이름이 숙구였나? 앞에 몇 글자 더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 이 밭 저 밭 서리하고 다니는데 어른들이 그냥 봐줘. 내가 일하고 있는 밭에 와서도 이것 저것 주워가던데 이장님이 그냥 놔두라고 하더라고. 자기들이 먹는 거 같지도 않은데 애들한테 그거 가져다가 어디 쓰냐고 물어보니까 뒷산에 가져다 놓는대. 자기들이 맨날 올라가는 장소에 평평한 바위가 있는데 서리한 채소랑 집에서 먹다 남은 과자, 떡 같은 거 가져와서 그 위에 올려 놓고 어디 숨어서 기다리면 몸은 시커먼데 얼굴은 허연 산짐승이 나타나서 그걸 먹거나 가져간다고 했어. 아무래도 그거 내가 오늘 반상회에서 들은 장산범인지 팔척귀신인지 하는 도깨비얘기 같은데 이 꼬맹이들은 자기들이 먹이를 준다고 생각하고 기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애들 말에 의하면 그게 윙딩이었나 하여튼 이상한 울음소리를 낸다고 해. 가까이서 봤다는 사람은 많은데 누굴 공격했다는 얘긴 들어본 적 없으니까 위험하진 않겠지 뭐.

 

#12

 

외로운 귀농생활, 이 깡촌에도 다방이 있고 다방 아가씨도 있다고 해서 역시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싶어 찾아갔는데 거기 아가씨가 커피를 따라주면서 냄새는 맡아도 마시지는 말라 길래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커피를 들여다 봤더니 분명 커피 냄새는 나는데 내가 아는 프림, 설탕 잔뜩 넣은 흔한 다방커피보다 많이 시커멓더라고. 자세히 보니까 새끼 거미 같은 게 인스턴트 커피가루를 한 알갱이씩 안고 있었어. 도망치려는데 돈 안내면 안 보내준다고 무섭게 굴길래 바지에 지리고, 커피 한 잔이 너무 비싸서 두 번 지리고 사장님이 재워준대서 민박집 가서 빨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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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생각이 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