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x년
에봇산에서 괴물들이 출현하고 인류에게 전쟁을 선포한 뒤, 인류는 패배를 거듭했다.
그 어떤 신무기도 그들의 '짐승군단'앞에서는 무력했다. 인류는 순식간에 지구의 절반을 잃어버렸고 괴물들에게 자비를 빌었다.
하지만 괴물들은 그런 비명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끊임없이 전쟁을 계속했다. 희망은 없는 듯 보였다.
하나의 대륙만이 남았을 때, 괴물들은 드디어 인류와 이야기를 시도했다. 살아남은 나라의 정상들은 인류의 존속만을 최우선으로 한 힝복문서를 작성해 회의장으로 가져갔다.
회의장에 나타난 것은 괴물들의 왕 아스고어가 아니었다. 학살자로 악명높은 샌즈였다. 모두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떨었지만, 그는 자신이 아스고어의 전권을 위임받아 이곳에 왔다고 밝히고 얌전히 인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정상들은 희망을 느끼며 항복 문서를 내밀었다.
그러나 샌즈는 그들의 협약서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내려놨다. 그리고 말했다.
"내가 한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너희들에게 질문을 하겠어. 그 질문에 대한 대답에 따라 너희들을 살려줄지 말지를 결정하지"
"이제 1년은 됐을까, 괴물들이 살던 지하세계에 한 아이가 떨어졌어"
"그 아이는 천사였지. 난생 처음보는 괴물들에게 무서워하지 않고 먼저 말을 걸었고 자신을 공격하려는 괴물들에게도 자비를 베풀었어"
"얼마 되지 않아 우리 모두가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됐지. 그 아이만 죽이면 희망도 없던 지하세계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음에도 아무도 그 아이를 해치려고 하지 않게 됐어"
"그리고 그 아이가 아스고어를 만나기 직전에... 나는 LV와 EXP에 대해서 말해주기 위해서 복도에서 그 아이와 만났지"
"사실 내가 기다리고 있었던 건 그 이유때문이 아니었어. 알고싶었거든. 왜 이 짓거리를 셀 수 없이 반복하는지. 우리를 지상으로 꺼내준 다음, 다시 되돌리는 것을 왜 계속 반복하는지. 그 아이가 들어오면 '왜 이 짓거리를 반복하는거지?'라고 물어보려고 준비도 하고 있었어"
잠시 샌즈는 생각을 더듬는 듯 말을 끊었다. 회의장의 정상들은 샌즈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웅성거렸다.
샌즈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복도에 들어선 그 아이는 내가 말할 틈도 없이 쓰러져버렸어. 난 황급히 달려가 그 아이를 받아냈지"
"내가 물었어. '무슨 일이야, 누가 널 해치기라도 한거야. 꼬마야?' 그 아이가 힘없이 웃으면서 대답하더군. '이번에는 왜 이걸 반복하냐고 안 물어보네.'"
"그리고 그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 얼마나 힘들었으면 마음껏 울지도 못하고 겨우 눈물만 흘렸을까? 아이가 말하더군. 이제 너무 지쳤다고. 더이상 못하겠다고. 의지가 바닥나버렸다고"
"그 아이는 나에게 자신이 우리 모두를 지상으로 꺼내준 뒤의 이야기를 해줬어. 전쟁이 일어나거나, 괴물들이 실험에 사용되거나, 노예로 부려지거나, 죽임을 당하는... 그런 미래를 이야기해줬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가 나에게 몇번이나 똑같은 이야기를 했을까 싶어"
"그 아이는 그럴 때마다 다시 세계를 되돌렸어. 수십번? 우습지도 않지. 몇 만번, 몇십 만번, 몇백 만번은 되돌렸을거야. 그저 우리와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서"
"하지만 단 한번도 그 아이는 우리와 행복해질 수 없었고 너무 지쳐버렸어. 지쳐버린 나머지 이야기를 마친 후 아이는 내 품에서 숨을 거뒀어.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말한 자신의 영혼을 배리어를 부수는데 사용해달라는 말과 함께"
"그렇게 그 아이가 죽고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자 난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어. 원래였으면 되돌아가졌어야할 시간이, 다시 살아났어야할 아이가 모두 그대로였어"
"아이의 영혼은 나에게 있었고 아이의 몸은 차갑게 식고 있었지. 그제야 알았어. 이제는 로드할 의지마저 바닥나버린 거구나. 정말 죽은거구나"
샌즈가 말을 잠시 끊은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슬펐을까? 도대체 몇번을 반복해야 의지가 다 닳아버릴 수 있는걸까? 얼마나 우리를 사랑했으면 그럴 수 있었을까?"
샌즈는 눈을 감고 말을 멈췄다. 정상들은 조용히 샌즈가 말을 다시하기를 기다렸다.
샌즈는 아주 오랫동안 가만히 있다가 말을 이었다.
"그 뒤 나는 그 주검을 들고 괴물들을 설득했어. 인간들은 우리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이 아이가 그 증거라고. 우리를 너무나 사랑해준 나머지, 자신의 죽음을 택해버린 이 아이가 그 증거라고. 그리고 나가서 아이의 복수를 하자고 했어"
"모두가 그 아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나를 따랐어. 심지어 토리엘도 우리를 말리지 않았지. 난 아스고어에게 나에게 전쟁을 일임해달라고 했어. 언다인도 불평하지 않았지"
"그건 정말 굉장한거야. 알겠어? 토리엘이 전쟁을 말하는 우리를 암묵적으로 인정한 거. 그건 정말 굉장한 일이라고"
"어쨋든, 그렇게 나는 그 아이와 함께 차근차근 준비를 했어. 괴물들은 인간들보다 물리적으로 약하니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짐승 군단'을 만들었고, 너희들의 사회, 무기, 경제 모든 걸 조사했어"
"그리고 마침내 우린 에봇산을 나와서 전쟁을 선포했고... 지금이 됐지"
"자, 이제 질문이야"
샌즈는 변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짐승'의 모습이었다. 샌즈는 그 아이의 영혼과 하나가 되고 있었다.
"우리의 작은 천사마저 포기한 너희들을... 너희는 살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답은 '아니'야"
프리스크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비를 배풀라 할거야.
크 개추
ㄴㄴ 어 그러고보니 그럴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