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봐. 인간. 무, 무슨 일이야. 왜 갑자기 울고 그래. 샌즈, 샌즈가 또 이상한 장난을 친거야?"
나의 호기심은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나는 그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 까.
그 시린 눈밭 위에 서서 나를 다그치고, 격려하던 파피루스에게 아무런 말 없이 다가갔을 때.
겁많은 알피스가 연구소 바닥을 기어다니며 나에게 목숨을 구걸했을 때.
입가에 흐르는 새빨간 피를 손으로 닦아내며, 나에게 저주를 퍼붓던 언다인이 바닥에 쓰러졌을 때.
그리고 샌즈가 다시금 그릴비를 향해 걸어갔을 때.
그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떠올렸을 까. 역시 인간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차마 입으론 꺼낼 수 없는 그런 단어들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나를 원망했을 까?
"이봐, 샌즈! 도대체 무슨 장난을 친거야!"
"음? 장난이라니? 나는 이제 막 그릴비에서 돌아오는 참이라구."
그래, 이제 그 대답을 가르쳐 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나는 도망친 것 뿐이다. 나의 호기심은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고, 그 텅빈 어둠 속에서 나는 혼자 도망쳤다. 모두를 새까만 어둠 속에 묻어 놓은 채로.
"이, 인간.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진정해. 이 파피루스 님이 다 해결해 줄테니까. 응?"
이미 잘 알고 있다. 이건 역겨운 자기 만족일 뿐이라는 것을. 나 역시 그 어둠 속에서 그들과 함께 잠들었어야 했다. 나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원망을 품고 차가운 눈밭에 스러진 지 알 지 못한다. 그러니까 나는 그들과 함께 그곳에서 죽었어야만 했다.
"응? 잠시 나가 있어 달라고? 그래, 혼자 만의 시간도 가끔은 필요한 법이지. 하지만 정말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아픈 시간들이 계속해서 너를 괴롭힌다면, 언제든지 나를 불러. 인간. 그래, 나는 너의 친구잖아."
안타깝지만, 파피루스가 말하는 친구는 내가 아닐 것이다. 나의 친구 파피루스는 이미 죽었다. 이제 서로가 갖고 있는 추억은 다르다. 그렇게 때문에 나의 이 행동들이 역겨운 자기 만족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넌 좀 더 잘할 수 있어. 네가 그렇게 생각 안 할지라도.'
따스한 품이 그리워, 어색한 농담이 그리워, 함께한 추억이 그리워서 나는 모두를 그 어둠 속에 남겨둔 채, 이곳으로 돌아 오고 말았다.
하지만 깨달을 수 있다. 그들이 짓는 밝은 미소는 나를 향한 것이 아님을. 그건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모두와 함께 완벽한 해피 엔딩을 그려나갈 '친구'에게 짓는 미소인 것이다.
"그래, 꼬맹아. 네가 그런 모습으로 나타난 건, 아마 나름대로 뭔가 큰 결심을 했던 거겠지."
그리고 친구를 어둠 속에, 새하얀 눈밭 속에 묻고 홀로 도망친 배신자는 그들과 다시 친구가 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파피는 그릴비로 핫도그를 사러 갔어. 걱정하지마. 녀석이 돌아오면, 내가 어떻게든 잘 말해 볼 테니까."
그래, 샌즈의 말대로 나는 최악의 엔딩을 그려나가고 있는 건 지도 모른다.
"그럼, 모두에게 안부 전해줘."
아니, 이미 호기심이라는 치장에 속아 모두를 배신해버린 그때부터 내 엔딩은 결정났을 테지.
"이 역겨운 살인마 자식아."
'야, 약속해. 이젠 너의 해피 엔딩을 찾기로.'
급랳섞?
호곡
ㅠㅠㅠㅠ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