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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든 것의 끝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느꼈다. 꽃은 피어나고, 새는 지저귀지만 그 모든 풍경이 곧 먼지처럼 사라져버릴 것임을 그는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 세계만 사라지면 그것으로 끝날 것인가?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제는 그가 축 늘어지듯 앉아서 썰렁한 농담을 날릴 그릴비도, 그의 농담에 언제나 민감하게 반응하던 동생도, 문 너머에서 농담따먹기를 하며 서로 낄낄대던 그 누군가도 영원한 침묵 속으로 떨어져버린 뒤였다. 그가 움직일 이유는 충분했다. 아스고어의 화원으로 들어가는 스테인글라스의 복도 끝자락에서, 이제 그는 그의 소중한 것들을 앗아간 종언의 상징과도 같은 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그림자가 나타났다.
“안녕, 꼬맹아.”
샌즈는 그림자를 향해 인사했다. 천천히 다가오며 스테인글라스의 빛을 받은 실루엣은 곧이어 광기에 가득찬 얼굴과 함께 어둠을 벗었다.
“모든 것을 알고 있구나. 그렇지?”
실루엣이었던 아이는 샌즈의 말에 대한 답변으로 단지 미소를 한층 더 일그러뜨릴 뿐이었다.
“내가 앞으로 무슨 말을 할지, 어떻게 너를 털어버릴지, 그것을 어떻게 피할지, 이미 너는 다 알고 있어. 맞지, 꼬맹이?”
아이는 말에 반응하지 않고 반 보 앞으로 걸어왔다.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일지 한 번 생각해봤어.”
아이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좋은 친구들은 당연히 아니고. 아하, 이 말도 벌써 들었겠구나.”
아이는 칼을 쥔 팔의 손목을 두 세 번 털었다.
“이렇게까지 정신 나간 행동을 하면서 네가 과연 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를 한 번 네 표정을 보며 생각해 보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하나다 이거야.”
아이는 샌즈가 말을 이으며 윙크하는 것을 보았다.
“네가 원하는 건 단지 ‘새로움'이야. 맞지?”
아이의 미소가 한 층 더 일그러졌다.
“네가 지금 나한테 바로 달려들지 않는 것도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처음 듣기 때문이겠지.”
샌즈는 작게 웃었다.
“넌 정말 미친놈이야. 음, 이 말도 들었던가? 하지만 의미는 좀 다르니 들어두면 좋을 거야.”
샌즈는 주머니에서 오른쪽 손을 뺐다. 그의 손에는 병이 하나 들려 있었다.
“새로운 걸 원해?”
샌즈는 병을 열고 그대로 병을 손에서 놓았다. 병은 깨졌고, 하트 모양의 발광체 하나가 병을 놓은 자리에 둥둥 떠오른 채로 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걸 원하지?”
샌즈는 한 번 더 오른쪽 주머니에서 병을 꺼내 열고,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발광체 또 하나가 그 자리에 떠오른 채로 있었다. 아이의 광기어린 표정이 조금 풀리면서 약간 멍해지는 것을, 샌즈는 보았다.
“괴물이 인간과 같은 강한 의지를 가지는 것이 불가능한 건 아니야.”
샌즈는 또 하나의 병을 주머니에서 꺼내 열고, 깨뜨렸다. 발광체 세 개가 그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대신 영혼이 약하니까, 가지면 녹아서 죽는다는 걸 알 뿐이지.”
병이 깨지는 소리가 또 들린 후, 발광체 네 개가 샌즈의 주변을 맴돌았다.
“그런 면에서, 언다인은 아주 멋진 괴물이었어.”
발광체 다섯 개가 샌즈의 주변을 맴돌았다.
“평화 속에서 쉬기를…….”
여섯 개의 영혼이 무지개를 그리며 샌즈의 주변을 맴돌았다. 맴도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너 말고, 망할 꼬마.”
소용돌이를 치며 빙빙 맴돌던 여섯 개의 영혼은 점점 맴도는 범위를 좁히며 샌즈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너에겐 평화 따위는 없는 진정한 지옥을 보여줄 테니까.”
아이는 칼을 고쳐 잡았다. 광기 넘치던 표정은 조금 사그러든 채, 이제는 서서히 굳어가고 있었다.
“이제, 괴물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맛보도록 해.”
샌즈의 텅 빈 눈 안에서 돌연 푸른 안광이 불타올랐다.
“널 없애겠어.”
복도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표정에서 당황스러움이 나타났다.
“널 죽이겠어.”
샌즈 주위의 돌바닥들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짓눌리며 아래로 약간 가라앉았다. 아이의 몸이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렸다.
“네 영혼으로 결계를 부수겠어.”
푸른 불꽃이 확 피어오르며 복도의 벽 전체를 가득 메웠다. 아이는 칼을 쥐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네 의지를 꺾겠어.”
샌즈가 손바닥을 위로 치켜들었다. 기다란 뼈 수백 개가 공중에 나타났다.
“이제, 먼저 가장 처음으로, 네 의지의 촉매를 부숴주마, 꼬마”
샌즈가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자 수백 개의 뼈들은 쏘아져 날아가기 시작했다.
“너는 낙엽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서, 마을의 분위기에서, 끝이 다가온다는 기대감에서, 누군가의 감정을 통해서, 또는 단지 장소 자체를 통해서 너의 의지를 채워 왔지.”
뼈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아이를 지나쳐나가, 아이가 들어온 문 앞을 향해 마구 쏘아박히기 시작했다. 아이의 옷은 바람에 마구 휘날리고, 그 거센 바람은 아이의 몸을 옹송그리게 만들었다.
“이제는 보인다 이거야. 너의 그 순간순간의 의지를 채워 준 노란 색의 촉매들이.”
아이는 양손으로 바람을 막으면서도 낑낑대며 뒤를 돌아보기 위해 애썼다. 곧 아이의 눈에 산산히 가루가 되어 부수어진 노란 빛의 잔해들이 들어왔다. 아이는 분노로 눈을 부릅뜨며 얼굴을 가린 양팔 너머로 샌즈를 뚫어버리겠다는 듯이 노려보았다.
“공평하지, 꼬맹아?”
바람이 잦아들기 시작하자 아이는 칼을 든 팔을 내려 손이 터질 정도로 칼을 틀어쥐었다.
“이제 공평하지, 응?”
샌즈는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손가락을 튕겼다.
“AND NOW YOU ARE HEARING, HUH? THANK YOU, GASTER.”
샌즈의 손가락에 푸르른 불꽃이 일자, 그것을 신호로 해골 모양의 블래스터들 수만 개가 복도를 가득히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아이의 눈에 다시금 광기가 서렸다. 아이는 샌즈를 향해 달려들어가려는 듯, 자세를 고쳐잡았다. 이윽고 샌즈는 특유의 그 능글맞은 웃음과 함께, 아이를 향해 말했다.
“진짜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그는 모든 것의 끝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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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고마워! 마지막 글자가 영어로 보인다면 아마 윙딩체가 지원 안 되는 모바일로 보고 있어서 그런걸거야!
어... 그리고 이건 재업이야. 더 많은 피드백을 받고 싶거든.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비판점도 물어보고 싶고.
혹시 글에 대해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거나 하다면 댓글주길 바래! 감사히 받을게!
재밌게 읽었다면 좋겠어!
그... 그리고... 재밌게 읽었다면 개추좀...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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