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끝에 세이브로드의 힘을 발견한 샌즈가 모든걸 포기하고 허무주의자가 되어가는이야기.가스터도 관련있다는 설정으로써봄.



당신이 남긴 그 모든 것이 나를 허약하게 만들었다. 밤이 오고  불이 꺼지면 나는 악몽밖에 꿀수가 없게 되었다. 나는 내 꿈 속에서 내앞에 유령처럼 서있는 그 목을 비틀었다가, 그 앞에서 울며 애원하다가, 심장이 찢기고, 죽었다. 꿈속에서 나는 파피루스가 찢겨 죽는것을 바라본다. 붉은 스카프가 흩날리고 그제야 움직이는 손을 뻗어 나는 거기에 입을 맞춘다. 그러다 악몽에서 빠져나오고 곧 역겨워했다. 구역질이 치밀어 올라 변기에 머리를 박았다. 흔들리는 수면위의 눈이 퀭했다. 나는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 지는 안다. 목소리 조차 내지못한채 나는 그것이 내삶을 부수고 나를 갈가리 찢는것을 그저 보고만 있는다. 뒤집히지 않는 사형선고가 나의 절망이다.


몸을 일으키고 입을 헹구었다. 얼굴에 찬물을 끼얹었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다 훔쳐보는 것 같은 내 눈과 눈이 마주쳤다. 파란 눈이 탁하게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았다. 수건을 던지고 방으로 돌아왔다.

커다란 쓰레기봉투를 질질 끌고 와 옷장을 열었다. 모든 것을 쑤셔 넣었다. 덜덜 떨리는 손끝으로 사진을 붙인 테이프를 잡아 뜯었다. 책상 위의 모든 것을 바닥에 팽개쳤다. 중요한 것들이 잡동사니가 되는 것은 순간이다. 나는 내가 평범해지길 원한다. 무서운 진실에서 내 삶을 떼어내고자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간단하기 때문에 망설였었다.

검은 새벽,한낱 쓰레기기 되어버린 내삶을 질질 끌고서 폭포옆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게 피어오른 메아리꽃을 찾아간다. 쏟아지는 물의 한기가 손끝을 감돌고 푸른 꽃잎이 물방울에 흔들렸다. 부들거리는 다리가 비척비척 꽃대 앞에 주저 앉는다.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얀 손위로 눈물이 툭툭 흩어졌다. 맞아, 이건 내 스스로를 버리고자 하는 것이다. 후회는 없겠지, 후회를 할 수가 없겠지. 고개를 들었다. 하염없이 눈물이 뺨을 타고 내려갔다. 손등으로 슥 닦으며, 내 추한 모습을 보면서 어둠속에 숨어 입이 찢어지게 웃을 당신을 생각한다. 가스터.

" 난 이제 이 모든 짓을 포기할 거야."

히끅거리며 발작하는 목구멍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너무 지쳤어. 손바닥으로 명치를 꾹 누르고 호수바닥을 내려다 보았다. 끝을 알수없는 푸른 어둠이 눈물을 삼킨다.

"내가 무슨 짓을 해도 파피루스의 죽음을 막을수없는거나. "


사실 말하고 있는 이 모든 것이 핑계다.

"몇 번이나 지하를 빠져나가도 내일 아침이면 다시 이곳에 갇히는거나."

나는 핑계가 필요하다.

"날 둘러싸고 있는 모든 걸,다 놓고 싶어."

날 버릴 핑계가.


얇은 한숨을 바싹 마른 입술 사이로 뱉으며 마지막처럼 웃었다. "마지막으로 부탁할게."입을 잠깐 가린 손이 덜덜 떨렸다. 마지막이 맞다. 이건 자살과 같으니까. 어둠속에서 당신이 나를 발견했을 때 내가 평범하게 살고 있다면,  삐걱거리는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후회를 지우자,

"나를 모른 척 해줘."


잊자.

"난 그저 모른 채로 살아가고 싶어."

모든걸 잊어버리자.

모든 절규를 품은 꽃대를 꺽어 든채 그대로 호수 속으로 빠져들었다. 가라앉는 몸뚱아리와 농도가 다른 짙은 눈물방울이 숨방울과 함께 방울방울 떠오른다.바닥으로, 모든 쓰레기더미가 굴러다니는 심연속으로 잠겨들어가는 몸을 웅크렸다. 이대로 물속으로 가라앉는 고철덩어리가 되고 싶다. 깊게깊게 가라앉아 녹과 이끼에 쌓여 사라지고 싶다. 그럴 용기가 없어 이것밖에 하지 못하는 거겠지. 웅크린 등을 떨었다. 날 가만 놔둬, 오늘은 밤 새도록 울 거니까. 그리고 내일부터는...울 일이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