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임

**스압주의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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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하나만 묻고 넘어가자... 








다음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서 

과연 어디까지 자비를 베풀어야 옳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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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널 사랑해마지 않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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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네 친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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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냥 그런 보통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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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의를 위해 죄를 지어야 했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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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누군가를 고의적으로 죽이려는 연쇄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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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장황하게 물었지만 알다시피 이건 내가 생각한 질문이 아니야. 

바로 여러분이 너무나도 잘 아는 게임, 언더테일의 주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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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테일은 여러모로 재밌는 겜이야.

나오는 테마는 단순하지만 매우 강렬하거등. 선택, 의지 그리고 자비.

마치 토먼트에서 자아 찾기와 믿음, 속죄를 주요 테마로 내세운 것과 비슷한 맥락이야.

요즘같이 말초적인 감각만 중시하는 세상에 이렇게 주제의식이 뚜렷한 게임은 찾기가 쉽지 않아.


그리고 보통 역사에 획을 긋는 작품들은 이 주제의식을 잘 반영한 경우가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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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테일은 좀 특이한 게임이기도 해. 

그간 RPG게임이 출신 성분상 매우 ‘서구적’이었던 거에 비해 언더테일은 

제작자가 와패니즈 동덕이라서 그런지 우리에게 사상적으로 친숙한 내용들도 꽤 나오거든. 

때문에 종교적이거나 상징적인 맥락에서 보면 재밌는 해석도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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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일단 자비를 논하기 전에, 

'차라'라는 캐릭의 상징부터 가볍게 짚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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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인트로가 끝난 뒤 이름을 정하는 화면이 나와.


보통 플레이어인 우리는 이 아이가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주인공의 이름을 짓게 돼.

근데 주인공 이름이라고 하면 보통 자기가 잘 쓰는 애칭을 붙이는 경우가 많지. 자기 닉네임 같은 거 말이야. 


근데 이 차라가 Character에서 따왔는 건 이미 다 알거야. 

사실 이 이름은 보통 게임 제작할 때, 플레이어의 분신이 되는 주인공 캐릭을 지칭하는 네임으로 많이 쓰여. 

발더스 게이트에서도 그랬고. 이 과정을 통해서 토비 폭스는 차라 캐릭터에게 플레이어의 이름을 교묘하게 덧씌우려 한 거지.

의도적으로 말이야. (실제로 토비도 정 이름할게 없음 Chara로 하라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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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는 게임 내에서 자기 정체를 절대 드러내지 않지만(몰살루트 제외)

대화창으로 등장해서 많은 힌트를 줘. 실제로 게임을 설명하는 역할이라서

주변 인물의 대화+차라의 해설을 통해 언더테일의 세계를 알 수 있게 돼.

한마디로 차라는 프리스크와 더불어 플레이어가 세계를 인지하는 통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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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속 게임을 하다보면, 이 차라라는 캐릭터가 그리 좋은 성격은 아니었단 말이 나와.

나중엔 아스리엘의 몸을 이용해 사람들을 학살하려 했다는 말까지 듣게 돼. 

한마디로 나쁜 놈 인거지. 몰살루트에서 꿈도 희망도 없는 엔딩을 제공하는 원흉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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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Chara”. 사람들이 이름을 부르면 나타나는 악마다. 

 언제든 상관없다. 어디든 상관없어. 나는 수시로 등장했지. 그래서 네 도움으로 우린 적들을 몰살시키고 강해진다.

 HP, ATK. DEF. GOLD. EXP. LV. 숫자가 늘어날 때 마다 느껴지는 그 기분... 그 느낌이 바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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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여러 단서를 종합해보면 이 차라라는 캐릭은 플레이어를 상징해. 
정확히 말하면 플레이어(인간)가 지닌 쾌락 추구적인 면, 곧 본능(≒이드)이야. 
게임 내에서 차라 캐릭터에 해당하는 미덕도 의지를 상징하지. 의지와 본능적 욕구의 상관관계는 철학의 단골 소재니까 따로 설명하진 않을게. 
하지만 이 본능이 무조건 안 좋은건 아니야. 실제로 게임에서 차라는 불살루트에서도 다이얼로그 박스를 통해 주인공을 도우니까. 
차라가 없다면 해설을 듣지 못해. 이건 마치 우리가 본능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야.

여기서 수색자로 대변되는 프리스크(육체)와 선택자(이성)인 플레이어를 더해서, 
사실상 게임은 세 인물이 같이 진행 하는 거야. 이 세 인물은 하나의 존재, 곧 인간을 의미해.
이건 기독교의 트리니티 개념과도 견주어 볼 수 있어. 
실제로 이 삼위일체는 인게임에서 신과 같은 존재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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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어린 신(), 곧 인간은 마운틴 에봇(세상)에서 수많은 인물을 만나며 수많은 선택을 하게 돼. 

그리고 그 선택이 원인에서 행위로, 행위에서 결과로, 결국엔 그 결과가 원인이 되어 행위를 이끌어. 

불교식으로 말하면 업을 쌓는 거야. 그렇게 업의 연쇄는 리셋(윤회)을 통하여 무한하게 이어지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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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리셋을 통해 수많은 노말 엔딩을 거쳐서(공략을 안 본다는 가정하에) 플레이어는 진엔딩에 도달하는거지.

간혹 몰살이 진엔딩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사실 게임 내적인 상징으로 본다면 

파시피스트 루트야 말로 (제작자가 의도한) 진엔딩이자 궁극의 엔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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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루트에서 제작자는 언더테일의 핵심 주제를 아스리엘의 입을 빌려 말해.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라. 하나 죽지도, 죽이지도 말라.’


죽지도, 죽이지도 말라.


물론 말이야 번듯해 보여.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이건 결심만으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거든. 

세상은 구제할 길 없는 플라위와 차라들로 넘쳐나니까. 인게임에서 말한 것처럼 친절만으로는 해결 할 수 없어.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게임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 

확 죽여 버리면 끝날 걸, 공격 피하면서 칭찬해주고 버티고... 얼마나 짜증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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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작자는 말해. 우리는 해야 한다고. 

죽고 죽임을 반복하는 윤회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인류는 반드시 이 수고스럽고 현명한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말해. 

그렇기에 미덕을 상징하는 여섯 영혼과 더불어 의지의 힘을 끊임없이 역설하고 있어.


만약 플레이어가 트루 리셋을 하지 않는다면, 리셋으로 상징되는 윤회는 거기서 끝나. 

불도로 치면 끊임없던 고뇌에서 해방돼 해탈에 드는 거야. 말그대로 붓다가 말한 길이지.

업을 끊고 비로소 참평화인 열반에 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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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 


하지만 계속 본능만을 따라가다 차라를 깨워버리면 카르마, 즉 씻지 못할 업보가 남게 돼. 

이건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곧 우리 자신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야. 

우리가 현실세계에서도 살인을 하면 그 죄악이 남듯, 

언더테일에서도 세계를 아예 지워버리지(데이터 삭제) 않는다면 고스란히 그 결과가 남게 돼. 

결국 아무리 리셋을 해도 진엔딩을 보는 건 불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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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의지를 선하게 이끄느냐, 

아님 본성이 가는대로 내버려 두느냐는 모니터 밖의 플레이어 몫이야.





언더테일...

주구장창 얘기했지만 한마디로 말하자면...

쿠오바디스, 도미네. 너무나 쉽게 죽이고 죽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어떤 길로 가야 하는가를 제시해주는 좋은 작품이란다.


근데 왜 이런 시시한 얘기를 꼬치꼬치 적냐고?

뭐 열심히 캐릭터 파는 거도 좋지만 말이야

가끔씩 이런 의미를 생각해보면 덕질이 더 재밌지 않겠니.


하여간 자비에 대한 내 잡설은 이제 끝이야.

여기까지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친구들!








한줄요약 :



테미는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