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 12월 10일
참 좋은 날이다!!
오늘은 언제나 그렇듯이 꽃에 물을 줬다. 꽤 잘 자라고 있는것 같다.
오른쪽 구석에 있는 아이가 살짝 시들거리는것 빼곤. 영양제를 구해와야겠다.
20XX 12월 11일
참 좋은 날이다!!
스노우딘의 왕실 근위대가 잘 있는지 보러 갔다.
언다인 말로는 새 멤버가 들어왔다는데 이번엔 개가 아닌 키가 작은 해골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같이 말을 해봐야겠다.
레서 도그는 아직도 혼자 포커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나도 한번 해볼까.
20XX 12월 12일
참 좋은 날이다!!
벽난로 앞에 앉아 책을 읽을때마다 옛날 생각이 난다.
지금쯤 그이는 뭘 하고 있을까.
아마 나 없이도 잘 지내고 있겠지.
아니, 잘 지내고 있어야지.
20XX 12월 13일
참 좋은 날이다!!
시들거렸던 아이는 점점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다행이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사놨던 달팽이가 다 떨어졌었다.
내일 그 농장에 가서 좀 사와야겠다.
20XX 12월 14일
--오늘 사와야 할 것--
달팽이 세 마리
버터
설탕
밀가루
바닐라
참 좋은 날이다!!
한번씩 토리가 구워주던 파이가 그리워진다.
내일 한번 직접 만들어 봐야겠다.
20XX 12월 15일
참 좋은 날이다!!
산책을 하던 도중 작은 벌레를 발견했다. 아마 이 벌레도 어떻게 해서 지상에서 온 벌레인것 같다.
"벌레"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메아리 꽃 위에 벌레를 놔줬다.
날 보며 살짝 웃어준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파이는 내일 구워야겠다.
20XX 12월 16일
참 좋은 날이다!!
파이는 움직이더니 창문을 깨고 도망가버렸다.
내가 뭘 만든걸까.
다시 재료를 구해서 만들어봐야겠다.
20XX 12월 18일
참 좋응ㅇㄴ ㅇ날이다@!
파ㅣㄴ은 ㅅ어공적ㄴ이었따.
꼿들이 지저ㅜ기고 ㅅㅐ들이 피어나ㄱ 있드ㅏ.
톨ㅣㅇ랑 앧르 보고 싳다.
20XX 12월 19일 21일
참 좋은 날이다!!
부엌에 나가보니 한입 먹은 뒤 박살난 파이와 다 타버린 커튼이 있었다.
바닥이 살짝 축축한걸 보니 싱크대도 살짝 부서진 모양이다.
아무거나 집어와서 넣는건 꽤 좋은 생각이 아니었던것 같다.
파이를 만드는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20XX 12월 22일
참 좋은 날이다!!
알고보니 어제가 21일이었다. 며칠동안 기절해 있던거지.
아무튼 날짜를 수정했다.
다행스럽게도 꽃들은 그동안 잘 버텨준 것 같다.
20XX 12월 24일
참 좋은 날이다!!
내일은 드디어 크리스마스다.
이주일전부터 괴물들에게 가지고 싶은걸 적어서 통에 넣으라고 하길 잘한것 같다.
괴물들이 원하는 선물들이 대부분 인간이 쓰던 물건들이라 구하느라 꽤 애를 먹긴 했지만 대부분은 쓰레기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인간세계의 산타는 굴뚝으로 들어가서 선물을 준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그걸 시도했을 땐 한 괴물의 집의 지붕을 부숴먹었었다.
그때 나인걸 들키지 않으려고 별의별 변명을 해가며 넘어갔던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냥 트리 밑에 선물들을 놔두기로 했다.
산타 옷을 꺼낼때가 왔다.
20XX 12월 25일
메리 크리스마스!!
도중에 살짝 문제가 있었다. 한 멀대같은 해골이 트리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엔 날 납치하려고 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도 선물을 전해줘야 한다고 하니 순순히 놓아줬다.
그리곤 선물을 받고선 바로 집으로 들어갔는데 자기 형한테 선물을 받았다고 자랑하는 소리가 밖까지 쩌렁쩌렁하게 들렸다.
그 아이를 보면서 생각난건데, 나무 밑에 놔두지 말고 괴물들 하나하나를 직접 만나서 선물을 주는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다.
아무튼 다들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것 같다. 레서 도그에겐 트럼프 카드를 줬었는데, 쓰레기장에서 찾은거라 아마 몇장이 빠져 있을것이다. 그래도 꽤 즐거워 하는것 같다.
아직 주인을 못 찾은 선물이 몇몇개 있지만 언젠간 다 주인이 와서 가져가겠지.
혹시 몰라 이번에도 폐허 입구에도 작은 선물을 하나 놔두고 왔다.
이번엔 과연 그이가 볼수 있을까.
20XX 12월 26일
참 좋은 날이다!!
심심해서 꽃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다.
꽃, 꽃 2세, 꽃 주니어, 꽃 시니어, 노랭이, 플라워리, 등등
플라워리란 이름은 살짝 마음에 든다.
20XX년 12월 27일
참 좋은 날이다!!
알피스에게 인간 처리 로봇은 그만 만들고 예능용 로봇을 만들라고 말했던게 성공한 것 같다.
티비에서 나오는 "메타톤 쇼 100회 특집"을 보려고 다들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도 않았다. 한 집에선 그걸 식탁으로 쓰고 있었지만.
이 "메타톤"이란 로봇은 생긴건 네모 박스같이 생겼지만 알피스가 좀 더 멋진 몸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한다.
좀 더 생동감 있는 모습이 되면 다들 즐길거 없는 이 밑에서 좀 더 재밌게 살 수 있겠지.
20XX년 12월 28일
참 좋은 날이다!!
어제 티비의 광고를 보고 "글램버거"라는것을 한번 사 보았다. 빵에다가 풀을 바르고 반짝이를 뿌린 햄버거인데, 이게 먹는건지 장식품인지 헷갈릴정도다.
그래도 맛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살짝 텁텁한 건 빼고.
20XX년 12월 29일
참 좋은 날이다!!
한 아이가 꽃다발로 만든 목걸이를 나에게 선물로 줬다.
문제는 꽃들이 전부 메아리 꽃이라 내가 뭔가를 말할때마다 그걸 대여섯번씩은 되말한다는 것이다.
고맙다곤 했지만 들고다니긴 어려울 것 같다.
20XX년 12월 31일
참 좋은 날이다!!
내일이면 드디어 1년이 끝난다.
옛날에는 새해마다 밖에서 그 태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지금은 별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래도 한번 보고싶긴 하다.
꽃에 물이나 줘야겠다.
20XX년 1월 1일
참 좋은 날이다!!
드디어 새해의 시작이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언제가 됐던 스노우딘은 춥고 핫랜드는 덥다.
왜 이 밑은 계절이 없는걸까.
계절이 있었다면 다들 좀 더 재밌게 지낼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그 눈사람 친구를 생각해보니 계절이 있으면 안될것 같긴 하다.
20XX 1월 3일
참 좋은 날이다!!
드디어 뭔가 먹을수 있는걸 만들게 됐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살짝 매운맛이 난다.
매운맛이 나는 재료는 없었던거 같은데.
잠ㄲ
20XX 1월 7일
참 좋은 날이다!!
학교에서 꽃을 돌보는 프로젝트를 한다고 한다.
꽃 몇송이를 들고 가야겠다.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다니 뭔가 기쁘면서도 걱정된다.
그이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20XX 1월 8일
참 좋은 날이다!!
학교에 들고갈 꽃을 고른다고 결국 밤을 샜다. 심사숙고 끝에 30송이 정도의 꽃을 골랐다. 오른쪽 구석에 있던 꽃도 같이.
다들 강한 꽃들이니 잘 버틸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아이들도 잘 보살펴 줄테고.
그 뒤엔 꽃을 기르는 방법과 책임감에 대한 말들을 해줬었다.
아이들이 이 말을 듣고 착하고 강한 괴물로 자라줬으면 좋겠다
스노우딘까지 가본 김에 폐허까지도 가보았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문은 잠겨있었다. 크리스마스 때 놓아놨던 선물은 그눈이 소복히 쌓인 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미안하오 ㅇㅕ
20XX 1월 9일
참 좋은 날이다!!
일기를 쓰다 잠든 덕에 볼에 묻은 잉크를 지우느라 꽤 고생했다.
아직도 살짝 회색끼가 도는것 같다.
하지만 나쁜일이 있으면 좋은일도 있는 법, 산책을 하다 나이스크림 하나를 공짜로 얻게 됐다.
하지만 내 입맛엔 너무 단것 같다.
그래도 중독성이 있긴 하다.
나중에 하나 사야겠다.
20XX년 1월 10일
참 좋은 날이다!!
언다인이 요리를 잘한다는 소문을 들어서 한번 배울수 있나 싶어 언다인의 집에 갔다.
머릿속에 싸움만 든 아이인줄 알았는데 그 생각이 맞았다.
원래는 스파게티를 먹을 예정이었지만 그냥 차나 한잔 하고 왔다.
역시 항상 변하지 않는 아이인것 같다.
처음보단 살짝 순해진 것 같지만.
20XX년 1월 11일
참 좋은 날이다!!
간만에 거슨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아직도 날 "복슬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그 별명이 꽤 마음에 들었나보다.
아니면 그냥 날 놀리고 싶어하거나.
역시 괴물들 성격은 잘 변하지 않는다.
오던 길에 우연히 벽에 있는 괴물과 인간이 합쳐진 그림을 보았다.
이쪽 길론 최대한 다니지 말아야겠다.
20XX년 1월 12일
어제 그 말을 잊어버리고 다시 그쪽 길로 다니다 그 그림을 봤다.
나도 어떻게 그렇게 빨리 까먹은지 모르겠다.
다음부턴 꼭 다른 길로 다녀야지.
빨리 꽃에 물을 줘야겠다.
20XX년 1월 13일
참 좋은 날이다!!
사실, 좋은 날은 아니다.
오늘 아끼던 찻잔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새로 꺼내면 되긴 하지만 꽤 아깝다.
20XX 1월 14일
참 좋은 ㄴㅏㄹ
괜찮을거야
20XX 1월 18일
참 좋은 날이다!!
마음을 다잡는다고 한동안 일기를 못 썼다.
드디어 때가 온 것 같다.
왕실 근위병의 이야기에 따르면 인간이 근처까지 왔다고 한다.
그렇게 아무도 안 오길 빌고 빌었는데
그래도 이번 인간의 영혼만 손에 넣는다면 모두가 자유로워질 수 있다.
아니면 인간이 내 영혼을 손에 넣거나.
그때 만났던 인간처럼 착한 인간이라면 결계를 부숴달라고 한번 부탁해 볼 수도 있을것 같다.
이제 준비해야겠다.
미안하다 인간.
나중에 누가 꽃들을 돌봐줬으면 좋겠다.
그 뒤는 전부 빈 페이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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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고르 일기 보다가 생각나서 한번 써봄
글은 첨인데 잘 됐을진 모르겠다 ㅠㅠ
아마 설정파괴인 부분도 몇곳 있을텐데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주시길.
정성글이라 개추
ㅜㅜ,,
머왕님은 개추야
슬퍼요
갓글... 대왕님 죄송합니다 ㅠㅠ
유머도 있고 글느낌 넘 좋다 참좋은날이당
진짜 ㅠㅠㅠ 아래서 왕을 미워할수 없음 ㅠㅠ
ㅠㅠㅠㅠㅠㅠ덤디덤...ㅠㅠㅠㅠㅠ
와..
덤디덤니뮤ㅠㅠㅠ
야 이거 진짜 좋다
와 덤디덤...
아스고어 대왕님이 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