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펠/샌즈시점







샌즈는 오랜만의 싸움으로 정신력이 많이 소진된 것을 느꼈다. 가뜩이나 인간때문에 기억이 뒤죽박죽이라 상태가 그렇게 좋진 않은데 싸움까지 했으니 오늘은 좀 무리한 감이 없지않다. 샌즈는 졸려서 감기는 눈을 끔벅였다.

아, 잠온다.

샌즈는 크게 하품을 하곤 광장에 남은 먼지를 살폈다. 발로 툭툭 먼지를 걷자, 그 속에서 20 골드가 나왔다. 샌즈가 골드를 회수하기 전에 샌즈의 앞을 길게 늘어난 불줄기가 가로막았다. 샌즈는 불이 지나가고 남은 자리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그릴비를 바라봤다.

열린 문으로 그릴비는 늘렸던 불꽃을 회수하며 샌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LOVE랑 EXP는 넘겨줬으니까 골드 정도는 내놓으란거지. 샌즈는 그릴비의 시선에서 그의 의도를 눈치챘다.

수전노새끼.

샌즈는 속으로 툴툴거렸다. 하지만 피곤한 상태로 그릴비와 싸워봐야 본인만 손해란 것을 알았기에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고작 20 골드 때문에 피곤한 짓을 할 순 없지.

샌즈는 어깨를 으쓱였다.

눈송이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샌즈의 발치에 놓인 먼지를 업고 날아갔다. 샌즈는 차가운 눈송이가 자신의 옷과 머리에 닿는 것을 느꼈다.

샌즈는 안락하고 잠 자기엔 최고의 장소로 이동했다.

초소에 쭈그려 누워, 샌즈는 기절하듯 잠들었다.




샌즈는 감자튀김이 묻은 머스타드를 우물거리고 있었다. 샌즈는 아무 생각없이 음식을 씹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내가 지금 어디있는거지? 분명 초소에서 자고 있었는데. 샌즈는 주위를 둘러봤다.

희미한 기억이 옅어져 가고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이 뚜렷해졌다. 샌즈는 그릴비에 앉아서 감자튀김과 머스타드를 먹고 있었다. 샌즈는 이게 무슨 일인지 생각해보려고 했다.

그 때, 그릴비의 문이 열렸다.

후끈한 그릴비의 내부로 스노우딘의 차가운 공기와 눈송이가 쏟아졌다. 샌즈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도고가 있었다.


"어-어어어-어?"


샌즈는 텅 빈 두개골 안이 혼돈으로 꽉 차는 것을 느꼈다. 분명 기억엔 자신이 도고를 죽였었다. 도고를 죽이고 LOVE와 EXP가 올라간 것을 느꼈었다. 그런데 저기 있는 '저건' 뭐지? 샌즈는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골'때리네.

현실을 느끼기 시작하자 그릴비 바깥에서 파피루스가 자신을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샌즈는 어렵지 않게 인간을 떠올렸다. 시간을 되돌리는 인간. 그 인간이 자신이 그릴비에 앉아있을 때로 시간을 되돌린 것이다.

샌즈는 피곤한 정신과 피곤하지 않은 육체를 동시에 느꼈다.

오, 이건 정말 끔찍해.

샌즈는 바에 엎드렸다.

도고는 흐릿한 기억에서처럼 흥분한 상태였다. 파피루스도 기억 속의 그 순간처럼 화를 내며 온갖 심한 욕을 하고 있었다.

샌즈는 눈을 감았다.

물론 그런다고 현실이 바뀌진 않았다.

샌즈는 한숨을 내쉬었다.

파피루스를 화나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러면 파피루스는 자신을 죽이려고만 할 뿐, 그 딱 좋은 공격을 해주지 않을 것이니까. 그렇지만 인간을 이대로 놔두면 자신은 어쩌면 영원히 이런 상태를 유지해야 할지도 모른다.

샌즈는 접시 위에 놓인 머스타드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감자튀김을 바라봤다.

끈끈한 머스타드 소스 속에서 감자튀김은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시간선.

샌즈는 문득 그 단어를 떠올렸다.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단어인데. 샌즈는 기억을 되짚었다. 그리고 금방 가스터를 떠올렸다.

이런 걸 말해줄 괴물이 가스터 말고 누가 있겠어.

샌즈는 깊게 한숨을 터뜨렸다. 그리고 생각하는 것을 포기했다.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있을리가 없으니 생각해봐야 머리만 복잡해진다. 분명 떠올린다고 해도 그건 '샌즈, 어쩌고 저쩌고 시간선 어쩌고 저쩌고 저쩌고 그쩌고 이쩌고다.' 뿐일거다. 가스터는 자신이 알아듣든 말든 그냥 자기 생각을 정리하려고 지껄일 뿐이었으니까. 그것도 전혀 정의를 내려주지 않아서 본인만 아는 단어만 골라 사용하면서. 알아들었더라도 거기에 대답하면 가스터는 넌 그것도 모르냐고 눈치를 주며 몇 마디 말로 샌즈의 입을 막아버렸을 거다. 그리고는 짜증을 내면서 본인만의 언어로 기록을 남겼을 거다.

샌즈는 가스터에대한 생각을 집어치우고 다시 인간을 생각했다.

인간.

간섭하자니 파피루스가 화낼 것이 뻔하고. 그렇다고 간섭을 안하자니 인간은 시도때도 없이 시간을 돌려댄다.

샌즈는 고민했다.

둘 다 좋을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샌즈는 열심히 텅 빈 골을 굴렸다.

인간을 왕과 여왕에게 데려가면 어떨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그걸 할 수 있다면.

공간이동은 꽤나, 까탈스러운 놈이다. 특히나 자신 외의 타인까지 공간이동을 시키는 것은 더욱 더 그렇다. 그리고 이동할 수 있는 거리도 제한적이다.

공간이동은 이동하는 대상의 질량에 비례,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해서 힘이 들었다. 상태가 아주 좋을 때라면 샌즈 혼자서는 뉴홈에서 스노우딘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정신적으로 피곤해서 지금은 혼자 움직인다해도 초소까지 밖에 못 갈 것 같다. 이런 상태로 어떻게 인간까지 데리고 스노우딘에서 뉴홈까지 갈 수 있을까. 그것도 중간에 괴물을 마주치지 않고.

실현 불가능한 계획은 집어치우고 샌즈는 다시 고민했다.

어-쩐-다-.


쾅!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샌즈는 뒤를 돌아봤다.


"날 쓰다듬은 새끼, 가만두지 않겠어!"


소리치며 도고는 자신이 부순 탁자를 다시 내리쳤다. 탁자의 파편이 여기저기로 튀었다. 샌즈는 염력으로 탁자의 파편을 잡고, 땅에 떨어뜨렸다.

주변의 공기가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샌즈는 자리를 피하고 싶었지만 동시에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도고가 자신에게도 파편을 날렸으니 선제 공격을 한 것인데, 여기서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다른 괴물들이 도고에게서 도망친 만만한 놈으로 생각하고 덤벼들 것 아닌가.

스노우딘에 처음 왔을 때, HP가 낮은 자신에게 쉬지않고 싸움을 걸어대던 괴물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샌즈는 '골'머리가 아팠다. 파피루스는 강했지만 어린 괴물들 사이에서 강했을 뿐이고, 어른 괴물들과 싸우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샌즈는 파피루스의 몫까지 더해서 싸워야 했다.(때문에 파피루스는 자기 몫의 LOVE와 EXP까지 샌즈가 꿀꺽했다고 굉장히 화냈다.) 집과 파피루스를 통채로 옮긴 상태로 끝도 없이 몰려드는 괴물들을 상대하고 나서 샌즈는 한-참-을 빌빌거렸다. 정신력이란게 그냥 먹고 자고 하면 회복되는 체력이랑은 달리 좀 후유증이 길지 않은가. 그래도 상처가 남진 않은 싸움이라 티가 안나는게 다행이었지만 그 때 시도때도 몰려오던 졸음은 기면증 수준이었다.

후유증이랄까, 그 때 생긴 자는 버릇이 아직도 있을 정도니.

샌즈는 슬쩍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질감에 눈을 떴다.


"헤-"


무의식 중에 염력으로 잡은 것이 있다. 샌즈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그게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그것을 확인하고 자신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

도고는 거의 이성을 잃은 얼굴로 샌즈를 노려보고 있었다. 샌즈는 자신의 염력에 붙들린 도고의 칼과 도고를 번갈아봤다. 그리고 도고에게 여기서 제일 쓰러뜨리기 쉬워보이는 놈으로 보였다는 것에 귀찮음을 느꼈다.

잠깐 눈 좀 감았다지만 그릴비 안에 있는 쓰레기들보다 못한 놈이 되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샌즈는 도고에게 그의 것을 되돌려보냈다. 도고의 영혼을 노리며 날아간 것은 도고의 손에 잡혔다. 샌즈는 혀를 찼다.


"가만두지 않겠어. 가만두지 않겠어……."


도고가 으르렁거렸다. 샌즈는 '아- 저 새끼, 진짜 정신 놨네.'라고 생각했다.샌즈는 가벼운 두통을 느끼며 도고를 파란색으로 만들었-




콰과과광-


샌즈는 감자튀김이 묻은 머스타드를 우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위는 그의 염력으로 파란색이 된 괴물들과 부서진 탁자와 의자가 널브러져 있었다. 샌즈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적개심에 정신을 차렸다.

눈 앞에서 그릴비의 화염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샌즈는 주위를 둘러봤다.

바닥에서 솟아오른 뼈다귀들과 그 때문에 산산조각난 가재도구, 상처입은 괴물들이 보였다.


"헤-헤헤……."
"……!"


실소하는 샌즈를 그릴비의 화염이 덮쳤다.





"우웨에에엑-!"


샌즈는 입 속에 남은 머스타드와 감자튀김을 눈 위에 게워냈다. 급하게 이동하느라 좌표도 제대로 못찍었다. 샌즈는 까무룩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지만 눈 앞에 치솟아오른 불꽃을 보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릴비의 불이 닿기 전에 이동했다 생각했는데, 옷에 불이 달라붙어있었다. 샌즈는 눈 위를 굴러, 겨우 불꽃을 꺼뜨렸다.


"헥-헥-허어-."


눈 위에 뻗어 샌즈는 숨을 골랐다.

어떻게 움직였더라.

방으로 가려다가 중간에 초소로 좌표를 바꿨다. 어릴 때 한 번 이렇게 이동 중에 좌표를 바꿨다가 머리, 몸, 다리로 삼등분 된 적이 있었다. 샌즈는 몸이 전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했다.

기억이 또 제멋대로 움직였다. 그러니까- 기억의 마지막에 자신에게 공격한 도고를 공격하려고 염력을 썼는데 갑자기 지금으로 바뀌면서 염력이 범위를 잃었고, 염력이 폭주한 것이다.

샌즈는 머리가 부숴질 듯이 아픈 것을 느꼈다.


-샌즈, 지하를 감싼 결계는 공간과 시간선을 분리하고 차단하는 마법을 기본으로 만들어졌다.
-샌즈, 결계를 만든 7명의 마법사들은 시공간을 떼어내고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렇다면, 샌즈, 그 시공간을 넘는다면 결계의 밖으로 나갈 수 있지 않겠나?
-천년이 넘는 시간을 뛰어넘으실 수 있으시다면 가능하시겠네요. 그렇지만 그렇게 하시려면 굉-장-히- 커지셔야 할걸요. 우리는 개미라서 아직 제대로 다 볼 수 있는건 면밖에 없잖아요. 시간축까지 확인하려면…….
-오, 샌즈, 시간도 분리했단걸 잊었나?


샌즈는 눈구멍으로 액체가 흘러넘치는 것을 느꼈다.

가스터. 가스터. 가스터.


"가스터……."


샌즈의 기억은 온통 가스터만으로 채워져있었다. 샌즈의 시간은 온통 가스터만으로 채워져있었다. 샌즈의 공간은 온통 가스터만으로 채워져있었다.


"씨…발……."


샌즈의 세상은 온통 가스터만으로 채워져있었'었'다.


"……."


샌즈는 머리를 감싸던 손을 눈구멍으로 내렸다. 손가락뼈에 묽은 액체가 닿는게 느껴졌다. 기억이 점점 정리되는 것이 느껴졌다. 깨질 것 같이 아프던 두통도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얌전해지고 있었다.

샌즈는 시야에서 손을 치웠다. 어두컴컴한 지하의 하늘이 보였다. 여러가지 색으로 빛나는 석영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반짝반짝반짝반짝-


샌즈는 눈을 깜박였다.

여긴 시간이 막힌 공간이다. 이곳에서 자꾸 시간을 되돌린다면 그 시간 속에 갇히고 말거다.

그러니, 인간이 더는 시간을 되돌리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파피루스가 그걸 싫어하든 말든.

샌즈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샌즈는 감자튀김이 묻은 머스타드를 우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샌즈는 머스타드 소스가 가득한 접시에 얼굴을 처박았다.

샌즈는 시간이 움직이기 직전에 자신이 하려던 것이 현재에서도 실행된다는 것을 완벽하게 깨달았다.










오늘은 샌즈 찌질이 변태주의를 넣을 필요가 없네.

샌즈 빨려고 적는거다보니 샌즈가 파피루스랑 프리스크같은 애들 안만나고 다른 괴물들만 만나면 찌질함이 많이 죽는건 어쩔수없군.


가스터랑 샌즈 붙여놓으면 이미지가 공대 교수님이랑 대학원생 이미지외에는 잘 생각이 안남.

지혼자 외계어하다가 못알아들으면 존나 공부 안하냐고 쪼아대고

대답해도 존나 모자라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온갖 외계어로 까대고

논문 쓰면 까고

작품 만들면 까고

숨 쉬면 까고

씨이벌...


개추 고마워. 댓글도 고마워.

오타지적도 환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