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를 위하여
오래 전, 인간과 괴물, 두 종족이 지구를 통치했다.
어느 날, 두 종족간에 전쟁이 발발했다.
길고 긴 싸움 끝에, 인간이 승리했다.
그들은 마법 주문을 사용해 괴물을 땅 속에 봉인했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에봇 산. 2016년.
전설에 따르면 산에 오른 이는 절대 돌아오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 설정이었다.
수백 번을 플레이한 언더테일. 마지막으로 플레이 하려던 때에 나는 그리고 나는 계곡에 떨어졌다.
“반가워! 내 이름은 플라위. 노란 꽃...”
나는 그 것의 말을 다 듣지 않은 채 풀 채로 뜯어 호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잠깐, 이게 무슨? 으읍...”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해할 필요도 없었다. 모니터 너머로 언제나 나를 미소짓게 만들었던 그녀를 만나러 가야했다.
토리엘은 갑작스런 나의 방문에 경직된 채 나를 보았다. 하지만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품 속으로 뛰어들었다.
“어머니! 엄마. 엄마...”
토리엘은 양 팔을 어쩔 줄 모르며 치켜들었지만 이내 팔을 내리며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여워라. 많이 놀랬니? 하지만 걱정하지 마렴. 이젠 다 괜찮단다.”
토리엘은 처음 본 나를 따뜻한 손으로 이끌었다. 그녀는 폐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시나몬스카치버터파이를 구우러 갔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빠른 속도로 퍼즐들을 풀어나갔다.
토리엘은 예의 그 작은 집 앞에서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그런 그녀 앞에서 장난스럽게 전화기를 꺼내어들었다.
“빨리 도착했구나. 어디 다치지는 않았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양 손을 쥐었다. 토리엘이 다시 한번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나는 황금꽃의 가지를 묶어 토리엘의 휴대폰을 그녀의 가방에 묶어두었다.
“토리엘. 휴대폰을 잃어버리지 말아요.”
토리엘은 입을 가리며 살포시 웃었다.
그녀를 따라서 집을 돌아보았다. 내 방 앞에서 그녀가 머리를 쓰다듬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눕자마자 잠이 스르륵 쏟아지는 부드러운 침대에서 일어나자 파이 조각이 놓여져있었다.
나는 그렇게 토리엘과 살기로 결심했다.
가스터가 말했다.
[시간선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라가 떨어졌다.
***
“잠깐 나가기만 하면 된다니까요. 전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요. 여기가 제 집인걸요.”
토리엘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는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있다. 폐허의 문이 잠겨져 있지 않기에 언제든 나갈 수 있지만 그녀에게 걱정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예상외로 토리엘의 반응은 담담했다. 문을 부수거나 나를 공격하지도 않았다. 아마도 그녀와 오랜 시간을 보내서였기 때문이겠지.
나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토리엘에게 쏘아붙였다.
“나도 그 골 때리는 농담 잘하는 친구를 보고 싶다구요!”
토리엘은 끼고 있던 안경 너머로 나를 바라보았다. 괜시리 마른침을 삼키고 토리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너, 언제 따라왔니?”
“아니에요. 그게 아니고.”
토리엘은 보던 책을 덮고 상냥한 표정으로 말했다.
“잠깐만 기다리렴.”
빠른 걸음으로 나가려는 토리엘에게 나는 소리쳤다. 마음이 아팠지만, 이 수 밖에 없었다.
“집에 돌아가려는게 아니에요! 여긴 제 집이에요. 그리고, 그래도. 답답하다구요. 나도 친구를 만나고 싶은데.”
토리엘은 문지방에 서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이 곳에 떨어지는 인간들은 모두 같은 운명을 맞지.”
“떨어지고.”
“나가려다.”
“죽어.”
“나는 죽으러 가지 않아요.”
토리엘은 고개를 저었다.
“순진한 아가야. 폐허를 나서면 너를 죽이려는 괴물이 있단다. 아스고어. 난 너를 지키려는 것 뿐이란다. 네 방으로 돌아가렴.”
낭패다. 이런 결말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곳에서 지낸지 며칠이 되어 가는지도 까먹었다.
한 달? 일 년?
이대로 있어도 좋겠지만, 샌즈와 파피루스도 보고 싶다. 언다인도. 다른 모든 이들도.
무서운 표정을 짓는 그녀를 따라 폐허의 문 앞에 도달했지만 나는 긴장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죽이지 않는다. 그렇게 믿는다. 하지만 모니터 너머에서와는 달리 이미터를 넘는 거대한 체구는 저절로 오금이 저리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구나.”
“증명해보렴. 살아남을 만큼 강하다는 걸 증명해보렴.”
탁,탁,탁,탁. 익숙한 소리. 익숙하지 못한 살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다.
어두운 폐허 속 유일하게 빛나는 그녀를 향해 나는 뛰었다. 불꽃이 내 가슴팍에 날아들었다. 뜨겁다. 생각했던 것보다 뜨거운 수준이 아니다. 작열하는 불덩이는 내 옷을 태우고 들어갔다. 하지만 나는 물러설 수 없었다.
토리엘의 나는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걸 가만히 지켜볼 만큼 냉정한 인간이 아니다.
모든 과정이 생략되었다. 그녀의 뜨거울만큼 따뜻한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그녀의 품 속에 파고든 나의 머리 위로.
그녀는 결심한 듯 나를 끌어안았다.
“그래. 그러면 나와 같이 나가자. 아쉬고어가 너에게 손을 대는 일은 내가 용납하지 못해.”
무언가가 바뀌었다. 하지만 그녀와의 데이트도 나쁘지는 않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가 폐허의 문을 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피바다를 보았다. 이어지는 익숙하고도 그리운 목소리.
“ㅡ가스터 블래스트.”
시공간이 터지는 폭발음과 함께 토리엘은 나를 감쌌다. 고기 타는 냄새가 났다. 그녀의 등 뒤로 난처한 듯 보이는 샌즈의 얼굴이 보였다.
“안녕, 인간.”
“이게 갑자기 무슨 짓이죠?”
무서우리만치 압도적인 기세가 샌즈를 눌렀지만 샌즈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다만, 조금 곤란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저기, 아주머니. 저 악마로부터 떨어지세요. 지금 당장.”
다 읽어봤는데 괜찮네..
뭘 말해도 스포일러랑 연관될거같아서 말을 못하겠는데 잘썻어!
호오.... -_-
오...맙소사
감사합니다! 차라... 차라를 이해하고 싶다..
음 좋군. 이런 글을 읽으면 글 소스가 충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