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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류에겐 마법이 없다.


혹자가 얘기하기를 발달된 과학은 마법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하지만 

내가 말하는 마법은 괴물들이 쓰고 다니는, 그 괴물들을 지하에 천년동안 박아둔 초자연적인 기술을 말하는 것이다.


마법이 언제, 어떠한 이유로 없어졌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방도가 없다

검증 가능한 사료가 한 가지도 없거든. 괴물들도 신화의 영역이라고 치부되던 판이었는데

흔히 생각할 만한 마법에 대한 이론서 같은 것은 괴물들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이 숨을 쉬고, 눈을 깜빡이는 법을 이론으로 배우는 게 아닌 것처럼

지상에 올라와서야 인간 과학자들까지 죄다 머리를 모아 학문으로 만들려하는 움직임이 있긴 한데 

애초에 인간이 쓰지도 못하는 마법을 인간의 과학으로 해석하겠다는 게 무리인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저런 움직임들과 같이 괴물들의 역사서를 해석하여 인간의 역사서와 교차 검증을 진행하거나 

당시의 인간과 괴물 사이에 어떠한 일이 있는지 조사하는 일이 요즘 진행 중인데 

그 중에서 왜 괴물들이 하필이면 바다 건너, 당시에는 제대로 존재조차 몰랐던 이 대륙에 묻혀있었는가에 대한 가설이 나왔다

아무도 손대면 안됐기 때문에 7명의 마법사는 좌표를 무작위로 설정한 뒤 이동, 그 후에 괴물들을 봉인한 뒤 돌아왔다는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법한 가설인데 

이 가설을 발표하던 사학자나, 이 가설을 보도하던 기자나 다들 표정이 볼 만 했다

같이 연구하던 괴물들이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했으니 망정이지

아직도 상황 파악 못하는 윗분들이야 이런 걸 유력 가설이라고 써왔냐면서 부들거리겠지만 뭐 어쩌겠어. 인간들은 검증 불가능한걸.


앞서 말했던 것처럼 마법은 괴물들에게 마치 본능과도 같은 거고. 이는 아마 과거에 존재했을 인간 마법사들에게도 마찬가지일거라 추정할 뿐이다

그렇기에 마법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더군다나 족히 천 년이라는 세월이다

그 긴 세월동안 많은 기록들이 사라지고, 마법사들 역시 사라지면서 마법이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된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내가 지금 카페에 앉아 보랏빛 찻물 속에 둥둥 떠다니며 발을 놀리는 거미들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건

마법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 인류로써 당연한 일인 것이다

이 거미들이 사실은 허상이고 찻물은 마법으로 색을 변화시켜서 이런 모양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도 생리적으로 꺼려진다

아 진짜 향은 좋은데 말이야. 이게 무슨 차냐고?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나는 누가 봐도 잘 내려진 더치커피다거미가 떠다니는 게 아니라면

사무실 근처에 카페가 생겼다고 해서 한 번 와봤는데 주인장은 지난 번 사건 때 본 그 거미 괴물이었고. 아는 얼굴이라며 반색하며 맞아 줘서 나도 내심 기뻤는데

주인장이 오랜만에 실력 발휘 하겠다면서 싱글거리면서 커피하고 크로와상을 내왔다. 그걸 또 좋다고 사양조차 안 한 내 뻔뻔함이 문제다. 아이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크로와상을 씹으며 다시 커피잔 속을 보았다. 거미들은 아직도 활기차게 우글거렸다

그래 식기 전에 마시자. 눈 딱 감고 마시면 되겠지. 난 할 수 있어.



사실 글쓴놈은 이걸 문학이라기 보다는 그냥 설정 풀면 딱딱하니 짧은 이야기 식으로 푸는거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겸사겸사 스토리도 진행하고 싶긴 한데. 뭔 스토리를 넣어야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