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 출처 : http://lindowyn-stock.deviantart.com/art/Hourglass-Running-356599836
원 아이디어 : 정의망치거슨, <언다인과의 관계를 위해 화해의 모래시계를 사고 싶다>
"언다인, 이거 봐봐."
집에 들어온 남자는 가방에서 상자를 꺼내 언다인에게 보여주었다.
언다인은 들고 있던 아령을 내려놓고 남자에게서 상자를 받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이게 뭔데?"
"열어봐."
아무런 상표나 글씨도 없는 갈색 종이상자를 살펴보던 언다인은 상자를 열기 위해 테이프를 뜯어냈다.
상자를 뒤집어 안에 있는 내용물을 꺼낸 언다인은 더욱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게 뭐야?"
"모래시계라는 거야."
"그 정돈 나도 알아."
나무로 된 몸체에 투명한 유리로 구성된 모래시계에서 모래가 떨어지는 걸 보는 언다인이 물어봤다.
남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것을 소개했지만, 언다인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내 말은, 이걸 왜 가져 온 거야?"
"저번에 우리 싸웠었잖아. 그게 생각나서 가져왔어."
언다인은 남자의 말에 며칠 전 남자가 운동을 거른 걸 혼낸 일을 기억해냈다.
하지만 언다인은 그것과 이 모래시계가 서로 무슨 상관인지 도저히 연관 지을 수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언다인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생각을 말했다.
"알겠다! 앞으로 이 모래시계가 떨어지는 동안 운동을 하겠다는 거지?"
"왜 그렇게 생각했어?"
"그야, 이거 떨어지는 걸 보니 딱 한 세트 운동할 시간인걸."
남자는 언다인의 말에 작게 소리내 웃었다.
"언다인다운 생각이네. 그런데 이건 운동하려고 산 게 아니야."
"그럼 안되지! 운동해야 몸이 튼튼해질 것 아냐!"
언다인은 붉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상자를 구겼고, 남자는 재빨리 손사래를 쳤다.
"아니, 아니, 운동은 계속할 거야.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하지만 어젠 안 했잖아."
"그건 정말 사정이 있어서 그랬어. 미안해."
언다인은 남자를 약간 미심쩍게 바라봤지만,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믿어줄게."
"고마워."
남자는 미소 지었고, 언다인은 모래시계를 뒤집으며 말했다.
"그래서, 이건 왜 사온 거야?"
"저번에 우리가 싸우면서 서로에 대해서 감정이 상했잖아. 꽤 오랫동안 말도 안 했고."
언다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서로에게 기분이 상할 일이 있으면 이 모래시계를 탁자 위에 올려놓는 거야."
언다인은 모래시계를 뒤집는 걸 반복하며 모래가 움직이는 걸 구경했다.
"그러면?"
"먼저 기분이 상한 쪽이 이 시계를 탁자 위에 올려놓으면, 잘못 한 사람이 마실 걸 준비해서 자리에 앉는 거지."
"그리고 그 시간 동안만 싸우자고?"
"아니, 그 시간 동안, 서로 저 탁자에 앉아서 가만히 있는 거야."
언다인은 고개를 갸웃했다.
"가만히?"
"응. 가만히. 모래가 다 떨어질 동안, 뒤집은 사람은 뭐가 섭섭한지 생각하는 거고, 상대는 뭘 잘못했나 반성하는 거지."
"모래가 다 떨어지면?"
"그럼 이제 서로의 감정을 말하는 거야. 솔직하게. 무엇 때문에 섭섭했고, 어떻게 해주길 바랐는지. 그리고 상대는 자신이 왜 그랬고, 미안하다고 하는 거지."
"그때까지 감정이 안 풀리면?"
"그럼 그것도 말하는 거야. 아직 화가 나 있다고."
언다인은 모래시계를 바라보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했다.
남자는 그런 언다인을 지그시 바라보며 기다렸다.
마침내, 언다인은 모래시계를 남자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그래, 좋아. 나쁘진 않네. 근데 서로 기분이 상하면 어떻게 해?"
"그럼 모래시계를 뒤집고, 곧바로 한 번 더 뒤집는 거지. 아무 말 안 하고. 그리고 치우는 걸 처음 뒤집은 사람이 하면 되겠지?"
언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로, 남자는 꽤 많이 식탁에 앉혀졌다.
피아노 선반을 잘못 건드려 조율을 망치는 바람에 한 번.
거대 로봇물에서 검을 들고 있는 주인공 기체의 색깔이 이상하다고 말했다가 한 번.
냉장고에 있는 마지막 남은 에너지 드링크를 먹었다가 한 번.
프로틴을 잘못 사 왔다가 한 번.
언다인의 피아노 연주를 듣다가 잠들어서 한 번.
소파에 같이 누워 거대 로봇물을 보다가 잠들어버려서 몇 번.
언다인의 요리를 먹고 얼굴을 찌푸려서 한 번.
언다인이 샤워를 하고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보일러를 꺼서 한 번.
언다인이 샤워를 하고 있는데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며 습관적으로 불을 꺼버려 한 번.
피곤해서 운동하지 않고 잠들어서 몇 번.
남자가 식사당번인 날 고등어 튀김, 동태찌개, 꽁치조림, 고등어 튀김을 반찬으로 준비해서 한 번.
언다인이 자는데 걸 뒤에서 껴안고 쓰다듬다가 한 번.
소파에 누워있는 언다인을 간지럽히다가 한 번.
차를 탔는데 깜빡하고 물을 자기가 마실 정도로만 끓여서 먹었다가 한 번.
언다인의 창을 가지고 장난치다가 창 손잡이 부분으로 언다인의 얼굴을 때려서 한 번.
그 외 수없이 많은 이유로 언다인은 모래시계를 뒤집었고, 남자는 차를 준비한 뒤, 모래가 다 떨어지면 남자는 사과하고 언다인은 용서했다.
그날도, 남자는 언다인 앞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
"..."
삐이이-
주전자에서 물이 끓으며 김이 빠져나가는 높은 소리가 나자, 남자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능숙하게 컵을 두 잔 꺼내 홍차 티백을 넣고 물을 부은 뒤, 티백을 몇 번 들었다 놓았다 하며 차를 탔다.
어느 정도 홍차가 우러나오고 나자, 남자는 한 손에 컵을 하나씩 들고 언다인에게로 다가갔다.
언다인에게 먼저 홍차를 건넨 남자는 컵을 들고 반대편에 앉아 뜨거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 난 뒤 컵을 내려놓고, 자신이 언다인에게 무엇을 잘못했나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공기를 모래가 흘러내리는 가볍고 부드러운 소리와 남자가 간간이 차를 마시는 소리가 채웠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모래가 전부 떨어지자 언다인이 적당히 식은 차를 전부 들이켰다.
탁 소리가 나게 컵을 내려놓은 언다인이 입을 열었다.
"내 물건은 내 거야. 내 사생활을 존중해 줬으면 좋겠어."
"네 방에 있는 물건을 함부로 만져서 미안해. 며칠 동안 네가 바빠서 대신 치워주려고 했어."
"마음은 고마워. 하지만 다음번엔 그러지 마."
"알았어. 조심할게."
"그래."
언다인은 말을 마치고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남자는 남은 차를 홀짝이며, 언다인이 먼저 일어나기를 기다렸지만 언다인은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혹시 더 화난 게 있는 거야?"
"...아니."
"어... 그러면 일단 이것들부터 치우고 올 게."
남자는 남은 차를 전부 마시고 치우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탁.
언다인이 손을 뻗어 모래시계를 다시 뒤집었다.
"어?"
"앉아."
남자는 약간 얼떨떨해하며 자리에 앉았다.
남자는 언다인의 눈치를 살폈지만, 언다인은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 가만히 있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말도 없는 언다인에 남자는 뭘 잘못했는지 곰곰이 생각했다.
먼저 일어나서 그런가 생각했지만, 치우기 위해 일어난 적은 저번에도 몇 번이나 있었다.
말투가 잘못된 것이었나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왜냐하면, 말투가 기분 나쁘면 그 즉시 말하기로 했으니까.
그 외에 자신이 오늘 뭘 잘못했나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남자는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사이 모래시계는 다시 한 번 전부 다 떨어졌고, 그 이후에도 언다인은 입을 열지 않았다.
자신의 행동을 되짚어 보던 남자는 결국 먼저 입을 땠다.
"미안.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
언다인은 남자의 말에 감았던 눈을 뜨고 남자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잘못해서가 아니야."
남자는 언다인의 말에 눈을 조금 더 크게 뜨며 의아함을 내비쳤다.
"항상 나만 이걸 뒤집잖아. 네가 이걸 뒤집을 걸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언다인은 팔짱을 풀고 모래시계를 만지작거렸다.
"그럼 결국 뭐야? 이건 그냥 내가 화나는 걸 막으려고 그러는 거야?"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언다인을 바라봤고, 언다인은 모래시계를 다시 내려놓고 남자를 바라봤다.
"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그냥..."
언다인은 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찾다가 한숨을 내뱉듯 말했다.
"...그냥 내가 나쁜 년 같잖아."
언다인은 팔짱을 풀고 시선을 떨궜고, 남자는 그런 언다인을 조금 굳은 얼굴로 바라봤다.
탁.
남자가 손을 뻗어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뭐야?"
남자는 말 없이 팔짱을 끼었다.
언다인은 남자를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들어갈래."
"앉아. 그게 우리 약속이잖아."
"어차피 내가 이런 말 하니까 뒤집은 것 아냐?"
"진짜 화났으니까 앉아."
의자를 잡고 있던 언다인은 남자가 강하게 말하자 자리에 앉았다.
모래가 좁은 틈새를 빠져나가는 소리도 무거운 공기에 눌려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았다.
언다인에게는 평소보다 길었던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 모래가 떨어지자 남자가 입을 열었다.
"난 네가 나쁘다고 생각한 적 없어."
언다인은 말없이 앉아있었다.
"만약, 내가 너에게 정말로 서운한 것이 있었다면, 난 모래시계를 바로 뒤집었을 거야."
"하지만 한 번도 안 뒤집었잖아."
"그야 서운할 일이 없었으니까."
언다인은 남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말했다.
"한 번도 안 서운했다고? 내가 너한테 한 게 있는데?"
"뭘 했는데?"
"...너 자는데 억지로 깨운 적도 있고..."
언다인은 이것저것 얘기를 하기 시작했고, 남자는 가만히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랬었지."
"그런데 그게 하나도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고?"
"응."
"거짓말."
"진짜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언다인이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하자, 남자는 가볍게 미소 지었다.
"왜 웃는데?"
"네가 이러니까 널 미워할 수가 없잖아."
"뭐?"
"널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데, 어떻게 널 미워하겠어."
남자의 말에 언다인은 멍하니 입을 벌렸다가 이내 얼굴을 자신의 머리카락 색만큼이나 빨갛게 물들였다.
남자는 그 모습을 보고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언다인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앉아있는 언다인의 머리를 자신의 품에 껴안았다.
"그래도, 이번엔 진짜 화났어. 왠지 알아?"
언다인은 품에 안긴 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넌 나쁘지 않아. 그러니까 내 앞에선 그런 말 하지 마."
언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남자는 언다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고, 언다인은 남자의 품에 안겨 가만히 앉아있었다.
잠시 뒤, 남자는 언다인을 놓아주고 가볍게 이마에 입을 맞춰 준 다음 말했다.
"그럼 뒷정리는 네가 하는거다?"
언다인은 잠깐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있다가 이내 소리 내 웃기 시작했다.
"푸후후후후!"
남자 역시 가볍게 웃으며 방으로 들어갔고, 언다인은 탁자에 놓인 컵을 들고 일어나 싱크대로 향했다.
자신의 소재가 훌륭하게 사용된 것을 알고 내 의지가 충만해지긴 개뿔 내가 미안하다
하.. 시발.. 달다
달디달어용
개추
근데 남자는 누구냐? 너냐?
아니. 남자는 스시박이들 알아서 넣으면 돼. 그래. 읽는 너 말이다.
아니 이게 왜 추천수가 이거밖에 안되냐!! 좀 더 눌러라!!
난 이거 북마크 찍어놓을ㅇ 거다!
언다인에게 남자라니 용납할 수 없다
달닼ㅋㅋㅋㅋ
남자의 달달함에 취한 언다인이 남자를 유혹하는게 보고싶어진다.. 아니 시발 내가 싶다체를 쓰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