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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후우…."


거대한 창문들이 주홍빛으로 복도를 가득 메운 곳에서 샌즈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인간의 앞에 서있었다. 그는 괴로운 듯이 눈을 찡그리며 숨을 고르면서도 앞에 서있는 인간을 노려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샌즈는 애써 평소와 같은 모습을 연기하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인간은 칼을 빛내며 샌즈에게 달려들어 그의 여유를 빼앗았다. 처음엔 공간을 이동하며 가볍게 칼을 피해내던 샌즈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능력 사용이 적어지고 직접 움직이며 칼을 피하게 되었다. 갈수록 칼과 샌즈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이젠 거의 간발이 차로 빗나가게 되자, 인간은 섬뜩하게 웃었다.


 "너, 그 표정…."


샌즈의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 인간이 들고있는 칼의 날 너머로 비췄다. 당혹을 넘어 무슨 감정인지 이해할 수도 없을 표정에, 인간은 만족스러운 듯이 더더욱 웃기 시작했다.


* 흠. 그 표정...


광기어린 웃음을 띤 채로 인간은 휘두르던 칼을 멈추고 그 끝을 샌즈에게 향하기만 한 뒤 말을 하기 시작했다.


* 그건 백 번은 연속으로 죽는 해골이 짓는 표정인데.


샌즈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 표정은 더이상 인간을 대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 야, 축하해. 100번 찍었구나! 친구들이라도 모아서 파티 한 번 열자고.

* 파이도 있고, 핫도그도 있고, 그리고...


샌즈가 이를 악물며 팔을 휘두르자, 거대한 블래스터들이 사방으로 날아들어 인간을 쏘기 시작했다. 투콰아아앙! 폭음이 홀을 울리기 시작했지만, 인간은 그 궤적을 알고있다는 듯이 춤추듯 모든 블래스터의 공격을 피해냈다. 두건 한 장 차이로 비켜가는가 하면 어떤 공격에는 발레를 하듯이 가벼운 턴을 해 피하기도, 안경을 쓰곤 테를 바로잡으며 고래를 까딱하는 것 만으로 피하기도, 어디서 가져왔는지 프라이팬을 꺼내들어 가스터 블래스터의 빔 위로 요리를 하는 시늉을 하기도, 총을 쏘는 시늉을 하다가 앞으로 구르면서 피하기도 하는 여유를 보이며 인간은 말을 이었다.


* 흠... 잠깐만,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샌즈는 그 뒤에 나올 말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로선 드물게도 굉장히 흥분하며 블래스터와 함께 뼈로 직접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역시 인간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게 피하며 웃음을 이어갔다.


* 네 친구는 모두 내 손에 죽었잖아?


샌즈는 이가 부서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악물고,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블래스터와 투사체들을 한번에 꺼냈다. 이렇게 힘을 사용하면 그 반동으로 자신마저 죽을지도 몰랐지만, 샌즈는 안에서 무언가가 끊어졌는지 그런 생각은 모두 버렸다.

샌즈는 팔을 휘둘러 인간의 영혼을 직접 잡았다. 이번엔 영혼을 패대기 치지 않았다. 그저 인간이 움직일 수 없게 그 자리에 묶어둘 뿐이었다.


 "헤. 좋아,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이 미친놈아."


샌즈의 눈이이 파랗게 불타오르자 파랗고 하얀 뼈들이 인간의 앞뒤로 가지런히 쌓이더니, 모든 블래스터가 이 공간 자체를 부셔버릴 정도로 강한 폭음을 퍼부으며 인간에게 발사되었다. 여지껏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상대를 '확실하게' 죽이는 샌즈의 '특별한 공격' 이었다.


하지만, 샌즈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폭광이 그치자, 인간은 여전히 그 곳에 서 있었다. 상처는 없었다. 단지 옷 몇군데가 그을리거나 찢어져 있을 뿐이었다.

샌즈는 그 모습에 허탈감마저 느껴졌다. 


 "헤…. 쿨럭."


자신은 여기서 어떻게 해도 인간을 이길 수 없다. 몇 번을 반복해도, 인간을 이곳에 잠깐 잡아놓을 수 있을 뿐. 무엇하나 바뀌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다시 시작 될 것이고, 그 때 자신이 인간을 막아봤자 그저 연극의 한 단락인 듯이 가볍게 넘어갈 것이다.


 "쿨럭, 쿨럭, 커윽…"


샌즈가 연달아 기침을 하자, 능력을 너무 과용한 탓인지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인간은 처음으로 놀란듯 한 표정을 지었다.


* 헤에…. 칼에 베이기 전에 니가 먼저 피를 토하는 건 처음 보는데.


그 것은 정말로 신기한 것을 보는듯한 목소리였다. 누군가를 죽였다는 죄악감도, 세계를 파괴하는 것을 반복한 광기도 묻어있지 않은, 그저 순수하게 호기심어린 말투.

그 모습에 샌즈는 처음으로 오한을 느꼈다. 이제 확실하다. '저 것'은 인간이 아니다. 아니, 인간이면 안된다. 인정할 수 없었다.

털썩. 샌즈의 다리가 몸을 지탱하지 못하는지 무릎이 땅에 닿았다. 이내 괴로운 표정으로 피를 토하더니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았다. 괴물이 '안쪽'에서 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은 엄청난 고통을 가져왔다.


 "……."

 "……그래."

 "결국…, 하아, 하…. 이렇게…되겠지."

 "………."

 "뭐…."

 "그릴비…나, 가야…겠군…."


샌즈는 여유를 가장할 수도 없어 당장이라도 꺼질 것 같은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하더니, 마지막 힘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인간을 넘어서 반대쪽 문으로 향했다.


 "너, 그릴비도 벌써 백 번째 가는 거야. 어지간히 좋아하나봐?"


비웃음섞인 인간의 목소리가 홀에 울렸지만, 샌즈는 더이상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파피루스, 뭐 먹고 싶은 거……."


샌즈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샌즈가 쓰러진 것이 아니었다.

샌즈는 살해당했다.

'누군가'의 LOVE가 올랐다.


 "자, 백번째라고 했나?"


방금까지 죽어가던 목소리와 같지만, 이번엔 고통에 물들지 않은 목소리가 다시한번 홀에 울렸다.

고통에 물들지 않은 것을 넘어서 인간과 같은, 혹은 그보다 더 광기에 물든 것 같은 목소리였다.


 "흠. 이봐. 이제부터 다시 한 번으로 치는 게 어때?"


인간이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방금 자신을 스쳐지나간 괴물이 그곳에 멀쩡히 서 있었다.


 "다시 카운트를 해야 맞을 거야. 왜냐면, 이제부턴─."


단지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그 괴물의 안광은 붉은 색이었고─


 "─내가 이길 차례거든."


파악.

약한 살갗을 파고드는 소리가 들렸다.

인간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로 바닥에 쓰러졌다.

쓰러진 시선으로 보이는 것은 하트 로켓이 걸려있는 자신의 가슴이었다. 뭔가 다른 점이 있다면, 하트 로켓이 평소보다 더 붉다는 것일까. 하트 로켓만이 아니라, 옷 전체가 붉게 물들었다. 이것은 방금 죽은 샌즈의 피일까? 하지만 '이번'에는 인간이 샌즈를 죽이지 않았─


 "뭐, 그게 아니란 거 알잖아?"


촤아악!

살이 찢기는 소리가 인간의 귀를 때렸다.


 "끄,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악…!!"


그 소리에 반응하듯이 인간의 처절한 신음소리가 홀에 가득히 울렸다. 그 목소리를 눈을 감고 듣고있던 '샌즈'는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청자처럼 감동받은 얼굴로 팔장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거야. 정말 아름다운 소리지. 그렇지 않아?"


샌즈는 가벼운 농담을 던지듯이 손가락을 튕기며 인간에게 물었지만, 인간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다만 그 위로 붉은 영혼이 서서히 나타날 뿐이었다.

그 영혼을 보고 샌즈는 씨익 웃으며 다시 한번, 단 한개의 뼈를 던졌다.

뼈는 정확하게 영혼의 중앙을 꿰뚫어 그것을 산산히 부셔놓았다.


 "흠…'여기'에선 '내'가 100번 죽었다고 했지? 좋아, 그러면 받은 만큼은 돌려 줘야겠지."


먼지와 피로 뒤덮인 후드를 쓴 '샌즈'는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sans LV20 00:00

심판의 홀

계속하기 ♥리셋


 "좋아. 1전 1승이지."


샌즈는 리셋을─






 "아니, 잠깐만."


나는 리셋으로 뻗던 손을 멈췄다.


 "여기 아직 하나가 남아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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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는 이쪽을 바라보았─.






타락하는 과정인줄알았어? 유감, 차원을 뛰어넘은 머더샌즈데시타!


짤은 언갤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