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웃는 사내
“말했지. 실험이고 뭐고 당신의 장난질에는 어울릴 생각 없다고.”
사내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정확히 말하면 사내는 계속 웃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얼굴의 그 기괴한 웃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딘가 텅 비고 비틀린 웃음이다.
“이봐 밥, 그렇게 날카롭게 말할 필요는 없잖나.”
“아니, 과학자고 뭐고 저놈도 마찬가지로 왕국 놈이야.”
폭포를 타고 흘러온 쓰레기들을 모아 대충 만든 가게 안쪽에서 크레이그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대답한 뒤 다시 사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이 마을은 왕국 놈들을 환영하지 않아. 꺼지쇼.”
“As you wish, Mr Bob. I am looking forward to seeing you again.”
“그런 일 없길 바라지.”
사내가 손을 내밀었지만 잡지 않았다. 사내는 피식 웃는듯한 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마을문을 나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나서야 굴에 숨어있던 마을 괴물들이 하나 둘 씩 나오기 시작했다.
“밥, 그 괴물... 가, 간거야? 다시 오지 않는 거지?”
“그랬으면 좋겠지만...”
몸을 사시처럼 떨며 로지가 어둠 속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다른 마을 괴물들도 거진 마찬가지 얼굴이었다. 떨지 않는 것은 오로지 셋 뿐이다. 나, 가게에 앉아있던 크레이그, 그리고...
“아뺘ㅏㅏㅑ!! 이제 노라도 디예ㅖ에?”
“그래, 이제 마음껏 놀아도 된단다 테미야.”
나는 달려온 테미를 안아주며 애써 얼굴을 피려고 했다. 힘든 일이었다.
2. 증상
“아... 아ㅏㅏ빠.... 너ㅁ우.... 츄ㅓ...어....”
테미가 아팠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수도 쓸 수 없었다. 무력했다. 이 마을은 왕과 그 무력한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이 모인 마을이다. 괴물은 적고, 의사도 없었다. 가까운 마을은 너무나 멀었다. 마을 괴물들은 내 주변에 모였다. 모두가 도망자나 외톨이, 추방자인 이 마을, 아이는 테미뿐이다. 테미는 모두의 아이와도 같았다.
“테미야... 정신차려! 대학 가야지! 커서 대학가서 마을 괴물들 자랑거리가 되준다고 했잖아!”
“마.ㅏㅏ.쟈.... 대하꾜...가야ㅓㅓ대....그치ㅣ만... 넘...츄어....”
크레이그가 테미의 손을 잡고 외쳤지만 테미의 목소리는 너무나 작아져 있었다. 눈시울이 붉어진 로지가 소매춤으로 얼굴을 가리고서 어딘가로 달려나갔다.
"It must be hard time for you. Isn't it, Mr.Bob?"
모두가 사내를 노려보았다. 어느새 찾아온 사내는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마치 테미가 아프다는 걸 알기라도 한 것처럼, 놈은 너무나 완벽한 시간에 이곳에 찾아와 있었다. 나는 모두의 표정을 보았다. 똑같았다. 모두가 사내의 미소를 지워버리고 싶어했다.
“Don't look so angry. I have a suggestion for you all.”
“제안...이라고? 그게 무슨 소리지?”
사내는 씨익 웃으며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As a royal scientist of the kingdom, If you accept my 'suggestion', I can save your daughter's life”"
“테미를... 구할 수 있어? 정말로? 그게 사실이야? 그럼 그 제안이 뭔지 말해봐 왕의 과학자. 뭐든 들어줄 수 있어. 뭐든 할테니까, 제발!”
생각할 틈도 없이 대답이 먼저 터져나왔다. 사내의 눈길에서 만족스러운 빛이 번뜩였지만, 마을 괴물들 모두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크레이그가 은근 슬쩍 몽둥이를 집어들었지만,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눈에는 그저 죽어가는 테미만이 보일 뿐이었다.
"I need some subjects of my experiment. And it is perfect situation for my experiment. Yes, I mean I need all of you for my experiment."
“뭐, 뭐라고? 마을 괴물 전체가 그 실험인지 뭔지에 참여해야 한다고?”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말문이 막혔다. 마을 괴물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는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 테미를 다시 돌아보았다. 기침은 조금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창백했다. 부정할 수 없었다. 내 딸은 죽어가고 있었다.
"Face up to reality as it is, Mr.Bob. It is only solution. If you not accept my suggestion, your daughter will be dead soon."
“그럴 수는 없어. 이건 내 딸의 문제야. 마을 괴물들까지 끌어들일 수는 없어. 어떤 대가라도 좋아. 하지만 모두 내가 치러야 할 대가야. 다른 괴물들을 끌어들이지 마!”
나는 단어 하나하나를 씹어뱉듯이 말했다. 사내 말대로 난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사내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테미는 죽을 것이다. 현실이 그것이다.
“그 제안 받아들이지.”
“크레이그?”
크레이그였다. 그 두 눈에는 의지가 있었다.
“이럴 필요 없어 크레이그. 테미는 내 딸이야. 자네가 그럴 필요는...”
“밥, 테미는 우리 모두의 딸이에요.”
이번에는 로지였다. 언제 돌아온 것인지 충혈된 두 눈을 찡그리고서 거침없이 발을 내딛었다. 그걸 신호로 마을 괴물들이 하나 둘씩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 얼굴 모두가, 의지가 빛났다.
“딸이 죽는다는데, 가릴게 뭐있어?”
“맞아, 테미를 위해서면 나쯤이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참으려던 눈물이 결국 흐르고 말았다.
“모두들... 그만해줘. 지금 저 사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아니, 이게 무슨 일인지 알아.”
크레이그가 말을 잘랐다.
“이게 테미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야.”
3. 실험
모두가 굳은 얼굴로 사내를 노려보고 있었다. 사내는 품에서 이상한 기계를 꺼내더니 마을 한켠에 있던 커다란 버섯에 그걸 꽂아넣었다. 미심쩍다는 눈길에도 웃는 사내는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계의 원통 안에 들어있던 빛나는 내용물을 버섯에게로 주입했다.
“저, 저게 뭐야?”
갑자기 버섯이 춤을 추기 시작하자 그렉이 버섯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모두가 입이 떡 벌어졌지만 사내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Well, Determination injector status... is green. Let's start a experiment."
사내는 넉살 좋게 실험을 시작하자고 말했지만 미심쩍음은 가시지 않았다. 버섯을 춤추게 만드는 걸 주입하는 기계라니. 하지만 달리 방법은 없었다. 방금 전 사내가 뭔지 모를 약을 먹여 테미는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호흡은 이전보다 훨씬 고르게 변했지만 안색은 여전히 창백했다. 사내는 어디까지나 임시처방에 불과하다고 했고,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에 토를 달 생각은 없다.
"Don't worry, she will be fine."
사내가 그 기계를 테미에게 꽂고 손잡이를 당기자 무언가가 따라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빛나는... 아름다움... 마치...
“약은 뽑아내지 말고 집어넣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영롱한 빛에 홀렸다가 크레이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 말이 맞았다.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에 사내는 피식 웃었다.
"I am a professional. I know what I doing."
그리고 그는 크레이그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크레이그는 망설이다가 한걸음 내밀었다.
“네가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크레이그는 셔츠를 걷으며 말을 마저 이었다.
“내 보장하지. 만약 테미를 구하지 못한다면, 너는 그 일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사내는 짐짓 겁먹은듯한 제스쳐를 취하더니 기계를 크레이그의 왼쪽 촉수에 꽃아넣었다. 크레이그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뭐야 이건... 아프잖아.”
"To save her, all of you need to share her pain. Stay determined."
“우리가 테미의 고통을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고? 그게 무슨...”
"Next."
사내는 대답대신 다른 사람을 불렀다. 주사가 끝나는 건 시간이 조금 지나서였다.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사내의 주입기로 그 ‘테미의 고통’이라는 걸 주입받았다. 나는 왜 내게는 그걸 주입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봐, 왜 나는 주입하지 않는거지? 나는 테미의 아버지야. 테미의 고통을 부담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게 바로 나라고.”
사내는 실실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No, you are comparison group. Because you are sharing the half of her gene."
“나는 대조군이라고? 그게 무슨...”
질문은 익숙한 신음 소리와 함께 끊겼다. 테미의, 사랑하는 내 딸의 목소리. 사내는 어느새 내 관심 속에서 사라졌다.
밥을 이렇게 진지하게 다룬건 처음봤다ㅠㅠ광광우럭따
헉 시발 모바일로 보니 윈딩 사라진다 안돼에에에
영어로 쓰여있는게 윙딩이었구나ㅋㅋㅋ모바일로봐서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