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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딘과 폐허를 연결하는 문.

그곳은 오랫동안 굳게 닫혀있었으나, 지금 그 오랜 폐쇄를 이겨내고 처음으로 열렸다.

아니, 실은 꽤나 자주열렸지.


"헤. 여전히 포기라는 것을 모르네."


스노우딘의 앞에서 가볍게 뼈를 던졌다 받았다 하며 기다리고 있던 샌즈는 폐허에서 나온 인간을 바라보고 히죽 미소를 지었다.

인간. 이 모든 일의 원흉.

세이브/로드/리셋. 인간은 이 힘을 이용해 지하의 모두를 농락했다.

때로는 친구처럼 지내며 때로는 지하의 괴물들을 잔혹하게 학살하며.

샌즈 역시 남들보다 아는 것이 많기는 했지만 확신하지 못했고, 똑같이 농락당했다.


"이젠 포기할때를 알아야 할거야."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그는 이제 리셋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고, 다른 괴물들을 죽여 인간과 맞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인간이 죽어도 죽어도 도전한다면 그는 인간이 다시 도전하지 못할때까지 찢어죽이면 그만이었다.


"포기? 뭘 위해서?"


인간은 히죽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에 들린 장난감 칼은 플라스틱이었으나, 칼날에 잔뜩 묻은 먼지탓에 진짜 칼보다도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그토록 많은 죽음에도 인간은 그리 괴로워하지 않았다. 분명 지금 LOVE는 그리 높지 않을텐데.

아니, 단순한 LOVE로 따질 수는 없지. 리셋을 끝없이 반복해온 인간의 영혼은 이미 잔뜩 더럽혀져 있으니.


"표정이 왜 그래? 살인마씨? 아무리 생각해도 내 칼끝에 묻은 먼지보다는 지금 네게 묻은 먼지가 더 많아 보이는데?"


그녀의 말대로 샌즈의 옷에는 먼지가 묻지 않은 곳 보다는 먼지가 묻은 곳이 더욱 많았다.

처음에는 인간이 살해하지 못하게 방해한다는 것에서 시작된 살해였다.

그 다음은 좀 더 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해야할 것 같으니 괴물들을 죽였다.


"네가 원하는대로 내가 이대로 물러난다면? 더 이상 리셋을 멈추고 이 세상이 정상적으로 흘러가게 가만둔다면? 그러면 좀 나을것 같아? 이 세계를 보라고! 전부 죽였어! 내가 아닌 네가!"


인간은 입꼬리를 올려 잔혹하게 웃어보인다.

샌즈 역시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감정을 모두 숨길수는 없는 듯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래. 어쩌면 내 영혼을 가지고. 그게 아니라면 아스고어가 보관한 영혼을 찾아서 지상으로 나갈 수는 있겠지. 그렇다면 그 다음은? 지상에서 안락하게 살아갈거야? 그럴리 없지. 네 모습을 보라고. 인간들이 받아줄리 없어. 그렇다면 그들마저 모두 죽일거야? 그렇다면 그 다음은?"


샌즈는 대답하는 대신 가스터 블래스터를 불러낸다. 그리고 그 모습에 인간은 크게 웃어보였다.

인간의 웃음이 터진 동시에 가스터 블래스터는 입을 열어 광선을 내뿜는다. 인간은 가볍게 앞으로 몇 걸음 걸어가 광선의 사각지대로 걸어가 여유롭게 피해내었다.

이어서 바닥에는 뼈들이 솟아오르지만 이미 수십번은 넘게 싸워왔다. 인간은 땅이 들썩거리는 것만으로도 그곳에서 뼈가 나올것을 알고 빈틈을 찾아낸다.

샌즈의 감각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이 드넓은 땅 전체를 한번에 체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은 뛰어나다는 것조차 넘어섰다. 그녀는 한 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그곳으로 움직이면서 샌즈에게 접근하는것도 잊지 않는다.

어느새 인간은 샌즈의 앞에 왔다. 공격하는데 집중하던 샌즈는 인간이 어느새 자신의 앞에서서 칼을 휘두르자 몸을 직접틀어 회피하며 공간이동을 했다.


"결국 너도 똑같아. 이러지 말자고. 해골 친구. 네가 하고있는 짓은 모두를 끔찍하게 만드는 것 밖에 없어. 적어도 난 그들에게 즐거움도 같이 선물하지. 하지만 넌? 그저 그들을 죽일 뿐이야."


"네 즐거움이 진짜일까? 넌 그저 모두를 농락하고 있을 뿐이야."


"내가 주는 즐거움이 진짜인지는 모르지. 하지만 적어도 네가 주는 괴로움이 진짜라는것은 확실해."


샌즈는 인간의 말에 미세하게나마 남아있는 자신의 감정이 약간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으나, 그는 감정보다는 이성이 강했다.

수십번을 싸워왔으나, 인간이 이렇게 말을 길게 늘어놓은 적은 없었다. 모두와 평화롭게 지낼때였다면 모를까 싸우던 그녀는 과묵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은? 아무렇지 않은척해도 역시 지쳤다.

인간의 말은 그의 감정을 뒤흔들었음에도, 인간이 핀치에 몰린 상황이라고 생각하자 샌즈는 분노나 슬픔대신 기쁨을 느꼈다.


"헤. 그래 네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난 그런거엔 별 관심이 없어서 말이야."


샌즈는 족히 수백개는 되어보이는 뼈를 허공에 띄우고는 그것을 마치 비처럼 내리게해서 인간을 노렸고, 인간이 낙하하는 뼈에 관심을 돌린 사이 인간의 전후좌우에서는 가스터 블래스터가 입을 쩌억 벌리고 광선을 뿜었다.

하지만 그가 LOVE를 쌓고 강해진 만큼이나 인간도 경험을 쌓아 강해진다.

그의 공격은 그 자신이 공간이동을 이용해도 피해내지 못할 것이라 여겨진 공격이지만, 인간은 바닥을 구르고 위로 뛰어오르며 그가 있는줄도 모를 엄폐물을 이용해 그의 모든 공격을 피해내며 다시 그의 앞에 다가왔다.

인간은 공격을 잘피했으나, 그녀의 공격은 단순했다. 그는 가볍게 몸을 트는 것만으로도 공격을 피해냈고, 그 직후 공간이동을 이용해 멀찍히 떨어지며 가스터 블래스터로 인간을 노렸다.


"그런데 좀 생각을 해봤어. 정말로 관심이 없더라고. 다른 녀석들? 알게 뭐야. 난 파피 외에 다른 사람 같은 건 별로 관심 없다고. 그리고 파피는 지금 내 옆에 있고."


샌즈는 붉은색과 푸른색 안광이 뒤섞인 눈으로 자신의 옆에 떠있는 파피루스의 환영을 바라보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 모습에 광선을 피하고 옆으로 물러난 인간의 얼굴에는 동정심이 피어오른다.

아마 진짜로 동정심이 일어난 것은 아니리라. 그저 인간은 그런 얼굴을 하는 것이 샌즈를 더욱 효과적으로 도발하는 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 안타깝네."


그리고 인간의 예상대로 그녀의 도발은 효과적이었다. 그녀의 동정에 분노한 샌즈는 팔을 왼쪽, 위, 왼쪽, 아래, 오른쪽, 왼쪽으로 뻗어 인간을 왼쪽벽, 천장, 왼쪽벽, 바닥, 오른쪽벽, 왼쪽벽에 차례대로 처박는다.

분명 이전이었다면 정신이 없었을테지만 인간은 얼만큼 어디에 처박히든 별로 아프지도 않은 기색으로 금세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서 솟아오르는 뼈들을 피하고 뼈가 솟아오르지 않은 장소를 찾아 그곳에 착지한다.

착지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두 구의 가스터 블래스터였으나, 광선이 날아오는 속도보다 그녀가 위로 뛰어오른 속도가 더 빨라 가스터 블래스터의 광선은 애꿏은 벽만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너에겐 정말 잘어울려. 너만이 볼 수 있는 가짜 동생이라니. 네 거짓으로 쌓아올린 LOVE와 정말 잘어울리잖아?"


아마 계속해서 동정심을 유지하는 편이 샌즈를 더 효과적으로 도발할 수 있을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동정심은 그것이 가짜라 해도 별로 기분좋은 감정이 아니었다.

동정심이라면 이 몸의 원래 주인이 충분히 가지고 있었으니까.

역시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은 노골적인 도발이다.

당연하게도 샌즈는 그녀의 노골적인 도발에는 움찔도 하지 않고 다시 공격을 준비한다.

하지만 그가 공격하기 전에 인간은 어느새 그의 앞에 다가와 칼을 휘둘렀다.


"큭."


샌즈는 급히 몸을 틀어 피한 후 공간이동 했으나, 너무 급하게 한 나머지 능력을 절제하지 못해 힘을 낭비했다.


- 이봐 형. 다급해보이는데. 저 인간은 여유로워 보이고. -


"아니야 파피. 그럴리 없잖아?"


물론, 파피루스가 말했다고 생각되는 말은 그저 그의 환청. 사실 파피루스의 말은 자신의 생각이리라.

하지만 그는 그 생각을 인정하는 대신 십수 개의 가스터 블래스터를 만들어내 인간을 노린다.

무수한 뼈들을 만들어내 인간에게 날려보내고 바닥에 뼈가 솟아오르게 한다.

인간은 날아오는 광선을 닿을듯 말듯한 거리에 피하면서 날아드는 뼈들의 궤도를 파악하고 땅의 진동을 통해 솟아오를 뼈의 위치를 예측해 안전한 장소를 찾아 움직인다.

샌즈 스스로도 빈틈이 없다고 생각되는 공격이었지만 인간은 용캐도 빈틈을 찾아내 그 사이를 누비며 그의 공격을 피해낸다.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네가 무슨 짓을 해오든, 무슨 방법을 쓰든. 결국 내 '의지'가 더 강해."


공격을 모두 피해낸 인간은 두눈을 잠시 붉게 번뜩이며 앞으로 달려온다.

샌즈는 무작정 달려오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을 향해 뼈를 날려보내나, 인간은 위로 뛰어올라 그 공격을 피해낸다.

인간이 뛰어오르자 대기중이던 가스터 블래스터가 허공에 떠서 움직일 수 없을 인간을 노리지만 인간은 그것마저 예측한듯 허공에서 몸을 돌려 방향을 틀었다.

결국 가스터 블래스터의 광선은 빗나갔고, 인간은 낙하와 동시에 웃는 얼굴로 칼을 휘두른다.

반격하기엔 늦었다. 샌즈는 뒤로 물러나 그녀의 칼을 피하고 다시 공간이동을 해 거리를 벌린다.


"알잖아. 내겐 의지가 있어. 난 절대 지치지 않지. 하지만 넌? LOVE를 올렸지만 넌 여전히 나약해. 이짓이 얼마나 소용있을까? 나를 앞으로 얼마나 더 막아낼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한 인간의 눈은 다시 붉게 번뜩인다. 인간은 미친사람 마냥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넌 이게 언제쯤 무의미한 짓임을 알게 될까?"


인간은 다시 샌즈에게 달려들었으나, 샌즈는 팔을 휘둘러 인간을 천장에, 바닥에, 왼쪽 벽에 박아대고 뼈를 솟아오르게 한다.


"소용없어. 너는 매번 새로운 공격을 하지만, 결국 네가 가할 수 있는 공격의 종류에는 한정되어 있어."


샌즈가 만들어낸 뼈는 벽 전체에 솟아올랐다. 그 길이 역시 뛰어서 피할 수 있는 길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은 한 번 뛰어 오른 후, 그 난장판에도 아직 부러지지 않은 나무를 디딤판삼아 위로 한 번 더 뛰어올랐다.

샌즈는 뼈의 길이를 더욱 길게 늘리며 가스터 블래스터를 꺼내 인간을 노리나, 인간은 아까전 공격에 휘말려 부숴진 나무의 파편 중 하나를 집어 그것을 위로 던지며 뛰어 오른다.

뼈는 순식간에 인간이 뛰어오른 높이까지 솟아오르고 가스터 블래스터는 인간이 있는 방향을 노리지만 인간은 자신이 던진 파편을 발판 삼아 더 높이,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뛰어올라 광선과 뼈를 모두 피해낸다.

그리고 그 방향은 자신이 있는 방향이었다.

인간은 다시 칼을 휘둘렀고, 샌즈는 다시 그 공격을 피하며 공간이동을 했다.


- 형! 이게 어떻게 된거야! 형의 공격이 하나도 쓸모 없잖아! -


"아니. 잠깐일 뿐이야. 아직 턴이 시작된지는 얼마 안 됐어. 더 그럴듯한 공격은 아껴두고 있다고."


파피루스의 환영의 비난에 샌즈는 땀을 삐질 흘리며 애써 파피루스에게, 실은 자기 자신에게 변명하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인간은 조롱을 담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무래도 네 가짜 동생에게도 별로 좋은말을 듣고 있지는 못한가봐? 그리고 너도 알잖아. 네 동생의 말은 네 말이라는거."


"헤 글쎄. 난 네 의견에 별로 동의하지 않아. 내 파피루스는 진짜라고."


"그렇다면 먼지가 된 다른 파피루스가 가짜라는 거야? 이렇게 되면 내가 세상을 한 번 리셋을 할때마다 네 동생은 두번씩 죽는 셈이네. 그렇지?"


인간은 검지손가락을 뻗어 자신의 먼지묻은 칼을 스윽 훑으며 그것을 엄지손가락으로 튕긴다.

그러자 튕겨나간 먼지는 스노우딘의 거센 바람에 휩쓸려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졌다.


"불쌍한 파피루스. 나의 절친한 친구. 나를 믿었던 만큼이나 제 형도 믿었겠지. 하지만 믿었던 나에게도 죽고. 나보다 믿었던 형에게는 두번씩 죽고있어. 참 가련한 녀석이야. 아하하하하하!"


- 인간의 말에는 신경쓰지마. 난 여전히 형 옆에 있으니까. -


"알아 파피. 걱정하지마. 그저 인간의 헛소리일뿐이니까."


샌즈는 가스터 블래스터 이십 구를 꺼내 그것으로 동시에 인간을 노리며 바닥과 천장에서 뼈가 솟아오르게해 위아래로 인간을 짓누르려 했다.

가스터 블래스터는 차례대로 광선을 쏘아보내 인간을 노리면서 인간의 정신을 흩으려 시도했고, 인간의 주위일수록 더 신경써서 빈틈없이 뼈를 솟아오르게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빈틈은 생겨났다. 그리고 인간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그곳을 향해 뛰어올랐다.

다만, 이번에 다른 점이 있다면 샌즈 역시 아까전에 그 빈틈을 발견했다는 것.

의도적으로 만든 빈틈이라면 티가 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샌즈의 실수로 만들어진 빈틈이었고, 그렇기에 인간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의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스노우딘의 나무들. 그것은 여태껏 인간이 그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한 훌륭한 방어수단으로 사용해왔지만, 지금은 샌즈가 뼈를 숨기기 위한 은폐물이었다.

빈틈을 발견한 샌즈는 자신의 뼈를 그 뒤에 숨겨놨고, 인간이 그 빈틈을 향해 움직이는 순간 숨겨져왔던 뼈는 나무를 박살내고 인간을 향해 날아왔다.

인간 역시 그것을 발견했으나, 이미 가스터 블래스터가 그녀가 방향을 틀 수 있는 장소에 광선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바닥의 뼈는 그녀가 찾은 곳을 제외하면 전혀 빈틈이 없었다.

결국 날아온 뼈는 인간의 복부를 관통하여 그녀를 벽에 처박았다.


"하아…흣……."


벽에 처박힌 인간은 신음을 내뱉으며 손을 뻗어 배를 꿰뚫은 뼈다귀를 뽑아내기 위해 손을 들어올렸으나, 곧 그것이 무의미한 일을 알고 시도를 멈췄다.

그리고 그녀가 포기한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뼈다귀 두 개가 더 날아와 그녀의 어깨죽지에 박혀 그녀는 양손의 감각을 잃고 장난감 칼을 떨어트렸다.

이번에도 자신의 패배였다. 이제 샌즈는 자신의 머리에 뼈다귀를 박아넣거나 가스터 블래스터를 쏴서 그녀의 목숨을 완전히 끊어버릴 것이었고, 그녀는 다시 로드하여 샌즈에게 도전할 것이었다.

샌즈 역시 그렇게 생각하며 인간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 가스터 블래스터를 불러내었다. 하지만, 파피루스의 환영은 그의 앞을 막아서 그가 가스터 블래스터를 쏘는걸 멈추게했다.


"헤? 왜그래 파피?"


- 이봐 형. 뭔가 불공평하지 않아? -


"불공평?"


- 그래. 우리에게 죽음은 끔찍한 거야. 하지만 저 인간. 인간을 보라고. 죽음이 별로 대수롭지 않아 보이잖아? 아마 지금 죽여도 별 감흥도 없이 로드할걸. -


파피루스의 말을 들은 샌즈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래. 파피루스의 말이 맞아. 그동안 자신이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인간의 죽음과 우리들의 죽음의 무게가 다른데. 그동안 너무 쉽게 죽여왔어.


"고마워 파피루스. 네 덕에 좋은 생각이 났어."


"이봐. 뭘하려고?"


인간은 복부와 어깨의 통증탓에 인상을 찌푸리며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샌즈를 바라보았다.

샌즈는 붉은색과 푸른색이 뒤섞인 안광으로 인간을 바라보며 여전히 미소짓는 얼굴로 인간의 팔을 붙잡아 강제로 뜯어낸다.


"크흐으읏!"


그 고통에 인간은 이를 꽉 다물었으나, 비명은 어쩌지 못해 인간의 이 사이에서는 비명이 흘러나왔다.

팔을 뜯어낸 샌즈는 날카롭고 조그만 뼛조각 하나를 만들어내 뜯어낸 팔의 살점을 발라내어 인간의 눈앞에서 씹어삼켰다.

인간은 먹어도 괴물의 음식과 달리 먹는 즉시 흡수되지 않는다. 그가 씹어삼킨 살점은 그의 갈비뼈를 통과해 바닥에 후두둑 떨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샌즈는 그것을 아주 맛있다는듯 먹어대었고, 인간은 그런 그를 혐오감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 그래. 너도 먹어보는게 어때?"


하지만 그 혐오감도 잠시였다. 샌즈는 인간의 팔에서 떼어낸 살점을 인간에게 억지로 먹였고, 그 모습을 보던 인간은 그야 말로 미친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넌 미쳤어."


말을 꺼낸 인간은 입가에 있는 자신의 살점을 뱉는 대신 천천히 씹어 삼켰다.

그리고 자신의 살점을 목구멍에 넘긴 인간은 출혈탓에 죽어가는 것을 느끼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핫… 아하하하하하하! 그래. 맞아. 넌 미쳤어. 그리고 사실 나도. 재미있지 않아? 우리 중 누가 이기든. 남는사람은 미친사람 뿐이야. 그럼 어디 계속 해보자고… 우리 중 누가 더 미쳤는지 말이야……."


그 말을 끝으로 인간의 두눈은 감기고, 그녀의 몸은 축 늘어진다.

인간은 죽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겠지. 그리고 다시 싸울 것이다.

오직 한 사람. 둘 중 더 미친 사람만이 살아남을때까지.





원래는 유혈문학으로 쓰려고 했는데 LOVE가 다떨어져서 그냥 평범한 작품을 쓰기로 했다.

머샌이 미쳤다고 하지만 차라도 만만찮게 미쳤으니까 둘이 쌍으로 미친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써보고도 싶었고.